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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고 쌓아서 나만의 작업을 만드는 스텝!

Writer: 원투차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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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원투차차차는 권의현, 양은솔 두 디자이너가 함께 꾸려가는 스튜디오입니다. 공간의 특성을 파악하고 니즈에 맞는 해결점을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공간과 가구를 제시해요. 공간 한가운데 박힌 기둥, 벽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 등을 살리며 적당한 덩어리를 배치하면 곧 아름다운 비례와 균형 잡힌 결과물로 변신한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요. 특정 콘셉트에 매몰되지 않고 튼튼하게 잘 만들어서 오래오래 쓸 수 있는 실용성은 원투차차차의 미덕 중 하나입니다. 성실하게 일하며 사회의 일원으로 신뢰를 쌓고 있는 이 멋진 디자이너들을 아티클에서 만나보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권의현) 안녕하세요, 저는 디자인 스튜디오 원투차차차(OTC)를 운영하는 권의현입니다.

저희는 오랫동안 사용가능하고 실용성을 겸비한 가구와 집기를 디자인하고 만들고 있습니다. 가구를 중심으로 공간 작업도 함께 진행해요.

(양은솔) 안녕하세요. OTC의 양은솔입니다. OTC에서 가구 및 공간 디자인과 설계 등을 맡고 있어요.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권의현) 저는 대학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했어요. 깊이 있고 진중하게 작업하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아, 나는 저 친구만큼 작업을 열심히 잘하지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공을 살려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전시 설치 현장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현장을 경험하며 자연스레 개인 작업에 대한 욕심이 생겨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양은솔) 어릴 때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꾸미는 것을 좋아했어요. 자연스럽게 대학에서 공간 디자인을 공부하게 되었는데요. 학생이다 보니 제가 그려낸 공간이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고 상상으로 끝나는 점이 아쉬워서 가구 단위의 작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구는 그려낸 그대로, 저와 가장 가까이에서 만져보고, 앉아보고, 열어볼 수 있다는 매력을 지녀서 지금까지 즐기며 작업 중이에요.

커스텀멜로우-성수점

커스텀 멜로우 성수점, 2021 © Photo by 이윤호

OTC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권의현) 저희는 포천에서 트림(@trim_works)이라는 스튜디오와 함께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 같은 회사에 다니던 친구이자 동료였는데, 제가 창업을 준비할 때 마침 이들도 독립을 고민하고 있어서 서로 으쌰으쌰 함께 공간을 만들었어요. 전시 배선부터 책상이며 선반 하나까지 다 저희가 직접 만든 공간이다 보니 너무나 소중하고 따뜻한 집 같은 곳이랍니다. 저희끼리는 항상 포천의 ‘구글’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 현재는 트림이 이곳을 거점 삼아 작업을 이어가고 있어요. 이전보다 규모도 훨씬 커지고, 장비도 확충해서 전문적인 메이커 스튜디오로 자리 잡았습니다. 저희는 서울에 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해서 이전보다 좀 더 다양한 영역의 작업을 하고 있어요. 가구 제작은 항상 트림에서 진행해주기 때문에 여전히 포천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 중입니다. 포천이 무척 좋은 동네인데, 주변에 다른 작업자분들이 없어서 너무 아쉬워요.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권의현) 정말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많이 봅니다. 만화, 잡지, 사진집, 전시, 영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인상적인 부분을 모아두었다가 작업에 반영해요. 그런 면에서 인스타그램을 참 자주 하고 있어요.

(양은솔) 가구는 공간을 채우는 하나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가구와 관련한 영감도 결국 공간을 통해 얻게 되죠. 공간에서 가구가 어떤 역할을 가지고 그 위치에 자리 잡았는지, 각 가구가 어떤 상호작용을 통해 밸런스를 잡는지 등을 생각하며 공간을 바라보고 가구를 상상하는 편입니다.

‹Table Lamp›, 2022 (좌) © Photo by 타별사진관

‹Floor Lamp›, 2018 (우)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권의현) 저는 제작 과정에서 풀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며 가구나 공간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디테일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클라이언트의 니즈나 상황을 먼저 파악하고 자연스러운 공정에 따라 작업을 진행합니다. 물론 조형적인 고민도 많이 하는데요. 전체적인 비례나 안정감에 중점을 두는 편이라서 이런 지점도 공정에 속해요. 양은솔 디자이너가 좀 더 감각적이고 조형적인 방식으로 작업을 풀어가는 면모를 갖춰서 상호보완이 된답니다.

(양은솔) 클라이언트 일이 많기 때문에 공간의 특성을 먼저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요. 공간 한 가운데에 있는 기둥, 벽과 벽이 만나는 코너 같은 부분이요. 그런 요소를 최대한 살리며 가구 사이의 밸런스를 고민하고 덩어리로 공간을 채웁니다. 각 덩어리는 기획에 따라 ‘둔탁한, 날렵한, 무게감 있는, 가벼운, 동글동글한, 얇은’ 가구로 대체하고 쓰임을 고려해 비례를 다듬어 디자인해요.

YESEYESEE 플래그쉽스토어, 2022 © Photo by 이윤호

YESEYESEE 플래그쉽스토어, 2022 © Photo by 이윤호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주시겠어요?

(권의현) 스트릿 의류 브랜드 ‘예스아이씨yeseyesee’의 플래그십 스토어 공간 작업을 했어요. 예전부터 좋아하는 브랜드였기에 더욱더 즐겁게 할 수 있었는데요. 평소 많이 내보이지 못했던 제 안의 귀여움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Studio GdB(@studio.gdb)와의 협업으로 진행한 매장 외벽 작업 또한 너무나도 인상적이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했던 전시 «A New Settlement»도 인상적이었어요. 가구의 제품화에 대한 고민과 방향을 잡아보는 기회가 되었는데요. 기대 이상으로 주변에서 무척 좋은 피드백을 주셨어요. 그 기억으로 작년 한 해를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답니다.

(양은솔) 작년 OTC의 팀 전시 «A New Settlement»를 위해 제작한 ‹Table for 3 gatherings›와 ‹Mirror›가 앞서 소개한 창작 과정을 반영한 가구입니다. ‹Table for 3 gatherings›는 상상 속 기둥을 둘러싼 테이블, ‹Mirror›는 실제 코너 벽을 위해 제작한 거울이에요. 성수동에 있는 카페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를 위해서 브랜드와 공간의 성격을 담아 러프한 가구를 표현하며 날것의 재료를 조합해 독특한 조형의 원탁을 디자인하기도 했어요.

«A new settlement», 2022 © Photo by 이윤호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권의현) 항상 고민하는 부분인데요. 작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고자 노력 중입니다. 가구를 생산하고 공간 작업을 진행하면서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요. 하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든 줄여보려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인테리어 작업 시 가구 위주로 공간을 구성해 공사를 최소화한다거나, 설치와 분해가 가능한 집기를 통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이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등 이런저런 방법을 계속 시도하고 있습니다. 튼튼하게 잘 만들어서 오래오래 쓰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양은솔) 가구가 지닌 조형으로 새로운 사용이나 행동을 유도하는 점이 흥미로워요. 예를 들어, ‹Table for 3 gatherings›는 상판의 조형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경계를 만들어 세 부류의 모임이 나누어 앉을 수 있도록 했어요.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원탁은 테이블 다리에 자연스레 발을 올려보고 싶도록 유도했고요. 모든 의도가 매번 들어맞을 수는 없지만, 사용자가 가구를 통해 독창적으로 새로운 사용이나 행동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만족감을 느낍니다.

현대자동차 드라이빙센터, 2022 © Photo by 양은솔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권의현) 저는 일이 재미있어서 늘 일하는 편이에요. 중간에 틈이 생기면 혼자 전시도 보러 다니고, 영화도 보러 다니고, 새로 생긴 멋진 공간도 찾아가 보고요. 좋아하는 만화도 챙겨보면서, 그냥 별다른 것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권의현)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양은솔) 개성을 만들고 지키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스스로 나름의 개성이 있고 저다운 면이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초라해지곤 하더라고요. 그런 게 싫어서 저를 쌓고, 두텁게 만드는 데 관심이 가네요.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권의현) 제 MBTI는 ISFP에요. 삶을 굉장히 건조하게 바라보는 편이랍니다. 그렇게 현실적인 시각으로 작업을 하다 보니 조금 더 튼튼하고, 안정적인 비례감을 추구하며, 실용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양은솔) 나다운 것을 만들고 잃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이게 쉽게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직 만드는 시기이기 때문에 작업 또한 일관성보다 다양성을 지향하는 편입니다. 다양한 작업 중 특히 마음이 쓰이는 작업의 경우, 운 좋게도 다시 보완할 기회가 생길 때가 있고요. 스스로 기회를 만들려고도 해요. 그런 작업이 쌓이고 뭉치면 결국 ‘나다운 작업’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커스텀 멜로우 성수점, 2021 © Photo by 이윤호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양은솔) 누군가에게 고민을 이야기하는 편은 아닌지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기분을 전환하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본가에 내려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잡담을 나누며 회피와 회복을 반복하는 극복 비슷한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다행히 슬럼프는 오지 않았어요.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권의현) 목에 디스크가 생겼습니다 🙁

(양은솔) 집이요. 이제 곧 이사하는데요. 얼마 전까지 옮겨갈 집을 구하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던 중이었어요. 운 좋게도 작년 말에 공모한 집에 당첨돼서 2월에 이사를 가요. 당첨 연락이 오기 전까지 근 한 달간 서울에서 사는 게 너무 서러웠답니다. 2년마다 집을 구하고 이사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거든요. 이제 좀 한 곳에서 오래 지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HQ, 2022 © Photo by 최용준

자신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권의현) 수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돌아가는 사회에서 한 사람의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아름다운 작업을 한다 한들, 그것을 생산하는 과정, 타인에게 보이는 과정까지 많은 분의 노력과 수고가 없다면 오롯이 완성하지 못하겠죠. 본인도 항상 과정 속의 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성실하게 임하는 게 중요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권의현) 저는 현장 목수로 일하면서 개인 작업을 시작했어요. 낮에는 현장에서 일하고, 저녁이나 밤에 작업을 이어갔는데요. 고정적인 수입이 있었기 때문에 개인 작업 의뢰가 자주 들어오지 않아도 조바심 내지 않고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에 별다른 인맥도 없었고, 흐름도 잘 알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선천적인 감각이 뛰어난 것도 아니어서 SNS 등을 통해 이슈를 만들만한 능력도 없었어요. 그저 성실히 작업을 쌓으면서 기회가 올 때까지 지치지 않고 버티는 게 중요했죠. 이런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권의현) 성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스튜디오요.

Artist

원투차차차는 권의현, 양은솔 두 명이 꾸려가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고 실용성을 겸비한 각종 가구, 집기를 디자인하고 생산한다. 전체적인 비례감에서 오는 안정감을 중시하며, 제작 과정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디테일을 선호한다.

결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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