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이미지를 보더라도 누구에게나 마음에 남는 정지화면이 있죠. 송석우의 영감은 일상에서 만나 수시로 바뀌는 장면의 변화처럼 자연스럽고 켜켜이 쌓여 때를 기다립니다. 만들고 싶은 장면보다 필요한 장면에 집중하고 나면 어떤 상황과 관계가 필요한지 보이기 시작하죠. 사진에 등장할 장소와 인물을 섭외하고, 자세와 움직임 등을 조율하는 과정은 마치 무대 연출과도 같습니다. 정돈된 이미지를 동경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감각이 머무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고심합니다. 그래서 송석우의 사진은 골똘히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죠. 오래, 천천히 쌓아올린 송석우만의 문법을 BE(ATTITUDE) 웹 아티클에서 만나보세요.
‹Ethereal movement›, 2024, Archival Pigment Print, 107×80 cm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사진을 중심으로 작업하는 송석우입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멍하니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돌이켜보면 그 시간은 무언가를 오래 바라보는 습관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그렇게 보고 기억한 것을 손으로 옮겨보는 일에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겼고, 그런 계기로 미술을 시작했어요. 그 후 드로잉 스케치를 위한 자료를 모으기 위해 여러 장소를 다니며 콤팩트 카메라로 툭, 툭 기록했고, 그 과정에서 사진 자체에도 관심이 조금씩 커졌어요. 그렇게 관심이 이어지면서 사진을 전공하게 되었고, 대학에 들어간 뒤에는 사진이 단순히 장면을 남기는 매체가 아니라 무엇을 보고, 어떻게 관계를 맺는가를 드러내는 방식이라는 점을 점차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상업사진이 지닌 명료함과 시각적 완성도, 대상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방식에 자연스럽게 끌렸어요. 정돈된 화면과 잘 만들어진 이미지가 주는 힘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고요.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만으로는 제가 사진을 통해 붙들고 싶은 감각을 충분히 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지를 하나의 완성된 표면으로 생산하는 데 머무를수록 제가 실제로 보고 느낀 것들이 오히려 지워지는 듯한 거리감도 있었고요. 그래서 점차 잘 만들어진 이미지보다 제가 지나온 시간의 잔향이나 관계의 미세한 어긋남을 장면 안에 남기는 일에 더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지금의 작업도 결국 그 불편함과 질문을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시작되었고, 그것이 제가 창작자로 계속 작업하게 된 가장 큰 계기라고 생각해요.
«지금껏 이름이 없던 이들에게 이름을 부여하기 위해서», 2024, 인천아트플랫폼
‹Ethereal movement›, 2024, Archival Pigment Print, 107×80 cm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현재는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시각예술전문 레지던시인 금천예술공장에 작업실을 두고 있어요. 매년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국내 작가들이 입주하여 모이는 곳이라 서로 다른 작업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교류하거나 때로는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도 생겨요.
촬영을 위한 세트와 조명 장비, 인화물과 물질의 데이터, 오브제, 메모와 참고 자료가 함께 놓여 있어서 하나의 완성된 스튜디오라기보다 여러 장면이 계속 만들어지고 해체되는 공간에 가까워요. 촬영뿐 아니라 이미지를 고르고 설치 방식을 시험하는 일도 이곳에서 이뤄집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스튜디오 비짓과 인터뷰가 많아지면서 작업을 보여주고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도 의미가 커졌어요.
«우리의 여름에게», 경기도미술관, 2026
‹Passive plant›, 2024, Archival Pigment Print, 44×33 cm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사람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좋아하고,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여러 생각과 감각을 얻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영감이 한쪽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에요. 영화나 연극, 책, 음악처럼 다른 장르를 보거나 듣는 과정에서 장면의 리듬이나 말의 간격, 몸의 움직임 같은 것들이 남고, 운전하며 스쳐 지나간 장소나 수시로 바뀌는 장면의 변화도 작업의 모티브가 되곤 해요. 그렇게 서로 다른 감각이 한동안 안에 쌓였다가 어느 순간 사진 안에서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편이에요.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저는 먼저 어떤 장면을 만들 것인지보다 왜 그 장면이 필요한지부터 생각하는 편이에요. 작업에서 다루고 싶은 질문이나 감각이 정리되면, 그것을 어떤 상황과 관계 안에서 보여줄 수 있을지, 장면의 조건을 하나씩 구체화해요. 그렇게 장면의 방향이 잡히면 인물과 장소를 섭외하고, 촬영 전 대화를 통해 자세와 움직임, 퍼포먼스 정도를 함께 조율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실제 촬영에 들어가면 주로 4Ⅹ5 필름을 사용하는 대형 카메라(즉시 결과물이 확인 가능한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아날로그 매체로 상하좌우 역상으로 보이는 특성)를 사용합니다. 한 장을 찍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그 느리고 신중한 호흡 속에서 인물과 공간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중요하게 봐요.
촬영 후에는 현상과 스캔, 인화 과정을 거치고, 마지막에는 사진이 벽에 걸리는 이미지로 끝나지 않고, 실제 공간 안에서 어떤 거리와 흐름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요. 그래서 제 작업 과정은 촬영 자체보다 장면을 준비하고 조율하는 시간부터 사진이 전시장 안에서 다시 관계를 만드는 순간까지 느린 호흡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연속된 과정에 가깝습니다.
«Graubereich», 2025, Basis e.V. Frankfurt am Main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최근 작업의 주된 관심은 국립현대미술관(MMCA) 국제교환입주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Basis e.V. Frankfurt am Main 레지던시에서 제작한 작업을 거치며 좀 더 선명해졌어요. 프랑크푸르트에 머무는 동안 낯선 도시와 사회적 환경 안에서 개인이 어떤 태도로 머무는지, 보이지 않는 규칙과 거리 속에서 몸이 어떻게 자신의 위치를 조정하는지를 살펴봤고, 그 결과를 현지 개인전 «Graubereich»에서 선보였어요. 레지던시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직후에는 개인전 «바깥의 리허설»을 열어 독일에서 시작된 관심을 한국에서 이뤄진 작업과 연결해 조금 더 확장해 보았습니다.
«바깥의 리허설», 2025, K-Arts Space(구 갤러리175)
«바깥의 리허설», 2025, K-Arts Space(구 갤러리175)
«바깥의 리허설»에서는 이런 관심이 연출과 신체의 문제로 조금 더 구체화되었어요. 퍼포먼스와 몸짓언어를 매개로 인물과 사물, 공간 사이의 긴장과 조율을 구성하고, 사진을 하나의 결과보다 장면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안의 관계를 함께 드러내는 방식으로 바라봤어요. ‹Dialogue at the tip of the tongue›은 두 인물 사이에서 말이 되기 직전의 감각과 미묘한 거리를 다룬 작업이고, ‹Breath permeating›은 호흡을 빛의 장치로 가시화하며 몸과 주변 환경의 경계를 살핀 작업이에요. ‹Whispers in fragments›에서는 인물이 자신의 등 뒤에 조각난 물성을 감춘 채 서 있는 장면을 통해 드러나는 몸과 감춰진 흔적 사이의 긴장, 한 사람이 자신의 위치를 조율하는 상태를 바라봤어요.
이 관심은 이어서 이미지가 만들어지기 전의 지시와 움직임, 촬영 이후 공간 안에서 작품이 다시 관계를 맺는 방식까지 확장되고 있어요. 희곡의 스테이지 디렉션과 리허설의 방식을 끌어오면서 사진이 성립하기 전후의 시간과 과정을 하나의 작업 언어로 가져오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내년 금호미술관 개인전에서 좀 더 구체적인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에요.
‹Dialogue at the tip of the tongue›, 2025, Archival Pigment Print, 126×90 cm
‹Breath permeating›, 2025, Archival Pigment Print, 90×90 cm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최근에는 하나의 이미지를 단단히 완성하는 일만큼 연출된 장면 안에서 무엇이 끝내 설명되지 않은 채 남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작가의 개입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개입으로 장면의 의미를 하나로 고정하기보다 퍼포먼스 과정에서 드러나는 몸짓과 시선, 머뭇거림 같은 비언어적 신호가 각자의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싶어요. 결국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장면을 완전히 통제하는 일이 아니라 연출과 우연 사이에서 몸과 관계가 잠깐 다른 의미를 얻는 순간입니다.
최근 작업에서 만족스러웠던 점과 불만족스러웠던 점이 궁금합니다.
최근 작업에서 만족스러웠던 점은 사진 안에서 제가 오래 가졌던 관심사가 조금씩 한방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는 점이에요. 몸짓과 시선, 연출과 개입, 인물과 공간 사이의 거리 같은 요소가 따로 작동하기보다 하나의 장면 안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이 전보다 더 분명해졌어요. 촬영 이후에도 이미지가 출력과 설치를 거치며 다른 감각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조금씩 확인하고 있고요. 무엇보다 제가 의도한 것과 인물의 몸이 먼저 만들어 내는 반응 사이에 예상하지 못한 틈이 생길 때 사진이 스스로 다른 의미를 만들어내는 순간이 흥미로웠어요.
반대로 아쉬운 점은 연출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이미지가 너무 잘 정리되어 보일 때가 있다는 거예요. 사진이 지나치게 완결되면 그 안에서 감각이 머물 틈이 줄어든다고 느껴요. 그래서 요즘은 장면을 얼마나 잘 만드는지보다 어디까지 개입하고, 어디에서 멈출 것인지에 더 민감해지고 있습니다.
‹The Passage of breath›, 2025, Archival Pigment Print, 154×110 cm
‹Variations in Anonymity #01~#04›, 2025, Archival Pigment Print, 40×30 cm(each)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하루를 비교적 정돈해서 보내는 편이라 일과의 흐름을 어느 정도 정해두고 움직여요. 아침에 비교적 여유가 있을 때는 집 지하의 피트니스센터에서 러닝하거나 가볍게 몸을 풀고, 영양제를 챙기며, 물도 의식적으로 많이 마시려고 해요. 올해부터는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는 습관도 생겨서 하루 일정이나 해야 할 일, 그날 떠오른 생각을 짧게 적어두는 편이에요.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 뒤에는 거의 매일 작업실로 향하고, 강의가 있는 날에는 학교 일정에 맞춰 움직여요.
대부분 운전으로 이동하는데, 운전하는 시간을 꽤 좋아해요. 혼자 있는 시간이기도 해서 그날 있었던 일을 정리하거나 다음 일정을 생각하기도 하고, 목적지로 가는 길에 우연히 눈에 들어온 장소를 기억해 두기도 해요. 그래서 이동하는 시간도 제 일상에서는 생각을 정돈하고, 잠시 호흡을 고르는 시간에 가까운 편이에요.
작업실에는 식물을 두고 공간의 분위기를 조금 환기하는 편인데, 물을 주거나 햇빛을 보게 하려고 작업실 1층 마당의 야외 수전으로 내려가는 일도 어느새 작은 루틴이 되었어요. 인센스를 피우고 드립 커피를 내려 마시는 시간도 좋아해요. 원두를 고르고 커피를 내리는 짧은 과정이 하루의 속도를 조금 늦춰주는 것 같아요.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편이지만, 그 안에 이런 작은 쉼을 일부러 남겨두려고 합니다.
요즘 작가님이 관심을 가장 많이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요즘은 희곡과 사진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다룬다는 점에 관심이 가요. 이전부터 촬영 전의 지시와 움직임, 장면을 맞춰가는 과정, 촬영 이후에도 남아 있는 감각을 계속 생각해 왔는데, 그 관심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희곡의 구조를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희곡에는 인물의 움직임과 상황을 이끄는 지시 문장이 있고, 사진에는 이미 지나간 순간이 남아 있잖아요. 저는 그 사이를 오가며, 지시와 실행, 기록과 잔존이 한 작업 안에서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특히 시선이 머물고 있어요.
‹Wandering Wondering #39›, 2023, Archival Pigment Print, 110×138 cm
‹Wandering Wondering #39›, 2023, Archival Pigment Print, 110×138 cm
‹Wandering Wondering #42›, 2023, Archival Pigment Print, 64×80 cm
‹Wandering Wondering #49›, 2023, Archival Pigment Print, 80×100 cm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가님의 작업에서 어떻게 묻어나나요?
저는 무언가를 빠르게 판단하기보다 조금 더 오래 보고, 천천히 결론을 내리는 편이에요. 그런 태도가 작업에도 자연스럽게 묻어나서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보다 사람과 상황 사이에 남는 미묘한 차이와 여지를 오래 붙들어두려 해요. 결국 삶에서도, 작업에서도 서둘러 규정하지 않는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저는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은 편이라 슬럼프가 와도 거창하게 풀려고 하지는 않아요. 차에는 늘 캠핑 의자를 두고 다녀서 공원이나 강가에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수도권 곳곳에 저장해 둔 맛집을 찾아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기분과 상태를 환기하기도 해요. 그렇게 잠깐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나면, 생각이 의외로 쉽게 풀릴 때가 있어요.
«이름 없는 소우주», 2023, 천안시립미술관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최근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시간이 부족하다기보다 하루 안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오가며 집중의 방향이 자주 바뀐다는 점인 것 같아요. 행정적인 일을 처리하거나 외부 일정과 많은 준비를 소화한 뒤 다시 작업으로 돌아오면, 생각의 결을 다시 맞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시간을 더 확보하는 것보다 흩어진 집중력을 천천히 작업 쪽으로 되돌리는 일이 더 중요하게 느껴져요.
‹Wandering Wondering #06›, 2020, Archival Pigment Print, 144×180 cm
‹Wandering Wondering #14›, 2020, Archival Pigment Print, 144×180 cm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저는 창작자가 무언가를 빠르게 정의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징후 앞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이미 답이 정해진 장면을 만드는 것보다 아직 이름 붙지 않은 감각이나 서로 어긋난 관계를 오래 바라보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겨요.
그래서 작업할 때도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하거나 닫아두려 하기보다 관람자가 자신의 기억과 감각을 가져와 머물 수 있는 틈을 남기고 싶어요. 저에게 창작은 세상을 크게 바꾸는 선언이라기보다 익숙한 것의 위치를 아주 조금 옮겨놓고,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는 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시겠어요?
저는 좋아하는 일을 오래 지속하려면 ‘잘하는 법’보다 계속 돌아올 수 있는 방식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창작자가 결국 영감보다 반복과 습관을 이야기하듯, 저도 작업이 잘 풀리는 날만 기다리지 않고, 일단 작업실에 가서, 보고, 적으며, 조금이라도 손을 움직이려고 해요.
그리고 너무 멀리 있는 결과를 자주 확인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전시나 성취만 바라보다 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쉽게 초라해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 대신 오늘 한 장을 고르고, 한 문장을 적고, 하나의 장면을 조금 더 생각하는 식으로 작은 단위를 쌓아가려고 해요. 오래 하는 사람에게는 결국 속도보다 다시 돌아오는 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Wandering Wondering #01›, 2020, Archival Pigment Print, 144×180 cm
‹Portrait of an Unsettled Time›, 2017, Archival Pigment Print, 100×150 cm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저는 자기만의 문법을 끝내 만들어 낸 창작자로 남고 싶어요. 이름을 가리고 보더라도 ‘이 사람의 것이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고유한 리듬과 태도가 있는 사람이요. 시대의 흐름에 쉽게 휩쓸리기보다 시간이 지나도 자기 언어를 잃지 않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면 꽤 근사한 방식으로 살아낸 셈일 것 같아요.
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미래는 거창한 성공의 모습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시차를 인정하면서도 너무 쉽게 등을 돌리지 않는 삶에 가까워요. 각자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 살아가더라도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려 하고, 가능한 한 오래 사랑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작업 역시 그런 태도와 함께 늙어가면 좋겠고요. 결국 미래에 바라는 건 잘 살아남는 것보다 서로를 덜 다치게 하면서도 각자의 빛을 잃지 않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Artist
Seokwoo Song 송석우(@seokwoo_93)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로, 사진적 장치와 작가적 개입을 통해 장면을 연출한다. 몸짓언어와 퍼포먼스를 매개로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조율의 순간을 이미지로 번역하며, 서로 다른 대상들을 하나의 상황 안에 배치함으로써 감각과 의미가 교차하는 내러티브 구조를 구축해 오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전문사 과정을 졸업하였으며, 주요 개인전으로는 «바깥의 리허설», «Graubereich», «유영하는 몸짓들» 등이 있으며 대구사진비엔날레, 싱가포르국제사진비엔날레, 크라스노야르스크비엔날레 등을 비롯해 노보시비르스크 현대미술관, 포토그래픽 센터 노스웨스트, 경기도미술관, 천안시립미술관, 아트스페이스3 등에서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주요 수상으로는 제24회 금호영아티스트 선정(금호미술관, 한국, 2026), 제2회 반샨사진상 디스커버리 수상(ばんざん・フォトアワード, 일본, 2022), 제18회 사진비평상 최종 수상(사진비평상 운영위원회, 한국, 2021) 등이 있으며, 슈투트가르트 바덴 뷔르템베르크 아트센터, 포토그래픽센터 노스웨스트,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천안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금천예술공장 입주작가(2026-2027)로 활동 중이며,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25-2026), Basis e.V. Frankfurt am Main(2025), 인천아트플랫폼(2024)의 입주작가로 선정되었다.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미술창작학부에서 사진과 시각예술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