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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꿈을 통해 꿈을 꿀 수 있다면

Writer: 요이한

Visual Portfolio

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요이한은 꿈속에서 만날법한 풍경을 그립니다.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 현실보다 더 편안한 비현실적 장면을 그림으로 담아내죠. 꿈결 같은 풍경을 그리며 위로받는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 또한 공감과 위로의 감정을 느끼며 새롭게 꿈꿀 용기를 가지길 기원합니다. 그림이 지닌 치유의 힘을 믿는 요이한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An Empty Room›, 2022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인가요?

안녕하세요, 일러스트레이터 요이한입니다. 가상의 이상적인 공간을 모티브 삼아 풍경을 그리고 있어요. 아름다운 풍경에 잠긴 채 꿈꾸는 걸 좋아하거든요. 보는 분도 제가 그린 그림 속 공간에 함께 들어오시면 좋겠어요.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학부 때 영화 ‹수면의 과학(The Science Of Sleep)›을 보고 무의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관련 영화나 책을 찾아보면서 꿈을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무의식 이면의 진실을 마주하게 됐고, 진실을 끄집어내는 과정에서 위로와 치유를 받았어요. 그림이 지닌 굉장한 힘을 직접 겪어보니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Duckdive›, 2022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주로 주방 한편에 둔 테이블에서 그래픽 작업을 합니다. 스케치는 베란다가 보이는 다이닝 룸에서 하는데요. 베란다에는 작은 정원이 있고, 그 너머로 산과 나무를 볼 수 있거든요. 초록초록한 풍경을 보며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좋은 공간이랍니다.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얻어요. 자연을 매개로 느낀 감상이나 떠오르는 이미지를 엮어 그림으로 그리는 편입니다.

‹Sunset Glow›, 2019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그림의 주제를 어떻게 완성도 있게 표현해야 사람에게 더 잘 와닿을 수 있는지 고민해요. 그래서 스케치를 하기 전에 키워드를 뽑아 노트에 정리해 두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비유 등의 다양한 연출을 시도하는 편이고요. 무엇보다 그림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는 게 첫 번째입니다.

fycompa, 2021

Christmas Eve NAVER Logo, 2020

작가님의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어쩌다 보니 최근 심리를 다룬 책의 표지 작업을 많이 했어요.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는 너무 오래 따뜻하지 않았다』, 『제2한강』 등이 대표적인데요.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를 읽으며 뇌리에 깊게 남은 문장을 공유하고 싶어요. “자기 마음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상담자를 만난 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완전히 새롭게 바라볼 수 있으며, 이를 원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이야기 속 내담자와 공감하며 기꺼이 한배를 타려는 선생님이 있다면,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지금은 많이 회복했지만, 한동안 정말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 시기가 지나고 나니, 힘든 사람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되더군요. 제가 그림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더욱 깊게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었죠. 이제 마음이 아픈 사람이 내면에 가둔 기쁨을 찾는 걸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Night Mute S#1›, 2015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작년 말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뜨개질을 배우러 다녀요. 아무래도 혼자 작업하다 보니 정기적으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뜨개질하는 시간에서 큰 에너지를 받는 요즘입니다. 나머지 시간엔 틈틈이 필라테스도 가고, 자전거를 타기도 해요. 친가에 놀러 갈 때면 아빠와 배드민턴을 치면서 시간을 보내곤 하죠.

SSE sticker, 2019

‹An Empty Pool›, 2022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기쁨의 순간을 챙기려 해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 평소 하지 않던 농담 건네보기’ 등의 작은 미션을 해보고 있어요. 뜨개질로 만든 가방이나 옷을 선물하기도 하고요. 평범한 일상에서 마주치는 기쁨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가님의 작업에서 어떻게 묻어나나요?

그림을 그리는 일은 제가 삶에서 찾은 작은 기쁨 중 하나예요. 제가 꿈꾸는 장면을 그리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 차 있는 그곳은 제게 가장 편안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Outback Steakhouse, 2022

Outback Steakhouse, 2022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슬럼프는 많이 겪어 본 것 같아요. 에너지를 모두 끌어 써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때가 있었죠. 사람들의 반응을 신경 쓰느라 작업에 집중하지 못했던 때도 있었어요. 다른 사람의 작업과 비교하다 보니 제 그림이 싫어질 때도 있었고,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일이 힘들 때도 많았죠. 그럴 때면 제가 지금 품고 있는 마음의 문제를 살펴보고, 관련 책을 찾아 읽어봤어요. 좋은 구절은 일기장에 적어두고, 들고 다니면서 주문처럼 외우고 다녔죠. 저에게 쓰는 편지를 적는 것도 큰 도움이 되어요!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자신에게 집중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있어야 ‘너’가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오랫동안 ‘너’에 집중하며 살았는데. 그런 상황을 지속하다 보니 결국 저 자신이 희미해지며 유령 같은 삶을 살게 되더라고요. 모자라지만 저를 인정하고 품어주며 제 말과 감정에 집중하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이 뭔지 알 수 있게 되더라고요.

‹Horizon Palms›, 2019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시겠어요?

프리랜서로 지내다 보면 일이 없는 시기가 있는데요. 초반에는 그 시기를 굉장히 초조하게 보냈어요. 당장 생활을 이어가기가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그런 시기를 잘 활용하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는 걸 깨달았죠. 저는 언젠가부터 일이 없을 때는 개인 작업에 몰두해요. 클라이언트 잡만 하다 보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헷갈릴 때가 오는데, 그림을 연구하면서 제가 나아갈 방향을 다잡게 되었어요,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용기를 주는 사람이요. 제가 그린 그림을 통해 스스로 위로받고 용기를 얻는 것처럼, 제 그림을 보시는 분들도 조금이나마 위로를 얻고 공감하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Low Tide›, 2020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그림으로 삶을 꾸려나갈 수 있고, 작은 기쁨을 놓치지 않는, 실없는 농담으로 가득 찬 평범한 미래가 되기를 바랍니다.

Artist

요이한Yoy Han(@yoy_han)은 가상의 이상적인 공간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며 다양한 분야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서울 기반의 창작자다. 현대백화점, 네이버, 롯데호텔, 아웃백, TvN, 한율, 빈폴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했고, 싱어송라이터 프롬과 그림책 『Midnight Driver』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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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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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손
황형신, Hwang Hyung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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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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