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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동안 코펜하겐 디자인 축제에 흠뻑 취하기: 3daysofdesign

Writer: 차상민

, Photographer: 차상민

“어디서 오셨어요?” 코펜하겐에 살면서 이런 질문을 이다지도 자주 들은 게 얼마 만인지 모른다. 지난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코펜하겐에서 열린 디자인 행사 ‘3 Days of Design’ 덕분이다. 가구, 조명, 디자인 오브제 등 덴마크가 강점을 가진 디자인 분야에 초점을 맞추지만 어디 무 자르듯 디자인의 경계를 나누기가 그리 쉽던가. 그래픽 디자인부터 조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하는 터라 아트북을 파는 한 서점은 행사 기간에 맞춰 가게를 오픈할 정도였다.

작기 때문에 어디든 걸어갈 수 있는 코펜하겐의 도시적 특성은 이벤트를 흥미롭게 만드는 비결이다. 코너마다, 길목마다 조밀하게 자리 잡은 숍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열며 모두를 반긴다.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아티스트를 소개하며, 워크숍을 연다. 작업에 얽힌 프로세스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컬래버레이션의 결과물도 공개한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가벼운 칵테일파티가 함께 열린다. ‘3 Days of Design’은 디자이너만의 축제가 아니다. 디자인이 일상인 이곳에서는 모든 시민이 해가 늦게 지는 저녁까지 행사를 즐긴다. 원하는 브랜드의 숍에 들어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먹고, 마시고, 섞인다. 그리고 물어본다. “어디서 오셨어요?” 낯선 이를 환대하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준비가 완벽하다.

곳곳에 걸린 주황색 풍선과 팻말을 볼 때마다 “저기는 또 어떤 이벤트를 하는 걸까?” 기대심으로 부풀던 3일. 무경계로 섞이며 서로의 안부와 소식, 새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열린 태도는 덴마크 디자인이 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지 잘 알려준다. 디자인 신에 활력을 집어넣고, 영감을 나누며 서로서로 성장하는 코펜하겐의 3일은 이렇게 또 내년을 기약하며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