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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메타버스의 숨겨진 법칙을 찾아서

Writer: 티슈 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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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요즘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는 메타버스입니다. 티슈 오피스는 우리가 만들어 갈 새로운 가능성을 화성에 빗대어 문화예술 메타버스 플랫폼인 ‘히든 오더Hidden Order’를 만들었어요. 화성 곳곳을 탐사하며 기존과는 다른 감각으로 전시, 공연 등의 이벤트를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답니다. 히든 오더에 관한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만나보세요!

‘히든 오더’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히든 오더Hidden Order’는 인류에게 가장 멀고도 가까운 행성인 ‘화성 곳곳을 탐사하는 문화예술 메타버스입니다. 히든 오더에서는 기존과 다른 감각으로 전시, 공연 등의 이벤트를 탐사하고 이에 참여합니다. 지난 5월 디자인 전문지 «월간 디자인»의 버추얼 모뉴먼트를 개관하는 전시를 시작으로, 서울시립미술관(SeMA)과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 등 여러 기관 및 기업 그리고 아티스트의 크고 작은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작업에 대한 계기와 콘셉트가 궁금합니다.

티슈 오피스는 결성 초기부터 ‘지구:화성=기존의 질서:숨겨진 질서’라는 비례식을 생각해왔습니다. 지구는 우리가 지금 발 딛고 있는 현실적 조건을, 화성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갈 새로운 가능성을 빗대는 말입니다. 티슈 오피스는 지구, 그러니까 현실적 조건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결성했습니다. 저희는 자연스레 입체적인 자체 콘텐츠를 만들자는 계획을 논의하였고,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형식으로 이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2019년 결성 당시 티슈 오피스를 소개하고자 처음 만든 화성 배경의 게임 미션! 오피스Mission! Office가 현재 히든 오더의 전신 격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게임은 사용자가 직접 경험하며 메시지를 능동적으로 체화한다는 점에서 티슈 오피스에 매력적이고 또 적합한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에서 재미있는 점, 주목해야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티슈 오피스는 고정되어 있거나 불변하는 것보다 계속해서 움직이고 변화하는 힘에 주목합니다. 히든 오더의 화성, 그리고 이곳에 접속한 ‘랜더Lander’ 또한 계속 변화합니다. 참고로 랜더는 탐사자라는 뜻으로 유저를 일컫는 말이랍니다. 히든 오더는 ‘페이즈1: 랜딩Phase 1: Landing’이라는 부제와 함께 출시되었고, 당시 저희는 화성의 황무지에 «월간 디자인»의 건물 하나만을 배치해 화성에 착륙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후 ‘페이즈2: 파인딩Phase 2: Finding’에서는 화성에 물이 생겼다는 설정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해 물가 곳곳의 이벤트를 찾아다니는 경험을, ‘페이즈3:플랜팅Phase 3: Planting’에서는 푸른 녹지를 조성하는 등 더 풍부한 경험을 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는 히든 오더의 랜더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현재 음성 채팅, 친구 시스템 등의 추가 기능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히든 오더는 모두가 각자의 질서를 찾을 수 있는 화성으로 계속 발전할 예정입니다.

작업하면서 겪었던 특별한 경험이 있다면? 혹은 사람들의 작업에 대한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 초기에는 지금보다 콘텐츠나 기능이 제한적이었는데, 그런데도 처음 접속한 사람들끼리 ‘점프’ 기능만을 이용해 몸으로 탑을 쌓아 혼자서 갈 수 없는 건물의 꼭대기를 함께 올라가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사소한 현상일지도 모르지만, 개발자조차 생각지 못했던 ‘숨겨진 질서’를 발견하는 모습 같아서 흥미로웠습니다. 지난 7월 문화운동단체인 ‘문화연대’가 히든 오더에서 개최했던 집회 «내 눈썹이 불법이라니!»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는데요. 코로나19로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집회가 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디지털 공간에서 진행한 타투 합법화를 위한 집회였습니다. 같은 공간에 정의당 류호정 국회의원과 유명 타투이스트인 김도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타투유니온지회장, 그리고 3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함께 모여 발언을 경청하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보니 조금 벅차오르기까지 했습니다. 또 가끔 모르는 분에게 “어떠한 이유로 외출이 어려웠는데, 전시를 볼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는 DM을 받을 때도 있는데요. 이런 모든 일화는 우리가 만드는 히든 오더라는 디지털 공간이 단순히 현실의 대안적 공간이 아니라 분명한 성격을 가진 가능성의 공간임을 보여주는 것같아 기쁘고 감사합니다.

Hidden Order: Art & Culture Metaverse | SeMA

«비애티튜드»는 창작자의 시선과 태도, 처해 있는 상황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추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티슈 오피스가 창작자로서 기본적으로 지니는 태도나 관점이 궁금합니다.

저희는 모든 작업을 시작할 때 먼저 문제를 정의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다시 정의합니다. 정확하게 문제를 포착하고, 포착한 문제를 뻔하지 않게 재정의하며 토론하는 과정을 ‘기획’이라고 부른다면, 이 기획 단계는 전체 작업 과정 중에서도 적지 않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부분이지만 타협하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더불어 모든 과정을 관통해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 중 하나는 인문학적 사유로부터 나오는 하나의 ‘킥kick’을 넣는 작업입니다. 작업물을 마주하는 사람에게 의미를 곧바로 전하지는 않으면서, 한 번 더 생각하게끔 하는 킥을 넣어서 저희의 메시지를 시각화하고 의미 있는 결과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창작자로서 가장 기쁨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역시 각양각색의 다양한 사람들이 저희가 만든 공간에 들어와 몰입하는 순간을 바라볼 때가 아닐까 싶네요. 이런 걸 ‘매직 서클’에 빠진다고 하는데요. 게임의 룰이 유효해지는 어떤 시공간 그 자체를 가리킵니다. 참여하는 사람이 게임의 고유한 규칙을 이해하고 이에 몸을 맡겨 놓을 때를 몰입이라고 부를 수 있을 텐데요. 꼭 그 매개체가 게임이 아니라 다른 어떤 창작물이라도 몰입하는 경험은 비슷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티슈 오피스가 전하려 하는 메시지를 사람들이 직접 각자만의 방식으로 경험하며 내재화하는 순간에 저희는 큰 기쁨을 느끼고, 이는 다음 작업의 참조점이자 원동력이 되기도 한답니다.

한국에서 창작자로 홀로 살아남기란 참으로 힘든데요. 혹시 어려움을 겪어보셨는지요.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티슈 오피스에서 ‘티슈’는 세포의 ‘조직’을 뜻합니다. 저희는 단일한 사람이나 단일한 분야로만은 해낼 수 없는 한계점을 느꼈고 이에 마치 세포처럼 끈끈하지만 유연하게 이합집산하는 조직의 필요성과 힘을 믿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두 다른 분야에 종사하던 네 명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두 명이 늘어서 현재 여섯 명의 구성원이 상주하며 함께 일하고 있는데요. 티슈 오피스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People’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섯 명의 상주 인원뿐 아니라 여러 성격의 파트너 또한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간 긴밀히 협업한 모든 분이 우리 조직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는 의미를 강조합니다. 티슈 오피스는 다양한 주체들이 교차하며 생기는 효과가 더 나은 창작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오래도록 지속하려는 창작자에게 필요한 ‘버티는 힘’, ‘버티는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저희는 버티지 않고, 대신 성장합니다. 당연히 성장은 단일하거나, 불변하거나, 안전한 것과는 거리가 있겠죠. 하지만 분야를 넘나들며 여러 주체와 함께한다면 훨씬 수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지치지 않고 영위하는 노하우라고 한다면, 버티기 이상으로 의미 있는 성장을 자신만의 템포로 찾아가는 걸 꼽고 싶습니다.

Artist

티슈 오피스는 건축, 디자인, 공학 등 각기 다른 분야에 머물던 여섯 명(구기태, 이상익, 이승아, 이창훈, 조용, 최하준)으로 구성된 다학제적 그룹이다. 티슈 오피스는 선명한, 완결된, 안전한 것과는 거리를 두고 현상을 바라본다. 주요 매체로 게임을 다루고 있으며, 최근에는 문화예술 메타버스인 히든 오더를 런칭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중이다. 티슈 오피스는 종종 ‘조직 사무소’로 번역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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