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카와이Being 可愛い의 로고 ⓒ 빙카와이Being 可愛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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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치 앨범과 7인치 싱글, 나란히 놓인 두 신보를 함께 들어봅시다
쇼핑센터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이 이렇게까지 귀를 사로잡은 적이 있었던가요? 음악동아리 빙카와이Being 可愛い의 앨범 «THE 可愛い MALL»은 애당초 주목받으려 애쓰지 않았던 장르가 오히려 가장 매력적인 감상의 대상으로 탈바꿈하는 역설을 들려줍니다. 찰리 xcx의 싱글 ‹Rock Music› 역시 비슷한 역설 위에 서 있습니다. 누구보다 하이퍼팝과 댄스플로어의 문법을 이끌어 온 찰리는 돌연 록 음악을 전면에 내세우며 또 한번 예측을 비켜 가죠. 비애티튜드 매거진 편집부에서 고심 끝에 고른 2026년 5월의 두 신보를 (BE)ATTITUDE 비애티튜드 웹 아티클에서 들어보세요.
빙카와이Being 可愛い, «THE 可愛い MALL» 앨범 커버
찰리 xcx, ‹Rock Music› 싱글 커버
빙카와이Being 可愛い, «THE 可愛い MALL»
한때 철저히 배경에 머물려 했던 음악이 이제는 가장 매력적인 전경(前景)이 된다. 음악 동아리 빙카와이Being 可愛い의 새 컴필레이션 앨범 «THE 可愛い MALL»에 관한 이야기다. 10명의 음악가가 가상의 쇼핑센터를 배경 삼아 만든 앨범은 정말 쇼핑센터에서 들려올 것만 같은, 약간은 나른하고 우아한 분위기의 곡으로 가득하다. 앨범 전반의 은은한 노이즈와 리버브는 어렸을 적 쾌적한 쇼핑몰을 거닐며 한 번쯤 느꼈을 법한 기묘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폐점 직전의 쇼핑몰에 흐르는 긴장감(우희준, ‹얼른 나가 주세요›), 푸드코트로 향할 때의 기대감과 설렘(omm.., ‹Past food›), 백화점 내 작은 카페에서 느낀 따뜻함과 쓸쓸함(Beautiful Disco, ‹A small cafe›)까지. 이 앨범은 쇼핑센터라는 공간에서 마주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충실하고 세밀하게 재현한다.
그러다 보니 이 앨범은 무작Muzak 혹은 엘리베이터 뮤직Elevator Music의 외피를 두른 듯 들린다. ‘상업 공간에서 틀어놓기 위한 배경음악’을 통칭하는 무작은 감상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공간의 소음과 침묵을 가리는 대체제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적당한 볼륨, 평이한 멜로디,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은 리듬 등을 토대로 최대한 튀지 않으며 청자의 주의를 끌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흥미로운 역설이 발생한다. 쏟아지듯 생겨나는 동시대의 마이크로장르는 기존의 거대 장르와 스스로를 구분짓기 위해 특정한 음악적 요소를 의도적으로 강조하며, 어떻게든 듣는 이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자 애쓴다. 반면 초기에 상정된 기능을 넘어서는 야심을 드러내지 않는 무작으로서 «THE 可愛い MALL»은 오늘날 아이러니하게도 음악가와 청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그렇지만 이 앨범을 그저 무작으로만 분류하기에는 약간 아쉽다. 앨범 한편에 은은하게 자리한 정체 모를 쓸쓸함과 기이함은 드림코어Dreamcore 혹은 위어드코어Weirdcore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멜트미러의 ‹기부악마 VS 살육천사 구매대행 서비스›나 VIDEOTAPEMUSIC의 ‹Human & Space› 같은 트랙은 매끄러운 소비 공간의 이면에 자리한 기묘한 이질감을 들려준다. 그립고 포근하거나 혹은 초현실적이거나, 어느 쪽이든 이 쇼핑센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계속해서 듣고 싶어진다.
Musician 소개
빙카와이Being 可愛い는 “귀여운 게 최고야”라는 명쾌한 슬로건 아래 2024년 6월 결성된 음악 감상 동아리다. 비슬라 에디터 황선웅, 전자음악가 송영남, 할로미늄 디렉터 이유미, 창작자 살쿠가 의기투합해 세상의 모든 귀여운 소리를 수집하고 함께 나눠 듣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주기적인 음악 감상회부터 믹스테이프 발매까지, 각자의 취향으로 톺아본 다채롭고 귀여운 트랙을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과 공유하고 있다.
Charli xcx, Photo by Tyrell Hampton
찰리 xcx, ‹Rock Music›
“록은 죽었다.”라는 명제는 꽤 오래전부터 유령처럼 우리 주위를 맴돌았다. 그런데 이 선언이 반복될수록 묘한 일이 생겼다. 죽음을 선언하는 행위 자체가 산업의 전략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록은 죽었다.”라는 말은 록이라는 장르의 진단이 아니라 그 말을 꺼내는 사람의 저의를 드러내는 제스처에 가깝다.
바로 이 지점에서 찰리 xcxCharli xcx의 새 싱글 ‹Rock Music›은 흥미로운 역설을 발생시킨다. 누구보다 하이퍼팝의 선두에 서서 동시대 전자음악과 댄스플로어의 문법을 재정립했던 그가, 돌연 “나는 댄스플로어가 죽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명시적으로 선언하며 록을 전면에 내세우기 때문이다.
곡을 가득 채우는 것은 매끈한 신시사이저나 정교하게 쪼개진 전자음이 아니다. 거칠게 일그러진 기타 디스토션과 공간감을 찢어놓는 날카로운 드럼 사운드가 그 자리를 투박하고도 강렬하게 꿰찬다.
찰리의 이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 영리한 상업적 계산인지 아니면 진짜 변화의 신호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단 하나의 싱글만으로 속단하기엔 이르기 때문이다. 다만 그 판단을 유보하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이 곡이 이미 충분히 실험적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이후 행보가 궁금한 아티스트 목록 상단에 찰리의 이름을 계속 올려두게끔 만든 것으로 ‹Rock Music›은 이미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It’s Fun To Flip The Form”: Charli xcx Lets Vogue In On Her Rock Reinvention」, 『British VOGUE』
Musician
찰리 xcxCharli xcx는 자신만의 확고한 태도 아래 팝의 패러다임을 끊임없이 새롭게 규정해 온 영국 태생의 싱어송라이터이다. 타계한 소피SOPHIE, 에이 지 쿡A. G. Cook 등 전자음악가와 함께 2집 «Pop 2»(2017), 4집 «how i’m feeling now»(2020) 등을 통해 하이퍼팝의 부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금세 스스로 공고히 구축한 하이퍼팝의 문법을 뒤로 한채 5집 «Crash»(2022)에서는 다소 복고적인 팝으로 선회하는 듯 싶더니, 6집 «Brat»(2024)에서는 ‘브랫 서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대중적 파급력을 지닌 메인스트림 팝을 들려주었다. 이처럼 늘 예측할 수 없는 디스코그래피를 선보이며 팝의 외연을 확장해 오던 찰리 xcx는 이제 록 음악으로 과감하게 변신하는 모습을 또 한번 선보일 예정이다.
비애티튜드 매거진 편집부가 엄선한 곡으로 구성된 2026년 5월 플레이리스트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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