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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Room

Creator’s Room: MHTL 맛깔손·박럭키의 작업실

Writer: 정윤주
, Photographer: 박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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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Room

창작자의 작업실을 방문해 공간, 일상과 창작을 위한 도구 그리고 소중한 오브제를 글과 이미지로 소개하는 독창적인 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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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럭키, 맛깔손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래픽 디자이너 맛깔손, 박럭키입니다. 현재 네 명의 팀원과 함께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MHTL을 운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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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고정민, 김신아, 유혜린, 맛깔손, 박럭키, 박산하

MHTL의 시작이 궁금해요. 두 분이 함께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맛깔손: 저희가 처음 만난 건 2018년 초였어요. 제가 2017년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하던 차였는데요. ‘두 사람이 스타일이 잘 맞을 것 같다’면서 우연히 럭키를 소개받았어요. 당시 럭키는 졸업을 앞둔 학부 4학년이었고, 제가 혼자 끌어가던 작업을 럭키와 나누어서 함께하기 시작했죠.

실제로도 서로 잘 맞았나요?

맛깔손: ‘그래, 바로 이 사람이야!’ 정도의 운명적인 느낌은 아니었지만, (웃음) 첫인상과 성격이 마음에 들었어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잘 통하는 부분이 있었죠.

박럭키: 저희는 지금까지 큰 소리 내면서 다퉈본 적이 없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의견이 다른 경우가 별로 없었고요. 싫어하거나,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관점이 둘 다 비슷해서 신기할 정도예요.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고 인정하려고 노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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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모두 본명이 아니라 활동명을 사용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네요.

맛깔손: 저는 2017년 당시 이태원에 개인 작업실이 있었는데요. 근처에 있던 음식점 이름이 바로 ‘맛깔손’이었어요. 실제 매일 그 식당에서 밥을 시켜 먹었고요. 그러다가 어떤 프로젝트를 마치고 크레딧에 이름을 표기해야 했는데, 마침 그때 눈에 들어온 이름이 나무젓가락에 적혀 있던 맛깔손이었죠. (웃음) 누군가가 처음 들었을 때 성별이나 취향이 좀처럼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박럭키: 저도 크레딧 표기 때문에 활동명을 정했어요. 맛깔손과 함께 책을 작업했는데 크레딧에 이름을 적어야 했거든요. 맛깔손을 만나서 이렇게 작업을 시작했다는 상황이 기분 좋았고, 앞으로도 행운이 더 많이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럭키’라는 이름을 사용했어요. 우연이겠지만, 그때부터 이름처럼 좋은 일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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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MHTL 스타일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대표작을 뽑아본다면요?

근래 작업 위주로 골라볼게요. 카테고리는 K팝, 영화, F&B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K팝의 경우, ‘KCON 2023’은 저희가 처음으로 콘셉트 기획 파트에도 참여했는데요. 콘셉트에 맞는 시각 언어를 새롭게 만들면서,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KCON 캐릭터를 디자인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더불어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BTS의 기념행사 ‘BTS PRESENT EVERYWHERE’ 키 비주얼과 전체 영상 아트 디렉션을 맡았는데요. 글로벌 팬들이 참여하는 도시의 큰 행사라서 현장에서도 생동감이 넘쳤고, 온라인에서도 여러 국가에 알려져서 뿌듯했어요. 영화의 경우, 작년과 올해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그래픽 작업을 했는데요. 영화제와 저희가 만든 그래픽이 전주라는 도시를 가득 채우는 순간을 즐길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 ‹아가씨›의 사진집은 3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한 작업이에요. 전체 페이지네이션부터 사진 색 보정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과정을 거쳐 완료했기에 기억에 오래 남네요. 마지막으로 F&B는 새로운 약과 디저트 브랜드 ‘생과방SAINT GOUT de PAIN’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작업이에요. 맛과 테마에 맞게 한국 전통 문양을 공부해서 심볼과 패턴을 새롭게 제작했는데요. 최근 도전한 작업 중 의외의 재미를 준 결과물이었어요.

‘KCON 2023’을 위한 디자인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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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PRESENT EVERYWHERE’을 위한 디자인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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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그래픽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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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그래픽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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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 디저트 브랜드 ‘생과방 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작업.

MHTL의 활동 범위는 무척 광범위한데요. 혹 주력 분야가 있을까요?

맛깔손: 아무래도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이 MHTL의 가장 주된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전시 디자인, 공간 기획, 아트 디렉션도 꾸준히 한답니다. 결국 저희 MHTL은 그래픽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작업이 가능한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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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공식 사진집 『아가씨의 순간들』.

박럭키: 가장 최근에 완성한 작업은 여의도의 명물이 된 더현대 서울의 ‘더 현대 프레젠트’ 매장이에요. 일종의 기념품 편집숍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전체 브랜딩은 물론이고, 더 현대 서울만의 굿즈도 기획 및 개발하고 아이디어까지 제안했어요.

맛깔손: 저희는 공간 작업을 할 때 그래픽을 비롯해 공간의 콘셉트와 그곳에 필요한 영상, 음악, 향기까지 모두 연출하려고 해요. 총체적인 프로덕션이야말로 MHTL의 차별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2023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맛깔손: ‘2023 BTS FESTA’ 작업을 꼽고 싶어요. 올해가 BTS 데뷔 10주년이었는데요. 처음에는 포스터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는데, 어쩌다 보니 영상과 아트 디렉션, 웹사이트까지 작업 분야가 매우 넓어졌어요. 실제 페스타 현장에 가보니까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요. 저희가 디자인한 그래픽 앞에서 수많은 인파가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박럭키: 저는 MHTL 웹사이트를 정식 오픈하면서 자체적으로 팝업 스토어를 열었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Sympathy for the Devil’이라는 곡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악마 캐릭터를 모티프로 티셔츠, 모자, 반다나, 포스터, 믹스테이프 등 다양한 굿즈를 제작했는데요. 패션과 영상 쪽에서 활동하는 지인들과 협업도 진행했답니다. 저희를 위한 잔치를 벌인 느낌이라 뿌듯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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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머무는 연남동 작업실은 언제부터 사용하셨어요?

맛깔손: 1년 정도 작업실 자리를 알아보다가, 창이 크고 공간도 넓은 이곳으로 최종 낙점했어요. 건물 맞은편에 학교가 있는데, 학생들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간간이 들리는 분위기도 좋았고요. 이제 벌써 2년이 지나서 다음 작업실을 알아보고 있는데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곳에 가보고 싶기도 해요.

박럭키: 예를 들면, 삼성동이나 역삼동처럼 사람도 많고 늘 북적거리는 오피스 지역도 좋다고 생각해요. 사실, 스튜디오 공간만 좋다면 어디든 다 괜찮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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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인테리어는 어떤 스타일을 원하셨나요?

맛깔손: 전체적으로 넓어보였으면 했어요. 그래서 파티션과 벽을 다 허물어 탁 트이게 하고, 천장고가 최대한 높아질 수 있도록 공사를 진행했죠. 전선이 바닥에 흐르지 않도록 천장에 도르래 형식으로 전기 콘센트를 설치했어요. 필요할 때마다 쭉 잡아당겨서 쓰면 되니까 무척 편리해요.

박럭키: 작업실 한쪽에 탕비실을 구축한 것, 그리고 바닥에 푸른빛이 도는 카펫을 깐 점도 마음에 들어요. 이 카펫 소재가 먼지를 잘 흡수하는 편이어서 사용할수록 더욱더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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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작업실을 위해 구입하거나 제작한 가구는 없나요?

맛깔손: 특별히 새로 구입한 건 거의 없어요. 책과 여러 소품을 수납하기 위해서 높이와 크기를 달리해 철제 수납장 몇 개만 제작했어요. 포스트 포에틱스 같은 서점에 가보면 일렬로 놓인 철제 수납장이 있는데요. 거기에 책이 차르륵 꽂힌 모습이 보기 좋았거든요.

박럭키: 2m 폭으로 넓게 맞춘 책상도 마음에 들어요. 여러 가지 책과 물건을 늘어놓아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거든요. 업무 특성상 오래 앉아서 일해야 하니까 의자는 최대한 편한 걸로 골랐어요. 허먼 밀러Herman Miller의 ‘에어론 체어Aeron Chair’를 단체로 구입했죠. 책상 위의 스탠드는 이케아 제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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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지났으니, 이곳의 장단점도 명확히 보일 것 같아요.

박럭키: 오픈 스튜디오라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시선이 막히는 부분 하나 없이 시원하고 넓어 보이는 건 정말 좋은데, 전화 통화나 회의를 위해 집중할 공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작업실에는 미팅 룸처럼 분리된 공간을 별도로 설치하고 싶어요.

맛깔손: 주변에 주거 공간이 많아서인지 전반적으로 동네 분위기가 따스해요. 하지만 주차장이 좁고 건물 입구가 안쪽에 있어서 초행길인 분들은 쉽게 찾지 못하셨어요. 그래서 다음 작업실은 대로변에 있고, 입구가 크고 넓은 건물 위주로 살펴보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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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할 때 특별히 사용하는 도구가 있을까요?

맛깔손: 보통 그래픽 디자이너는 맥을 사용하잖아요. 저는 특이하게 윈도를 사용해서 작업해요. 첫 회사에서 윈도를 사용한 후로 그 시스템에 완전히 적응되어 버렸죠. 학교 다닐 때는 맥을 사용했지만 5년간 윈도를 쓰다 보니 다시 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중이에요. 사실 불편한 점이 많아요. 윈도에서 열리지 않는 파일이 많아서 파일 공유도 어렵고, 맥용 PPT인 키노트Keynote도 못 쓰니까요. 그래도 최대한 참을 수 있을 때까지 버텨 보려고요. (웃음)

두 분이 책상에서 애용하는 도구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맛깔손: 저는 문구류를 정말 사랑해요. 몰스킨Moleskine 같은 브랜드 노트보다는 광화문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가서 마음에 드는 노트를 살피며 고르는 편이죠. 한동안은 줄자를 수집해서 여행 갈 때마다 새로운 줄자를 구입하곤 했어요. 요즘은 문득 붓펜이 좋아졌답니다. 여러 브랜드의 붓펜을 구해서 써보다가 아예 서예에 관심이 생겨서 최근에는 서예 학원까지 등록했어요. 옛날만 하더라도 서예 학원이 주변에 정말 많았는데, 이제는 대부분 사라져서 종로 YMCA 근처에서 오래된 서예 학원을 겨우 찾았어요.

박럭키: 저는 사실 하루의 대부분을 온라인 세상에서 살고 있어요. 하하. PC로 일하고 잠시 쉴 때는 닌텐도로 게임을 하거나 넷플릭스를 시청하죠. 오프라인 도구가 전혀 필요 없는 책상 앞 삶을 꾸려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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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창작과 관련해 영감을 받는 방법도 서로 다를 것 같아요.

맛깔손: 저희 둘 다 책을 많이 참고해요. 해외에 나가면 반드시 서점에 가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구입하는 걸 즐기죠. 파이돈Phaidon, 리졸리Rizzoli처럼 대형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도 멋지지만, 소규모 출판사나 개인이 만든 작고 마이너한 책도 좋아해요. 얼마 전 교토에 갔는데요. 로컬 느낌이 물씬 나는 매거진을 구입했어요. 도쿄 다이칸야마 T 사이트에 있는 츠타야에서 300권만 한정 판매하는 책을 발견하고는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죠. 

박럭키: 온라인 상에서 주로 살지만, 프로젝트를 위한 레퍼런스를 찾을 때는 핀터레스트 같은 온라인 플랫폼보다 다양한 책을 활용하고 있어요. 그래픽 디자인에 관한 책보다는 아트, 회화, 건축, 인테리어와 관련한 책을 많이 보는 편이고요. 다른 분야의 이미지와 텍스트에서 더 신선한 영감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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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소유욕이 생기는 도구가 있을까요?

맛깔손: 저는 평소 요리를 즐기고, 집에서도 자주 해 먹는 편이에요. 그래서 요리 도구 수집을 좋아하죠. 토마토 마리네이드, 유자청, 크림치즈 같은 걸 대량으로 잔뜩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즐겨요. 요즘은 냄비와 주방용품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냄비도 종류가 정말 많더라고요. 좀 더 깊은 공부와 수련을 마친 후 제대로 된 주방 도구를 갖추고 싶어요.

박럭키: 오래전부터 파쇄기를 구입하고 싶었어요. A3 용지까지 가능한 제품은 가격이 꽤 비싸서 망설이고 있었거든요. 종이를 잘 찢어도 왠지 중요한 정보나 작업이 보이는 것 같아서, 성능 좋은 파쇄기로 시원하게 없애 버리고 싶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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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둘러보다 LP를 꽂은 수납장에 시선이 멈췄어요.

맛깔손: 스튜디오 COM에서 제작한 가구예요. 이태원 작업실에 있을 때 선물 받았는데요. 그들이 처음으로 연 개인전 «시티 코르타니아City Cortania»를 위해 디자인했던 작업이에요. LP, 책 등을 수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높이로 구성된 게 특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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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 장식장 위에는 다양한 플레이어가 놓여 있어요. 음악을 좋아하는 편인가 봐요.

맛깔손: 한동안 LP를 자주 들을 때가 있었어요. 빈티지 LP 플레이어와 더불어 카세트 플레이어도 몇 개 구입했었죠. 레트로 스타일의 귀여운 플레이어는 특히 아끼는 친구예요. 운니동에 있는 ‘레몬 서울’에서 찾아낸 거예요. LP를 열심히 수집하다가 요즘은 조금 시들해졌는데요. 그래도 가끔 환기가 필요할 때면 작업실에서 LP를 틀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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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곳곳에 놓인 포스터도 인상적이네요. 모두 MHTL의 작업인가요?

맛깔손: 저희가 디자인한 포스터도 있지만, 전시를 보고 구입하거나 포스터 숍에서 가져온 아이들도 두루 섞여 있어요. 이 중 금색으로 실크스크린한 포스터는 몇 년 전에 을지로에 있는 ‘오큐파이더시티(OQC)’에서 구입한 작업인데요. 저희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는 물건이죠.

박럭키: 이 포스터 하나만 덩그러니 놓고 저희가 함께 작업을 시작했어요. 스튜디오 이름을 고민하다가 ‘More Heat Than Light’라는 포스터 속 문구가 눈에 딱 들어왔죠. ‘빛보다 더 뜨거운 열’이라는 말이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주된 목적뿐 아니라 그 주변을 밝히는 부가적인 것도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마치 저희의 성향을 함축한 말로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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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Lewitt, ‹More Heat Than Light›, 2016 © Kunst Basel

계속 일하다 보면 머리가 아프잖아요.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나 주말에는 어디를 찾나요?

맛깔손: 집이 광화문 부근이라 집 앞부터 부암동, 청와대까지 걷는 걸 좋아해요. 청와대 앞에는 ‘무궁화동산’이라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요. 철마다 꽃이 참 아름다워요. 서촌을 산책하는 코스도 좋아하는데, ‘더 프레이즈The Phrase’라는 서점도 자주 가고, 통인시장부터 카페 mk2, 더북소사이어티까지 이어서 걷기도 해요.

박럭키: 이 부분에서는 맛깔손과 완전히 반대에요. 저는 번화한 몰을 좋아해서 주말이면 더현대 서울이나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향해요. 요즘 가장 유행하는 팝업과 사람들의 반응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거든요. 교통 체증을 생각하지 않고 빠른 시간 내에 여러 트렌드를 흡수할 수 있어서 좋아요.

맛깔손: 일할 때는 서로 비슷하지만 일상에서는 저희 둘의 성향이 달라요. 그렇게 반대되는 성정 때문에 서로 더욱 폭넓은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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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거리를 서로에게 추천하기도 하나요?

박럭키: 저는 패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맛깔손은 전시, 문화, 예술을 좋아해서 재미있는 이슈가 생기면 서로 알려줘요. 가끔 서로의 취향이 바뀔 때도 있고요. 제가 요즘 ‹죠죠의 기묘한 모험›이라는 만화에 빠졌는데, 등장인물의 의상이나 포즈, 패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맛깔손: 럭키가 추천해서 가끔 보는데, 만화에 나오는 타이포그래피가 훌륭하더라고요. 제 관심사는 자주 바뀌는 편이에요. 요즘은 프라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가 무척이나 멋지게 다가오고 있어요. 프라다를 성공시킨 후 멈추지 않고 또 다른 분위기의 브랜드인 미우미우를 새롭게 전개한 건 생각할 수록 대단해요. 미우미우만의 우아하면서도 기묘한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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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크리에이터스룸에 참여한 분에게 선물을 드리고 있어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스테이H가 준비한 아이템 리스트에서 작업실과 어울리는 물건 하나를 고를 수 있었는데요. MHTL은 무엇을 선택하셨나요? 

박럭키: 덴마크 브랜드 슈토프 나겔STOFF Nagel의 ‘BMF 캔들 홀더’입니다.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박럭키: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한 베르너 슈토프Werner Stoff가 1965년에 디자인한 제품인데요. 모듈식으로 구성되어서 좌우로 움직이거나 블록처럼 쌓아서 원하는 모양으로 조립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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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떻게 활용하실 생각인가요?

맛깔손: 저희 작업실에 조명은 많은데, 촛대가 하나도 없거든요. 그래서 무척 탁월한 선물이었어요. 새로운 형태를 만들 때마다 마치 다른 제품인 것 같아서 무척 흥미로운 아이템이에요. 연말이나 연초에 친구들을 초대하거나, 팀원들과 작은 파티를 열 때 멋진 센터피스가 될 것 같아요.

Artist

MHTL(엠에이치티엘, @mhtl.official)은 서울에 위치한 그래픽 디자인 & 아트 디렉션 스튜디오다. 디자인을 매개로 대중과 교류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모으고, 퍼트리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웹 디자인 및 퍼블리싱, 패키지 디자인, 굿즈 디자인, 이벤트/ 행사 디자인, 공간 아트 디렉션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매체를 다룬다. 아티스트, 포토그래퍼, 작가, 공간 디자이너, 개발자 등과 컬렉티브 그룹을 형성해 창의적인 작업도 선보이고 있다.

Editor

정윤주(@chungyunjoo)는 대학에서 실내 디자인을 전공하고 «메종 코리아» 인테리어 에디터와 «보그 걸» 피처 디렉터로 일했다. 영화 속 인테리어와 데코레이션에 주목한 책 『영화 속의 방』의 저자이며, 온라인 매거진 «디퍼differ»의 디렉터 겸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프리랜스 에디터 겸 EYES and EARS 디렉터로 다양한 매체에 인터뷰와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글을 기고한다. «엘르 데코 코리아», «로피시엘 옴므»의 객원 에디터이기도 하다.

Photographer

박영감(@khuss_goods)은 안산공고 전자과를 졸업한 후 취미이던 사진을 업으로 삼은 비전공자 사진작가다. 좋은 분위기에서 촬영한 사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사진이라고 생각하며 좋은 분위기의 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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