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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Room

Creator’s Room: 종킴디자인스튜디오 김종완의 작업실

Editor: 정윤주
, Photographer: 이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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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Room

창작자의 작업실을 방문해 공간, 일상과 창작을 위한 도구 그리고 소중한 오브제를 글과 이미지로 소개하는 독창적인 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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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종킴디자인스튜디오를 이끄는 공간 전략 디자이너 김종완입니다. 공간을 설계하고 디자인할 뿐만 아니라, 어울리는 가구와 소품, 분위기까지 컨트롤하는 설계 사무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업 공간이라면 그곳의 운영 방식부터 유니폼, 식기, 음악 등 전반적인 공간 디렉팅과 브랜딩까지 전략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해요. 올해로 스튜디오 8년 차에 접어들었어요.

자신의 이름을 스튜디오 이름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저는 프랑스에서 15년을 지냈어요. 학교에 다니고 직장 생활도 했죠. 한국으로 돌아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1년 남짓 근무하다가 퇴사했어요. 그 후 2주 만에 회사를 열었는데요. 당시 사정상 스튜디오 이름을 오래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 프랑스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썼던 제 이름을 사용했어요. 평소에 일을 빠르게 진행하는 편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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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이름 지은 걸 후회한 적은 없나요?

가끔 후회해요. 한 사람의 회사로만 보이는 게 팀원들에게 미안하거든요. 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결과적으로는 대표만 돋보이고 주목받는 느낌이 들어서요. 이제는 회사를 대표한다는 부담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이제 ‘종킴Jongkim’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Jongkim에서 k가 소문자인 이유랍니다.

대기업에서 나와서 독립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디자이너라면 아마 누구나 자기 스튜디오에서 개인의 취향을 담은 디자인을 펼치고 싶을 거예요. 디자이너로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어서 저희 회사 팀장들에게도 빨리 퇴사해서 스튜디오를 오픈하라고 얘기할 정도로 적극 추천 중이죠. (웃음) 물론 회사라는 울타리 밖에서 겪는 어려움과 스트레스가 상당하지만, 성장하려면 그 또한 마땅히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공간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디자이너가 공간에 담고 싶은 게 무엇인지 매우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공간 디자인을 선호합니다. 구구절절한 글이나 어려운 철학이 없어도, 그 공간에 머무는 사람 누구나 몸으로 느낄 수 있고, 명쾌하게 알아차릴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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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많은 작업을 하셨는데요. 이 자리에서 소개하고 싶은 예시를 몇 가지 들어주시겠어요?

먼저 부산 송정에 있는 ‘더 쿨리스트 호텔The Coolest Hotel’을 소개하고 싶어요. 공간 설계는 대부분 매우 촉박한 스케줄로 진행되는데, 여기는 오랫동안 브랜딩과 프로그램을 고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송정 바닷가에서 서핑을 즐기는 젊은이가 이곳을 주로 이용한다고 생각해서 타깃에 맞게 룸 타입 별로 컬러 포인트를 주고, 스트라이프 패턴 파라솔을 설치한 수영장과 노란색을 강조한 로비 등으로 감각적인 공간을 완성했습니다. 롯데호텔 서울에 위치한 ‘설화수 스파’는 한국의 오방색을 메인으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곳이에요. 포인트 월을 작업할 때 자수 공예가 곽복희 명장님과 협업해 한국 자수의 운치를 보여주려고 했죠. SPC그룹의 도곡동 사옥도 기억에 남는데요. 전망이 가장 좋은 자리를 다수가 이용하는 코워킹 스페이스로 설정해서 최대한 많은 구성원이 즐길 수 있도록 시도한 게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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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쿨리스트 호텔 The Coolest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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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쿨리스트 호텔 The Coolest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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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수 스파 Sulhwasoo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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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2023

지금은 어떤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계시나요?

저희가 한 번에 소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최대 12개인데요. 지금 그만큼의 분량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제 막 시작한 프로젝트는 헬스 브랜드와 관련한 설계예요. 공간은 물론, 현장에서 입는 유니폼, 슬로건까지 전체적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주려고 기획 중이죠.

스튜디오의 모든 구성원이 항상 바쁘고 쉴 틈이 없겠어요.

항상 고맙고 미안해요. 그래서 매해 12월에는 3주 동안 휴가 겸 방학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이제 5년 정도 됐네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는 게 디자이너 성장의 자양분이라고 생각하는데, 평소에는 바쁘고 야근도 하니까 워라밸을 지키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이렇게라도 휴식을 길게 가지면서 시간과 경험을 즐기도록 권장하고 있어요. 저도 그때가 다가오면 클라이언트에게 양해를 구하죠. 해당 기간에는 최대한 연락하지 말아 달라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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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은 그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거의 대부분 해외로 여행을 떠나요. 그래야 모든 걸 잊고 쉴 수 있으니까요. 겨울이라서 따뜻한 곳을 방문하는 편인데 매년 도시와 휴양지를 교차해서 정해요. 도시를 가면 구경하고 쇼핑할 게 많으니까 상대적으로 너무 피곤하더라고요. 그래서 2년에 한 번은 하와이를 선택해요. 거기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휴식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작년에도 하와이에서 시간을 보냈답니다.

이제 2024년 구정도 지났는데요. 올해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게 있으신가요?

종킴디자인스튜디오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싶어요. 스튜디오를 시작할 당시에 럭셔리 브랜드 프로젝트를 많이 맡아서 그런지, 고급스러운 프로젝트만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작고 유니크한 공간도 충분히 재미있게 할 준비가 되어 있거든요. 기회만 주어진다면 새로운 장르나, 더욱 크리에이티브한 이미지의 프로젝트를 새롭게 구축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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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단독 건물을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지금의 사옥 자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전에 머물던 곳도 지금과 그리 멀지 않은 자리에 있었어요. 지내면 지낼수록 이 동네의 고즈넉한 분위기도 만족스러웠지만, 무엇보다 지리적인 위치가 좋았어요. 강남과 강북의 중간 지점이라 서울 어디든 30분 안에 오갈 수 있거든요. 예전에는 반려견을 데리고 출근하기도 해서 가까운 곳에 강아지와 산책할 수 있는 아담한 공원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죠. 건물의 기본적인 리모델링은 이미 되어 있는 상태라, 바닥 소재 공사와 엘리베이터 교체 등을 추가적으로 진행했어요.

대표님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을 소개해 주세요.

제가 머무는 곳이 사옥의 제일 꼭대기 층인데요. 우선 이 공간을 가로지르는 긴 테이블이 있었으면 했어요. 책상과 회의 테이블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연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적절한 길이에 맞춰 테이블을 제작했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팀원들이나 클라이언트와 회의하기에 적당한 크기예요. 책상은 무조건 큼직한 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팀원들 책상 역시 최대한 크게 제작하고, 아르테미데Artemide 스탠드도 하나씩 놓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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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내보니 공간의 장단점이 명확할 것 같아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바로 사무실과 연결되는 구조라서, 엘리베이터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요. 이건 단점이죠. 대신 장점으로는 해가 잘 들어오고 통풍이 잘돼요. 맑은 날에는 창문을 열어두고 바람을 느끼면서 일할 수 있어서 좋아요. 

계단을 올라가면 다락방처럼 작은 공간이 있더라고요.

이 건물이 박공지붕이라 생긴 공간인데요. 층고가 낮아서 다채롭게 활용하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다른 책상, 데이베드, 전동 리클라이너를 놓고 요가 매트를 깔아서 간단한 여유 시간을 보내기 좋도록 꾸며 놓았어요. 가끔 야근이 필요할 때는 잠깐 데이베드에서 잠을 청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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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오전 6시 전후로 기상하는 편이에요. 늦더라도 6시 10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강아지들 아침 산책을 시키고, 스트레칭한 다음에 아침 뉴스를 보고 커피를 한 잔 마셔요. 이후 샤워를 하면서 오늘 할 일을 생각하고 샤워를 마친 다음에는 다이어리에 일과를 정리해 놓죠. 이제 회사로 출근하면 오전 10시 이후부터 10분 간격으로 전화가 와요. 전화 받고 회의하다 하루가 끝나 버리곤 해요. 저녁때가 되어서야 오늘 있었던 일을 복기하며 하루를 정리할 수 있죠. 다이어리에 적었던 일과를 살펴보면서 완료한 일과 내일로 미뤄진 일을 분류해요.

엄청 계획적으로 시간을 운용하는 느낌이에요. 주말에도 그런가요?

뭐든지 계획성 있게 지내는 걸 좋아해서 평일, 주말 관계없이 시간대별로 일정을 나눠서 움직여요. 특히 주말은 빠르게 흘러가니까 반드시 루틴대로 지내려고 노력해요. 토요일은 헤어숍에 갔다가 영어 과외를 받고 회사로 출근해서 평일에 하지 못했던 일을 처리해요. 일요일은 마사지를 받고 박물관에 가죠. 거의 대부분 리움미술관에 들러요. 연간회원권도 있고, 리움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전시를 이미 봤더라도 산책 겸 주말 나들이 삼아서 가는 편이에요.

혹시 즐기는 운동이 따로 있으신가요?

요즘은 한남 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치고, 폼롤러 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둘 다 스튜디오와 가까워서 다닐 수 있는 것 같아요. 만일 거리가 있었으면 금세 포기했을지도 몰라요. 골프 브랜드 프로젝트도 종종 진행해서 함께 치자는 권유도 많은데, 골프장이 너무 멀어서 쉽게 시도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럼 회사와 집을 제외하고 가장 자주 가는 곳은 어디예요?

앞서 말한 리움미술관을 제외하면, 가장 자주 가는 곳은 백화점 식품관 같아요.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현대백화점 본점 식품관에 가서 일주일 치 식료품과 생필품을 장만하거든요. 결제도 항상 같은 직원분에게 해요. 그게 가장 마음이 편해요.

개인적인 공간인 집은 어떤 곳인지 궁금해지네요.

제가 선호하는 집은 프랑스 체류 시절이나 지금이나 동일해요. 면적과 상관없이 침실은 작고 드레스룸과 화장실은 커야 해요. 제가 규모가 큰 침실에서는 잠을 잘 자지 못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오롯이 침대만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수면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꾸며 놓아요. 화장실과 드레스룸을 연결한 구조를 선호해서 지금 거주하는 집에서도 샤워하고 옷 입는 과정을 한 번에 할 수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 한 잔을 내리고 샤워를 하는 게 모닝 루틴인데요. 그래서 저희 집 화장실에는 커피 머신도 있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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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은 어떠세요?

집에는 머무는 사람의 철학이 녹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집과 오랜 세월을 보내며 함께 나이를 드는 건 삶에서 정말 중요한 일이죠. 매력이나 장점이 한눈에 보이기 보다는, 새로운 디테일이 천천히 드러나며 질리지 않는 곳이 정말 좋은 집이라고 믿어요. 어쩌면 모든 공간에 해당하는 말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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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구입할 때 애용하는 브랜드가 정해져 있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아요. 브랜드는 디자이너나 트렌드에 따라 충분히 변할 수 있으니까요. 물건과 관련해서 여러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다양한 아이템을 두루 사용해 보려고 노력해요. 향수도 예전에는 한 가지만 사용했는데, 요즘은 이것저것 써보고 있죠.

작업할 때 반드시 함께하는 도구는 무엇인가요?

가죽으로 만든 르메르Lemaire의 시가 케이스요. 저는 필통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대학생 때 처음 구입했는데, 처음부터 필통으로 쓸 요량이었어요. 이걸 갖고 싶어서 오랫동안 돈을 모았던 기억이 나요. 정말 오래된 아이템인데 잃어버리지 않고 잘 사용 중이에요. 예전에 비행기에 두고 내렸을 때 정말 눈앞이 캄캄했는데요. 다시 찾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필통에 꼭 넣고 다니는 아이템은요?

독일제 ‘카웨코Kaweco’ 샤프요. 항상 필통 안에 넣어 놓죠. 무게감과 그립감이 저와 가장 잘 맞아서 오랫동안 이 제품만 쓰고 있어요. 샤프 뒤에 달린 지우개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 게 저만의 원칙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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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 놓인 오래된 안경도 눈에 띄어요.

아, 이건 고등학생 때 샀던 안경인데요. 재료가 백금이라서 꽤 값비쌌던 기억이 나요. 우연히 본 뒤로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아서 몇 년간 용돈을 모아서 결국 구입했어요. 한번 살 때 좋은 걸로 사라는 부모님 말씀을 실천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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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꽤 오랫동안 사용하는 편이네요.

뭐든지 한번 사면 잘 잊어버리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었어요. 오래 사용한 만큼 애정도 크고요.

자신에게 가장 힘을 주는 도구나 물건은 무엇인가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염을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안았는데요. 어머니가 옷에 붙어 있던 먼지를 테이프로 떼어 주셨어요. 그때의 먼지를 계속 간직하고 있어요. 아버지와의 마지막 스킨십이자 흔적인 것 같아서 버리지 못하겠더라고요. 새해가 될 때마다 다이어리를 바꾸는데, 그 맨 앞쪽에 늘 넣어 두죠. 그래서인지 다이어리를 펼칠 때마다 아버지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도구가 있을까요?

제가 책을 좋아해요. 종종 서점에 가면 반드시 베스트셀러 코너를 둘러봐요. 요즘 트렌드나 사람들이 관심 두는 것에 대해서 알 수 있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인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어린이 그림책이에요. 프랑스에서 구입했는데요. 인체의 여러 부위, 뼈와 근육 등을 멋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현해 놓았어요. 가끔 이렇게 디테일이 훌륭한 그림책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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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니 책도 쓰시잖아요. 작년에 『공간 산책』을 출간하셨죠?

2018년 『공간의 기분』을 출간한 지 5년 만에 새로운 책을 낸 셈인데요. 저희가 진행한 프로젝트를 쭉 정리하려다 보니 가장 클래식한 아카이빙 방식이 출판이었어요. 그래서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프로젝트가 두 권의 책에 담기게 됐죠. 스튜디오가 이제 8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면 공간 사진을 모은 포토 북을 제작할까, 생각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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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LP 플레이어가 놓여있네요. LP 감상을 좋아하세요?

자주 듣진 않고요. 특별히 LP를 듣고 싶은 날이 있어요. 날씨, 스케줄, 기분이 모두 LP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지는 날이죠. 가지고 있는 LP가 대부분 느리고 구슬픈 분위기라서 마음을 가라앉힐 때 주로 도움을 받아요. 한때 음악을 참 많이 들었는데요. 거의 매 순간 음악을 듣길래 2년 전부터는 뮤직 디톡스처럼 음악을 아예 듣지 않기 시작했어요. 참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했고, 결과도 만족스러웠죠. 그렇게 오래도록 듣지 않다가 최근 들어 자연스럽게 다시 듣고 있어요. 한 번 호흡을 가다듬어서 그런지 이제는 그 정도를 잘 조절할 수 있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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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프로젝트에 썼던 소재와 아이템 등을 사옥 복도에 오브제처럼 전시한 모습이 흥미로웠어요.

틀에 박힌 기성 마감재를 사용할 때마다 아쉬움을 많이 느껴요. 그래서 최대한 새로운 아티스트나 회사와 협력해 소재를 새롭게 개발하고 테스트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도전을 즐기는 편이에요. 물론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죠. 그래도 매번 새롭게 부딪히면서 성장하는 게 저희 같은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발전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결과적으로 성공했던, 혹은 개발에 실패했던 다양한 마감재를 복도에 전시해 놓고 볼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가장 특별하게 다가오는 마감재는 첫 번째 프로젝트에 사용했던 타일이에요. 박준우 셰프의 레스토랑에 접목했던 아이템인데요. 도자기 공장을 돌아다니며 프랑스 몰딩 형태의 타일과 한국적인 청색 유약을 바른 도기 타일을 개발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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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입구에 걸린 페인팅은 대표님이 직접 그린 거라는 설명을 들었어요.

어릴 적부터 미술 학원에 다니면서 항상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잠시 업무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싶을 때 우연히 그림을 그리게 됐는데요. 일과는 다른 무언가에 집중하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인물화를 습작처럼 그리는 편이에요. 집에 머물 때 소파나 식탁에서 편하게 그리고, 색깔도 다양하고 과감하게 사용하면서 이것저것 재미있게 시도해 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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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놓인 가구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셨나요?

별다른 기준은 없고,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선택했어요. 스펙트럼Spectrum의 ‘페이퍼백 월 시스템Paperback Wallsystem’ 책장은 팀원들이 추천해 줬고요. 스텔라 웍스Stella Works의 ‘SW 데이베드’는 자주 오가는 패브릭 브랜드 쇼룸에서 우연히 주문한 아이템이에요. 제가 사용하는 공간의 디자인이나 물건에 대해서는 정작 그다지 치밀하게 선택하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사실 저희 집 인테리어도 제가 직접 하지 않고, 다른 스튜디오에 부탁했을 정도죠. 제가 사무실에서 가장 공들이는 부분은 책상 뒤에 놓인 화이트 수납장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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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보기에도 의미 있는 물건들 같아요.

해외에 갔을 때 구입한 기념품이나, 기억하고 싶은 물건을 수납장 안에 넣어 놔요. 맛있는 사탕이 들어있던 틴 케이스부터 가족사진, 프로젝트 때 만들었던 특별한 물건까지 범주가 다양하죠. 수납장이 넘치면 집에 가져다 놓고 다른 물건들로 바꿔 넣어요. 이 수납장이야말로 최근 제가 경험했거나 기억하고 싶은 것들, 현재의 취향에 들어맞는 것들의 조합인 셈이죠. 여기에서 가장 비싼 아이템은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의 오브제에요. 뉴욕에서 열린 경매를 통해 손에 넣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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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장 위에 몰스킨 다이어리가 정말 많이 모여있네요.

저는 해가 바뀌면 몰스킨 다이어리를 구입해요. 자세히 보면 다이어리 책등에 연도를 써놨죠. 노트를 펼치면 당시 했던 디자인과 관심사를 알 수 있고, 인상 깊게 봤던 전시나 영화 티켓 등도 다 붙여 놔서 일상을 짐작할 수 있어요. 가끔 옛 다이어리를 둘러보면서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하죠. 예전에 제 꿈이 ‘몰스킨을 마음껏 쓰는 사람’이었어요. 학생 때 돈을 모아서 몰스킨 노트를 사면 한 장 한 장이 아쉬워서 아껴 썼으니까요. 지금 이렇게 몰스킨 노트를 많이 모았으니 그 꿈을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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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스킨 다이어리를 특히 선호하는 이유가 있나요?

몰스킨 다이어리를 열면 표지 안쪽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어요. “이 노트를 주우면 내게 연락해 줘. 내가 $OOO만큼 보상할게.” 사용자 본인이 빈칸을 채워서 어울리는 금액을 스스로 정하는 거죠. 그 문구를 보면 이 다이어리 속 글과 그림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는 느낌이라서 기분이 좋아요. 누구에게는 평범한 다이어리일지 몰라도, 제게는 1년 치 아카이브 그 이상의 존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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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스킨에 대한 꿈은 이뤘고…최근 들어 특별히 구입하고 싶은 물건이 궁금하네요.

이제는 사고 싶은 게 많이 없는 것 같아요. 가난한 유학생 시절에는 사고 싶은 게 참 많았죠. 르메르 시가 케이스처럼 오랫동안 용돈을 모아 구매를 계획한 물건도 있었고요. 요즘은 그런 흥미가 사라진 느낌이에요. 오래전에 구입한 물건들을 여전히 잘 사용하는 덕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끔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용돈을 조금씩 모으던 그때가 그립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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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스테이H의 도움으로 인터뷰에 참여한 분에게 깜짝선물을 드리고 있어요. 작업실에 어울리는 아이템을 직접 고를 수 있었는데요. 대표님의 픽은 무엇인가요?

가구 디자이너 한스 베그너Hans J. Wegner의 ‘CH88T’ 의자입니다.

어떤 면이 마음에 드셨나요?

한스 베그너는 평소에도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예요. 그가 1955년 처음 선보인 CH88T 의자가 한스 베그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다시 발매됐죠. 등받이 끝부분이 자연스럽게 구부러져 있어서 편안하게 앉을 수 있어요. 좌판과 등받이를 다양하게 고를 수 있는 것도 특징인데, 저는 블랙 스틸 프레임, 레드브라운 컬러 도장, 비치 우드를 조합한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와인과 브릭의 중간인 듯한 컬러가 마음에 들어서 어렵지 않게 고를 수 있었네요. 착석감도 좋아서 더욱 마음에 들어요. 이 아이템도 제 다른 소장품처럼 아주 오랫동안 사용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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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베그너 Hans J. Wegner의 CH88T

Artist

김종완(@jongkim_)은 공간 전략 스튜디오인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수장이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디자인 스쿨 에콜 카몽도École Camondo에서 공간 및 제품 디자인을 전공하고, 공간 디자인 회사 ‘주앙 만쿠Jouin Manku’에 대학원생 인턴으로 입사해 5년 후 VIP 클라이언트 전담 디렉터로 퇴사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거쳐 2016년 자신의 이름을 딴 종킴디자인스튜디오를 설립했다. ‘공간 전략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독창적인 공간 아이덴티티 정립과 브랜드의 상업적 성공에 핵심을 둔 디자인을 추구한다. 현재 서울디자인재단의 디자인 운영위원, 서울특별시 디자인산업진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ditor

정윤주(@chungyunjoo)는 대학에서 실내 디자인을 전공하고 «메종 코리아» 인테리어 에디터와 «보그 걸» 피처 디렉터로 일했다. 영화 속 인테리어와 데커레이션에 주목한 책 『영화 속의 방』의 저자이며, 온라인 매거진 «디퍼differ»의 디렉터 겸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프리랜스 에디터 겸 EYES and EARS 디렉터로 다양한 매체에 인터뷰와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글을 기고한다. «엘르 데코 코리아»의 컨트리뷰팅 에디터이기도 하다.

Photographer

이우정(@iopppic)은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수년간의 어시스턴트 생활을 거쳤다. 현재 «보그 코리아», «엘르 코리아», «GQ 코리아», «하퍼스 바자 코리아» 등 다양한 매체와 협업하며 앨범, 광고 등 커머셜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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