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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비주얼과 직관에서 출발하기

Writer: 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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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ORKR은 비주얼과 직관을 중시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논리적인 근거와 의미, 방법론에서 뻗어나가는 디자인에 지쳐가던 조은주 디렉터는 “왜 비주얼을 먼저 생각하면 안 될까?” 의문을 품다가 감각과 멋, 원초적인 이끌림에 비중을 두는 디자인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픽토그래퍼 함영훈과 함께 ORKR을 함께 시작했답니다. ORKR은 젊은 생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데요. 젊음의 기준은 만드는 주체의 세대가 아니라, 분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움직임이에요. 가끔 이제 세상에는 새로운 게 나올 구멍이 정말 없을 것 같아서 괴롭다가도 새로운 접근에 대한 모색을 바라보면 답답함에서 깨어나는 시원함을 느낀답니다. 본능적으로 매력을 주는 ORKR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ii research Concept Movie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ORKR의 디렉터 조은주입니다. 브랜드 디자인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어서 나이도 적지 않지만, 젊은 생각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인 디자이너예요. 제게 ‘젊다’의 기준은 젊은 세대가 만드는 콘텐츠가 아니라, 분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움직임인데요. 가끔 ‘이제 세상에 나올 새로운 게 없는, 과포화 상태’라고 생각하며 지칠 때도 있지만, 새로운 접근으로 전개하는 브랜드, 음악, 예술을 접하면 갇힌 생각에서 깨어나는 시원함을 느껴요. 이때 가장 큰 영감을 받으면서 동시에 당장 무엇이라도 해보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힌답니다. 몹시 게으른 편이지만 이런 자극을 주는 대상을 만나면 그 누구보다 능동적으로 바뀌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이때가 제일 행복해요. 지금까지 쭉 창작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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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Design for 새소년

Album Design for 새소년

ORKR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ORKR을 시작하기 전에 IT, 금융회사의 브랜드 디자인 센터에서 오래 근무했어요. 패션과 예술을 좋아하는 취향에 비해 실제 하는 일은 꽤나 달랐는데, 당시에는 일과 취향을 분리해서 생각했었죠. 그런데 계속하다 보니까 저만의 방식이 고민되더군요. IT, 금융 쪽에서는 직관적인 프로세스보다 논리적인 근거와 히스토리를 중시해서 이를 기반으로 디자인을 발전시키는데요. ‘왜 비주얼을 먼저 생각하면 안 될까?’ 늘 의문을 가졌던 것 같아요.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는 큰 용기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비주얼과 직관에서 출발하는 브랜드 디자인을 해보자!’라는 결심에 ORKR을 조그맣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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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Design for 02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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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Design for 02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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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Design for 025s

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저희는 지금 성수동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4년 차 스튜디오인데, 옮겨 다니는 걸 좋아해서 벌써 세 번째 사무실이에요. 그런데 아마 또 이사 갈 것 같아요. 올해 목표가 스튜디오 규모를 축소하는 거라서요. 양보다는 질을 선택해 소규모 아틀리에가 되려고 해요. 지금 있는 사무실에서 저희가 운영 중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이아이리서치ii research’의 건물로 옮겨, 회사라기 보다는 좀 더 작은 집단 같은 느낌으로 변모하려 합니다.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많은 분이 그렇듯, 음악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고등학생 때부터 귀가 나빠질 정도로 이어폰을 항상 꼽고 살았는데, 음악에 취한 기분이 저를 움직였어요. 간단하게 작업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도구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우울증에 걸리고 나니까 음악이 귀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완치 후에도 그때 그 기분이 돌아오지 않아서, 집중도 안 되고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은 느낌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음악이 다시 들리면서 저도 움직임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음악을 들으며 리서치하다 보면, 동일한 대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 풍부하게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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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Title Design for X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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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Title Design for XG

06_ORKR_XG

Album Title Design for XG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항상 스케치에서 시작합니다. 근데 디지털 작업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좌절의 순간이 항상 찾아오는 듯해요. 상상하던 결과와 다르게 멋지지 않은 무언가가 탄생하면 갈 길을 잃은 느낌이죠. 하지만 이런 과정은 언제나 찾아오는 거라 잘 이겨내야 합니다. 머리를 좀 식힌 후 마음을 다잡아 발전시키다 보면 처음 상상하던 결과물에 근접하거나, 아예 다른 멋진 모습으로 나올 때도 있어요. 누구나 창작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부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지니고 작업에 임하면, 창작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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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ication Design for MINJU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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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ication Design for MINJUKIM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예시를 소개해 주시겠어요? 

얼마 전부터 음악이 들리기 시작한 터닝 포인트의 프로젝트를 말하고 싶어요. ORKR의 규모가 커지면서 몇 년간 실무를 하지 못하고 디렉터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어딘가 모르게 항상 공허함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어떤 프로젝트를 직접 하게 되면서 깨닫게 됐죠. 저는 실무를 해야 행복한 사람이라는 사실 말이죠. 지난 몇 년간 실무를 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난항이었어요. 어떻게 작업했는지 모조리 까먹은 느낌이었죠. 그렇게 괴로워하면서 작업에 집중하자 점점 유연해졌고, 재미를 붙이다 보니 음악이 다시 들리기 시작해서 새로 태어난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엄청나게 좋아하는 브랜드인 POST ARCHIVE FACTION(PAF)의 웹사이트 프로젝트인데요. 아직 공개 전이라 이번 인터뷰에서 보여드릴 수 없는 게 아쉽지만, 최근 저를 설레게 한 주인공이라서 의미가 깊어서 꼭 언급하고 싶었어요. 공개하면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최근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어떤 이야기를 디자인으로 명확히 표현하는 지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 수 없는 디자인에는 힘이 없어요. 디자인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항상 마음에 두고 곱씹으며 작업에 임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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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Identity Design for SAGEGA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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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Identity Design for SAGEGASAGE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일정이 밀리면서 아직 완료를 하지 못했다는 게 단점이에요. 이번 프로젝트를 유독 완벽히 해야겠다는 강박이 있는 듯해요. 매일 파일을 열 때마다 부족한 부분이 계속 눈에 띄고, 무언가 부족한 느낌도 계속 들어서 끝을 못 맺고 있네요.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작업을 방해할 수도 있답니다.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어릴 때부터 책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만화책은 정말 많이 읽었어요. 만화대여점에 있는 만화책은 거의 다 봤던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시간이 부족해 잠시 멀리했었는데요.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중입니다.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만화를 그리는 분들은 뭔가 더 고차원의 디자이너 같아요.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부터 모든 시각 요소의 디자인을 정교하게 계산해서 전달하고, 공감을 끌어내는 부분이 디자인과 많이 닮은 느낌이거든요. 만화를 보는 시간은 휴식 시간이면서 동시에 작업에 대한 영감을 받는 디자인의 연장선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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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type Design for Find Kap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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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bol Design for Find Kapoor

Concept Video for 025s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건강. 신체가 건강해야 퍼포먼스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요. 좋은 디자이너, 좋은 리더가 되려면 건강이 중요하다는 점을 최근 깨달았어요. 이번에는 강한 의지로 운동 마니아가 되어 볼 생각입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고민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에요. 평소에는 아예 생각이 없는 상태인데, 하려는 생각이 서면 지체없이 실행에 옮깁니다. 많이 생각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이런 부분이 작업에도 드러나는 듯해요. 짧게 생각하고, 빠르게 결정해서 작업 시간을 길게 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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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Seasons Greetings Design for NewJeans, Art Directing: ADOR, Design: 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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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Seasons Greetings Design for NewJeans / Art Directing: ADOR / Design: ORKR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예전에 회사를 다닐 때와는 다르게 제가 시간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현재는 작업을 안 하는 방향으로 슬럼프를 극복 중이에요. 집중이 안 되고, 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만큼 괴로운 게 있을까요.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소모적이고 자존감이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과감히 작업을 포기하면, 어느날 갑자기 의욕이 선물처럼 찾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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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research Cup Holder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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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type Design for Two Slash F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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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bol Design for Two Slash Four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이제 많은 양의 프로젝트를 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에요. 양보다 질을 중시하며 작은 규모로 프로젝트에 임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ORKR의 규모를 축소하는 일에 대해서 고민 중입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자신이 추구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창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비주얼에 집중해 이야기하려고 ORKR을 만들었는데요. 지금은 저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는 이가 공감하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방향성이 바뀐 거죠. 결국 자신이 추구하는 방법과 가치를 정의하고 창작에 임한다면 저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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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Identity Design for T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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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kage Design for Sulwhasoo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제가 지금 누구에게 조언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좋아하는 걸 어느 정도 깊이로 하는지 여부는 좋아하는 마음의 크기에 비례하는 듯해요. 크면 클수록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지독하게 할 수 있죠. 누군가 그 가치를 알아주고, 이에 대한 지지가 많아질수록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 나가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닌 브랜드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싶어요. 저는 그래픽 디자인보다 브랜드 디자인을 잘할 수 있는 사람 같거든요.

Artist

ORKR은 획일적인 브랜딩 과정 대신 각 분야에서 시도하지 않던 비주얼을 제안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네이버, 현대카드, 카카오의 인하우스 디자인 센터에서 경력을 쌓은 조은주(@lilly4112.10)와 픽토그래퍼 함영훈이 함께 설립해 운영 중이다.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고, A부터 Z까지 브랜드의 모든 시각 요소를 결합해 하나의 브랜드 목소리로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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