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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선우의 세계로 어서 오세요!

Writer: 장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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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선우SUN WOO’는 장선우 디자이너가 이끄는 패션 브랜드입니다. 쨍한 색감에, 둥근 띠를 두르고 있는 치마와 장갑으로 뭇사람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런던에서 원터치 텐트를 들고 집도 없이 이동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 게, 영감의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여러 나라와 도시를 오가며, 늘 어딘가에 소속되지 못한 이방인 같은 삶을 살아왔다고 느끼던 차에, 원터치 텐트족이 삶을 대하는 방식을 공감하며 동시에 그들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작업으로 풀어내기 시작했죠. 개인적인 이야기를 흥미로운 형태로 이끌어내며, 선우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그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패션 브랜드 ‘선우SUN WOO’의 디렉터인 장선우입니다. 패션 브랜드 JW Anderson과 런던의 디자인 스튜디오 Gur Designs Ltd에서 경력을 쌓았고,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Central Saint Martins를 졸업한 후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려서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를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5학년쯤에는 동대문에서 원단을 사다가 친구 생일선물로 베스트vest를 만들기도 했죠. 물론 바느질 실력은 굉장히 엉성했지만요. (웃음)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신 아버지로부터 영향도 많이 받지 않았나 싶어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나도 나이가 들면, 무언가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 않을까?’라고 자연스레 생각했던 것 같아요.

브랜드 선우의 이야기는 한국과 캐나다, 영국 등 여러 나라와 도시를 오가며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합니다. 저는 늘 어딘가 소속되지 못한 채 이방인 같은 삶을 살아왔어요. 어느 날 런던에서 집도 없이 원터치 텐트를 들고 도시를 이동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이런 삶의 방식이 저와 닮은 점이 많다고 느꼈고, 동시에 그들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죠. 이런 경험에서 졸업 컬렉션을 완성했고, 지금까지도 컬렉션의 중심 아이디어로 삼고 있어요.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일하기에 좋은 동선과 장비로 채운, 기능성에 충실한 공간이에요. 우선 기다란 패턴 테이블 바로 옆에 봉제 기계를 뒀어요. 패턴 커팅과 재단을 하고서 바로 봉제 단계로 돌입할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했죠. 패턴 테이블 맞은편 벽에는 무드 보드를 설치했어요. 언제든 한눈에 무드 보드를 쉽게 보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가운데 공간은 늘 깨끗하게 비워두는 편이에요. 의류 자체의 볼륨이 큰 편이라, 가운데를 채우면 동선이 복잡해져서요.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책 속 문장 하나가 만들어 낸 이미지, 또는 사람들과 대화하며 떠오른 이미지를 기록해 둬요. 그렇게 삶에서 얻은 정보와 이미지가 어느 순간 제 이야기와 맞물려 돌아가는 순간을 접하게 되는데요. 보통 상상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현재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컬렉션은 에드윈 A. 애보트Edwin A. Abbott의 소설 『플랫랜드(Flatland: A Romance of Many Dimensions)』에서 출발했어요.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 완전히 다른 형태를 개발 중이라, 책을 천천히 여러 번 읽는 중입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가장 먼저 전체적인 아이디어나 무드를 시각화한 후 정리해 둬요. 곧바로 보디 위에 형태를 쌓아보기도 하고, 작동 원리를 실험하기 위해서 인형 옷만 한 작은 스케일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기도 하죠. 그다음으로는 실제 스케일로 확대해 샘플을 제작하는 과정을 몇 번 거친 후에야 최종 결과물을 완성해요. 과정은 단순하지만, 입체적인 형태를 구현하며 동시에 작동 원리까지 적용하기가 꽤 까다로워서, 계속 실험해 보며 작업을 완성해 나갑니다.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가장 최근 시즌 컬렉션 ‘The World of SUN WOO’에서는 네거티브 스페이스에 집중했어요. ‘선우의 세상이 존재한다면 어떤 형태의 땅일까? 그곳에는 어떤 사람이 살고 있지? 꽃과 식물이 자란다면 어떤 모습일까? 연못의 색깔은 또 어떨까?’ 같은 여러 질문을 던졌어요. 선우의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은 요정일지, 외계인일지, 아니면 우리와 같은 인간일지 상상을 펼치며 작업을 진행했죠. 컬렉션을 관람하는 분들이 ‘선우’의 세계를 탐험하고 발견하는 모험가이길 바랐답니다. 결국 ‘선우는 어디에나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랄까요. 공기가 우리의 일부고, 꽃과 바위가 늘 우리 곁에 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선우의 세상에서 자라는 플라워 아플리케appliqué를 컬렉션에서 소개했는데요. 커팅부터 마감까지 손으로 하나하나 만든 아이들이라 애정이 참 많이 가요. 보디 오브젝트로 만들었는데 인테리어 용도로도 종종 찾으신답니다.

최근의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언제나처럼 형태, 균형, 그리고 스토리텔링!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아무래도 일이 지배하는 삶을 살다 보니 일상이란 게 존재하는지 의문이긴 한데요. (웃음) 시간이 나면 테니스를 치거나 자전거를 타며 뇌를 환기하려고 노력해요. 생각을 완전히 멈추는 시간, 온전히 생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올해 절감했거든요.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제게는 오타쿠 기질이 있어서, 무언가에 빠지면 끝장을 보려고 해요. 음악도 동일한 곡을 반복해서 듣고, 게임도 일정 레벨에 도달할 때까지, 혹은 그 이상에 닿으려 노력하죠. 이와 마찬가지로 제가 하는 일에서도 무언가에 몰입하면 끝을 보고 싶은 편이에요.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일에 더 몰두하며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려고 해요.

최근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음… 제가 한국에 있다는 점일까요? 해외 아티스트와 자주 협업하는 편이라, 제작 기간이나 배송 시간 때문에 일정이 불가능해서 아쉽게 놓친 기회가 종종 있거든요.

자신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성실함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생각은 깊게 하되, 선택은 빠르게 해내야 하죠. 또 주관적인 눈과 객관적인 시선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내야 합니다. 다만, 창작자로서의 ‘판타지’는 결코 잃어서는 안 되는 부분이죠..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시겠어요?

일하는 시간을 정해두세요. 스스로에게,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것 모두에 필요한 건강한 습관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출퇴근 시간을 정확히 정해두는 거죠. 물론 일이 많으면 야근이 필요하기도 하고, 밤을 새야 할 때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야근이란 정해놓은 시간 외에 추가적으로 업무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집중해서 일하는 게 효율적으로 시간 관리하기에도 좋고, 지치지 않으면서 오래 일할 수 있는 동력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에 규칙을 두는 일이, 적어도 제게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다가옵니다.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느리지만 빠른 사람.

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가 궁금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는 것.

Artist

장선우는 영국 런던 소재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을 졸업하고 패션 브랜드 JW Anderson과 런던 디자인 스튜디오 Gur Designs Ltd에서 경력을 쌓은 후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패션 브랜드 ‘선우SUN WOO’의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2019년 9월 브랜드 런칭 후 Apple HomePod Mini 미국 전역 TVC 의상 제작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Billboard», «British Vogue», «Hypebae» 등 다양한 매거진 커버 작업과 Mnet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시즌 1 ‘라치카’팀 의상 제작을 맡았다. «패션전시»(2022,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국립현대무용단 ‹그 후 1년› 예술의 전당 공연 의상 등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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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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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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