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레오타입은 입구와 출구만 정해진 미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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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호, 비오리지널, 그래픽디자이너, graphic design, stereotype, 스테레오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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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에게 직접 의뢰한 아트 워크를 소개합니다

‘비오리지널’은 매거진 이슈의 테마에 맞춰 아티스트에게 작업을 의뢰하고 그 과정과 결과물을 살펴보는 섹션이에요. 두 번째 이슈의 테마는 ‘스테레오타입Stereotype’. 그래픽 디자이너 신재호 작가는 스테레오타입을 미로에 비유합니다. 입구와 출구가 있지만 그에 대해 많은 의문과 오해를 하고, 길을 헤매다보면 반드시 나오게 된다는 점에서요. 미로를 키워드로 스테레오타입을 풀어본 그래픽 작업은 과연 어떨까요? 아티클에서 살펴보세요!

처음 이번 커미션 워크를 의뢰받았을 때, ‘스테레오타입’이라는 테마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이 앞섰다. 창작을 하는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지속적인 물음과 조율의 과정이 아닌 ‘적절한 방향을 따라 처리할 수 있는’ 효율적이지 않은 의미라고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민해보니 스테레오타입은 길이 정해져 있지만, 동시에 의문과 이슈도 함께 따르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제를 통해 스테레오타입의 장점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서, 스테레오타입의 길에서 발생하는 여러 의문을 조율하며 견고한 길을 만드는 과정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스테레오타입에서 오는 의문과 조율점을 찾는 지름길을 작업의 콘셉트로 잡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출구와 입구가 있는 길을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생각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주제를 표현하는 요소는 직관과 추상으로 분류하고, 직관은 스테레오타입으로 추상은 반反스테레오타입으로 상정했다.

작업을 할 때 주제를 해석하고 영감을 얻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작업에 대한 내용을 받아보고 떠오르는 것을 오직 내가 경험하고 느꼈던 것에 기반한 이미지로 생각해내곤 한다. 어떻게 보면 이런 방식은 클라이언트에게 공감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래도 서로의 이견을 조율하며 맞춰가는 과정에서 재미가 있다. 만일 공감해준다면, 얻은 영감을 조합, 해체하면서 구체적으로 작업을 구현하며 즐거움이 배가된다. 평소 비용, 기간, 분량 등을 파악한 후 여러 가지 해야 할 일에 대해 우선순위를 배정하면서 작업을 진행하는 편이다. 그동안에는 고민하는 시간이 많고(물론 고민이라고 핑계 대는 시간 동안 다른 일도 하고 놀기도 하고 잠도 자지만!), 아이디어가 명확해지면 바로 작업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번 작업의 콘셉트는 내 선에서 스테레오타입을 직관적으로 나타내면서도, 직관적이지 않아 보이게 장난을 치는 쪽으로 발전시켰다. 즉, 가장 중요한 특징을 꼽아 보라면 ‘출구와 입구가 정해진 복잡한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스테레오타입에 의문과 질문을 던지다가 길을 잃어 표류하는 상태를 상징하는 점들의 모습을 강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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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상업 작업과 개인 작업 간의 분배를 확실히 하면서 꾸준히 개인 작업을 진행했지만, 최근 개인 작업을 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바람에 상업 작업에서 최대한 개인의 관점을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아쉽게도 대부분 시안 과정에서 조율되거나 사라져버리는 경향이 많다. 이번 작업의 경우 내가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는 커미션 워크였기 때문에 오랜만에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비애티튜드»와 작업하며 주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한 바를 제시할 수 있어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창작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해진 것에 얽매이지 않고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나의 장점을 찾아내고, 반영하고, 소통하는 관점과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앞으로 더 많은 파트너와 함께 일할 기회가 있기를 바라본다. 

Artist

신재호는 서울에서 활동하며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기업과의 협업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가끔 문화·예술기관 및 작가와 일한다. LG생활건강, 네이버,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등과 일했다. «Around Seoul»(CCA Hubell Street Galleries, 2020), «타이포잔치 2019»(문화역284, 2019), «오픈 리센트 그래픽 디자인 2018»(공간41, 2018)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신재호, 비오리지널, 그래픽디자이너, graphic design, stereotype, 스테레오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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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지구를 넘어서 우주를 정복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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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amour Shot, BeAtt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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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에게 직접 의뢰한 아트 워크를 소개합니다

‘비오리지널’은 매거진 이슈의 테마에 맞춰 아티스트에게 작업을 의뢰하고 그 과정과 결과물을 살펴보는 섹션이에요. 두 번째 이슈의 테마는 ‘스테레오타입Stereotype’. 웹사이트 대문을 맡은 주인공은 바로 글래머샷입니다. 1980~90년대 가족사진 이미지를 시작으로 다양한 시대와 문화 코드를 혼해 작업하는 스튜디오죠. 스테레오타입을 재치있게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소재는 바로 고양이입니다. 뽀로통한 표정으로 지구에 군림하는 고양이와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고양이 성운, 그리고 떠다니는 게코 도마뱀까지, 귀여움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스테레오타입을 환상적으로 표현했어요.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이번 작업의 이모저모를 아티클에서 살펴보세요!

글래머샷은 1980~1990년대 가족사진 이미지를 기반으로 작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다양한 시대나 문화적 코드를 혼합해 작업하고 있다. 비애티튜드의 이번 이슈의 테마인 ‘스테레오타입’을 떠올렸을 때, 어떻게 해야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남들이 보기에 우리가 지닌 스테레오타입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평소 작업을 진행할 땐 전반적으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구체적인 주제나 결과물을 정해놓고 작업을 하진 않는 편이다. 틀을 잡고 작업한다기보다는 팀원끼리 의견을 교류하며 윤곽을 잡아간다. 이보라 팀원은 전체적인 그림을 구성하고, 한대웅 팀원은 구성한 그림 안에서 빛이나 원근감 같은 디테일 부분을 주로 담당한다. 두 사람의 의견이 서로 부딪힐 때가 상당히 많은데, 그럴 때마다 중간 지점을 조율해가며 작업을 진행한다. 주제에서 출발해 작업을 완성해나가기보다는 유머, 사실감, 시대감 등의 관점에서 각 요소를 실용적으로 조합해가며 만든 중간 이미지로부터 스토리를 찾는다. 그 후 스토리에 맞는 디테일을 추가하는 식으로 작업을 완성한다.

이번 커미션 워크의 경우, 스테레오타입이라는 테마가 글래머샷이기에 던져진 주제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 어떻게 표현하는 게 재미있을까 여러 방향으로 고민했다. 전달 받은 레퍼런스를 분석해보니 스테레오타입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키기보다는 좀 더 오버해서 스테레오타입을 진하게 보여주는 게 흥미로울 듯했다. 고양이가 대중들에게 가진 ‘권력’을 귀족의 초상화처럼 묵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중후한 느낌으로 표현해 글래머샷에게 기대하는 발랄한 톤과 대비되는 느낌을 주는 게 주제에도 맞고 재미있을 거란 판단이 섰다. 퉁명스러운 고양이 얼굴을 따서 귀족인 양 보여주면 오히려 능청스러워 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무거운 톤을 피하고 싶다는 피드백을 듣고 방향성을 바꾸었다. 사실 이 부분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묵직한 톤을 빼고 지구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를 넣어, 고양이의 권력자적인 위치는 가져가면서 톤은 발달하게 보일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했다. 우리가 생각하던 고양이의 퉁퉁함에 피드백을 조합해 굿즈에 어울릴 만한 가볍고 발랄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 참고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고양이의 뾰루퉁한 표정이다!

고양이, cat, meme
도마뱀, 우주, space, cat

평소 팀으로 작업을 하면서 개인 작업과 상업 작업 간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려고 하진 않는다. 우리가 하는 작업 대부분은 누군가의 가족사진이 되다 보니 당사자와의 이견 조율은 언제나 필요하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 게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운 것 같아서 스스로 분류하는 것은 피하고 있다. 다만 굳이 구분되는 지점이 있다면 돈을 버는 작업과 돈을 쓰는 작업의 차이는 존재하는 것 같다. 이번 커미션 작업뿐만 아니라 모든 커미션 작업을 진행할 때 느끼는 부분인데, 아무래도 작업에 포함된 사람의 수가 많아지면 그로 인해 여러 단계의 소통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과 분업을 통해 작업을 하다 보니 서로의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오해 없이 이해하도록 소통하는 게 가장 어렵게 다가온다.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유실되거나 다르게 전달되기도 한다. 커미션 작업을 종종 받아서 진행하는 편인데, 이런 부분은 여전히 쉽지 않은 것 같다. 매번 느끼지만 우리의 의사소통 능력을 좀 더 성장시킬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글래머샷은 작업을 진행할 때 거창하게 의미를 부여하거나 포장하는 태도를 지양한다. 그렇다고 팀 자체가 무거운 것을 배척하고 가벼운 이미지들만 지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인위적인 걸 피하고 싶은 마음이 어떤 작업을 하든 항상 크게 다가온다. 보통 어떤 작업이 의미를 가지는 지점은 결과론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글래머샷으로서 하는 작업에는 의미보다 재미에 주로 관점을 두는 편이다. 재미의 나열이 우연히 의미를 찾아줄 순간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외부에서 보기엔 상당히 쓸모없고, 지속해서 진행할 가능성이 적은, 실험적인 것투성이라 앞으로 어떤 작업에 도전할지 아직 말하기 부끄럽다. 소식을 알릴 만한 정도가 된다면 공유하고 싶다!

촬영장, 고양이, 글래머샷
촬영장, 도마뱀, 글래머샷, 파충류
cat, 고양이, 케이지. 촬영장, photo

Glamour Shot 촬영 현장 © BeAttitude

Artist

글래머샷은 1980~1990년대 미국 감성을 베이스로 화려한 가족사진을 만드는 팀이다. 뮤지션,패션 브랜드,반려동물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과 ‘서울사진축제’(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9),  ‘을지판타지아’(C.ENTER 을지예술센터, 2021),  ‘To the moon’(윌링앤딜링, 2021) 등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glamour___shot

감각을 형태로 만드는 과정: ‘인양 Yin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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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이 만든 sonic nostalgia 키비주얼. 초록색 콩형태와 식물 형태가 얽혀있다.

Sound & Memory, YinYang인양,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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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에게 직접 의뢰한 아트 워크를 소개합니다

‘비오리지널’은 매거진 이슈의 테마에 맞춰 아티스트에게 작업을 의뢰하고 그 과정과 결과물을 살펴보는 섹션이에요. 첫 번째 이슈의 테마는 ‘소닉 노스탤지어Sonic Nostalgia’. 다양한 감각을 연결해 이미지로 표현하는 스튜디오 인양은 예측 불가능한 청각의 아름다움을 율동감 있는 작두콩이 오선지에 피어 나는 모습으로 표현했답니다. 이번 작업은 첫 번째 이슈의 키비주얼로 웹사이트 대문을 장식했고, 손에 잡히는 실크 스카프로도 만들어졌어요. 패브릭 포스터로 활용할 수 있는 실크 스카프는 오직 B(A)SHOP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인양YinYang’은 디자인과 개발을 함께 하는 스튜디오다. 이번 ‹비애티튜드› 이슈의 테마는 ‘소닉 노스탤지어.’ 비주얼 커미션 작업을 의뢰받았을 때, 기억이란 주로 이미지를 통해 환기되며 소리에서 받은 인상 역시 결국 이미지로 저장되니 그 번역 과정을 다루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평소에 읽었던 책이나 건너보고 들은 이미지, 이야기들이 주제에 따라 환기되어 떠오르고, 이들이 쉽게 다른 이미지와 이야기를 끌어들이며 우리 작업의 조력자 역할을 맡는 경우가 잦은 편이다. 이번에는 작곡가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일화가 떠올랐다. 그는 색과 청각을 동시에 느끼는 예술가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C장조는 흰색, A장조는 불그스름한 장밋빛, E장조는 반짝이는 사파이어 빛인 데 비해 E단조는 어두운 회청색으로 인식했다고 한다. 이번 테마는 소리에 대한 기억을 시각적으로 재현해야 하는 만큼 소리에서 색이 보이는 공감각적 관점으로 접근해보았다. 림스키코르사코프가 바로 색청(色聽, Coloured hearing)의 대표적인 경우로, 일정 음에서 색채를 느끼는 반응을 뜻한다. 이에 착안해 음이 색으로 전치되는 과정에 덧붙여, 그것이 악절과 악장으로 확장할 때의 생동감과 움직임을 담은 모양을 상상해보았다.

오선지 위에 음표가 그려져있다.
악보 위에 sound&memory 가 그려져있다.
초록색 강낭콩 엘리먼트이다.
악보 위에 초록색 강낭콩으로 sound&memory가 그려져있다.
식물 줄기와 열매 엘리먼트이다.
악보 위에 강낭콩 위에 식물 줄기도 엉켜있다.
푸른색의 꽃잎 엘리먼트이다.
악보 위에 강낭콩 위에 식물 줄기 위에 꽃잎이 있다.

아이디어가 명확하게 잡혀 콘셉트를 결정짓게 된 계기는 악보였다. 평소 미지의 언어라고 생각하던 악보의 형식에 대해 레퍼런스를 찾아보다 작곡가가 수기로 작성한 악보 초안을 보니 마치 식물의 씨앗을 흩뿌린 것처럼 다가왔다. 하나의 음에서 복잡한 선율로 발전하는 과정과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이 시각적으로, 그리고 맥락적으로 무척 닮았다고 느꼈다. 평소 주제와 느슨하게 연결된 이미지와 이야기를 어떻게 엮을지 고민하다 보면 이후의 과정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편이다. 우리는 눈을 감으면 시각을 차단할 수 있지만, 청각은 쉽게 막을 수 없다. 그렇기에 이미지와 달리 소리는 이를 받아들이는 정도를 조절하기 어렵다. 청각이 지닌 이런 통제 불가능성을 존중하며 자동으로 생성하고 자라는 유기체의 이미지를 만드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지지대, 지지선 등 물리적 구조물을 그리드 삼아 율동을 지닌 형상으로 자라나는 식물 덩굴이 떠올랐다. 운율에 따라 순간적으로 스치는 인상이 열매나 꽃봉오리와 같은 결실이 되어 덩굴 군데군데마다 산발적으로 맺히면 어떨까. 작업을 시작한 계절에 꽃을 피우던 작두콩을 바라보니 철망의 가로줄을 악보의 오선으로, 꼬투리 속 콩을 음표로, 얇은 곡선 줄기를 악상 기호 삼아 온몸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식물은 모양 그 자체뿐 아니라 소리와 이미지의 간극을 흐리게 이어주는 역할도 맡는다. 우리가 어떤 소리를 소음으로 느끼거나 언어로 받아들이거나 음악으로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식물로 보이는 우리 작업도 어떤 이에게는 작두콩 그 자체로, 다른 이에게는 ‘Sound & Memory’라는 말의 조형으로, 또는 연주할 수 없는 음악의 악보로 읽히길 원했다.

악보 위에 강낭콩 위에 식물줄기 위에 꽃잎 위에 열매까지 올라간 최종본이다.

평소 커머셜 작업과 개인 작업을 진행하면서 전자에서 자유가 주어질 때 평소에 실현해보고 싶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편이다. 하지만 작업의 규모가 클수록 주관적인 아이디어를 적용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서 각별한 아이디어는 디자인에서 아주 축소된 형태로 담기곤 한다. 그래도 어떤 성격의 일이든 최대한 ‘인양’다운 작업을 하려고 노력한다. 취향과 생각이 잘 통하는 클라이언트를 더 많이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이번에 ‹비애티튜드›와 함께 작업하면서 아이디어를 전개하는 과정이나, 예상과 기대에 맞춰 결과물을 관찰하는 과정이 본래 작업하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소리와 기억이라는 두 가지 다른 소재를 연결하는 주제 덕분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평소 창작자로서 타인의 생각을 모방하는 걸 경계한다. 그걸 피할 수 없을 때는 모방한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편이다. 앞으로도 ‹비애티튜드›를 비롯해 더 많은 이를 만나 특별하고 사려 깊은 작업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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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 디자인을 함께 하는 스튜디오입니다.

@yinyang.f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