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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02

고양이가 지구를 넘어서 우주를 정복하기까지

Writer: 글래머샷Glamour Shot
glaour shot,글래머샷, cat, 고양이, 밈, meme, stereotype, 스테레오타입

© Glamour Shot, BeAttitude

Be Original

아티스트에게 직접 의뢰한 아트 워크를 소개합니다

‘비오리지널’은 매거진 이슈의 테마에 맞춰 아티스트에게 작업을 의뢰하고 그 과정과 결과물을 살펴보는 섹션이에요. 두 번째 이슈의 테마는 ‘스테레오타입Stereotype’. 웹사이트 대문을 맡은 주인공은 바로 글래머샷입니다. 1980~90년대 가족사진 이미지를 시작으로 다양한 시대와 문화 코드를 혼해 작업하는 스튜디오죠. 스테레오타입을 재치있게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소재는 바로 고양이입니다. 뽀로통한 표정으로 지구에 군림하는 고양이와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고양이 성운, 그리고 떠다니는 게코 도마뱀까지, 귀여움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스테레오타입을 환상적으로 표현했어요.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이번 작업의 이모저모를 아티클에서 살펴보세요!

글래머샷은 1980~1990년대 가족사진 이미지를 기반으로 작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다양한 시대나 문화적 코드를 혼합해 작업하고 있다. 비애티튜드의 이번 이슈의 테마인 ‘스테레오타입’을 떠올렸을 때, 어떻게 해야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남들이 보기에 우리가 지닌 스테레오타입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평소 작업을 진행할 땐 전반적으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구체적인 주제나 결과물을 정해놓고 작업을 하진 않는 편이다. 틀을 잡고 작업한다기보다는 팀원끼리 의견을 교류하며 윤곽을 잡아간다. 이보라 팀원은 전체적인 그림을 구성하고, 한대웅 팀원은 구성한 그림 안에서 빛이나 원근감 같은 디테일 부분을 주로 담당한다. 두 사람의 의견이 서로 부딪힐 때가 상당히 많은데, 그럴 때마다 중간 지점을 조율해가며 작업을 진행한다. 주제에서 출발해 작업을 완성해나가기보다는 유머, 사실감, 시대감 등의 관점에서 각 요소를 실용적으로 조합해가며 만든 중간 이미지로부터 스토리를 찾는다. 그 후 스토리에 맞는 디테일을 추가하는 식으로 작업을 완성한다.

이번 커미션 워크의 경우, 스테레오타입이라는 테마가 글래머샷이기에 던져진 주제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 어떻게 표현하는 게 재미있을까 여러 방향으로 고민했다. 전달 받은 레퍼런스를 분석해보니 스테레오타입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키기보다는 좀 더 오버해서 스테레오타입을 진하게 보여주는 게 흥미로울 듯했다. 고양이가 대중들에게 가진 ‘권력’을 귀족의 초상화처럼 묵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중후한 느낌으로 표현해 글래머샷에게 기대하는 발랄한 톤과 대비되는 느낌을 주는 게 주제에도 맞고 재미있을 거란 판단이 섰다. 퉁명스러운 고양이 얼굴을 따서 귀족인 양 보여주면 오히려 능청스러워 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무거운 톤을 피하고 싶다는 피드백을 듣고 방향성을 바꾸었다. 사실 이 부분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묵직한 톤을 빼고 지구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를 넣어, 고양이의 권력자적인 위치는 가져가면서 톤은 발달하게 보일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했다. 우리가 생각하던 고양이의 퉁퉁함에 피드백을 조합해 굿즈에 어울릴 만한 가볍고 발랄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 참고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고양이의 뾰루퉁한 표정이다!

고양이, cat, meme
도마뱀, 우주, space, cat

평소 팀으로 작업을 하면서 개인 작업과 상업 작업 간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려고 하진 않는다. 우리가 하는 작업 대부분은 누군가의 가족사진이 되다 보니 당사자와의 이견 조율은 언제나 필요하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 게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운 것 같아서 스스로 분류하는 것은 피하고 있다. 다만 굳이 구분되는 지점이 있다면 돈을 버는 작업과 돈을 쓰는 작업의 차이는 존재하는 것 같다. 이번 커미션 작업뿐만 아니라 모든 커미션 작업을 진행할 때 느끼는 부분인데, 아무래도 작업에 포함된 사람의 수가 많아지면 그로 인해 여러 단계의 소통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과 분업을 통해 작업을 하다 보니 서로의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오해 없이 이해하도록 소통하는 게 가장 어렵게 다가온다.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유실되거나 다르게 전달되기도 한다. 커미션 작업을 종종 받아서 진행하는 편인데, 이런 부분은 여전히 쉽지 않은 것 같다. 매번 느끼지만 우리의 의사소통 능력을 좀 더 성장시킬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글래머샷은 작업을 진행할 때 거창하게 의미를 부여하거나 포장하는 태도를 지양한다. 그렇다고 팀 자체가 무거운 것을 배척하고 가벼운 이미지들만 지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인위적인 걸 피하고 싶은 마음이 어떤 작업을 하든 항상 크게 다가온다. 보통 어떤 작업이 의미를 가지는 지점은 결과론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글래머샷으로서 하는 작업에는 의미보다 재미에 주로 관점을 두는 편이다. 재미의 나열이 우연히 의미를 찾아줄 순간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외부에서 보기엔 상당히 쓸모없고, 지속해서 진행할 가능성이 적은, 실험적인 것투성이라 앞으로 어떤 작업에 도전할지 아직 말하기 부끄럽다. 소식을 알릴 만한 정도가 된다면 공유하고 싶다!

촬영장, 고양이, 글래머샷
촬영장, 도마뱀, 글래머샷, 파충류
cat, 고양이, 케이지. 촬영장, photo

Glamour Shot 촬영 현장 © BeAttitude

Artist

글래머샷은 1980~1990년대 미국 감성을 베이스로 화려한 가족사진을 만드는 팀이다. 뮤지션,패션 브랜드,반려동물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과 ‘서울사진축제’(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9),  ‘을지판타지아’(C.ENTER 을지예술센터, 2021),  ‘To the moon’(윌링앤딜링, 2021) 등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glamour___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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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i-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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