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오브서울Piece of Seoul’은 대중음악평론가 김윤하 님이 새롭게 발매한 한국 대중음악 앨범 중 가장 인상 깊은 피스를 꼽고, 해당 뮤지션과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피스오브서울에서 피스는 조각(piece)이면서 동시에 평화(peace)를 뜻합니다. 지금 한국에서 태어난 새로운 음악의 조각과 여기에서 길어 올린 마음의 평화를 뮤지션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열한 번째 피스의 주인공은 작년 혜성처럼 나타난 4인조 밴드, 유령서점 @ghost_bookstore_official입니다. “그동안 내가 한국 인디 음악에서 사랑했던 모든 에센스가 담긴 곡”이라는 윤하 님의 고백을 들으면, 그들을 이해하기 더욱더 쉬우려나요. 비단 이런 극찬이 아니더라도, 유령서점의 노래는 마음속에서 웅성웅성 피어오르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성에 스며들도록 고조하는 묘한 힘을 가졌습니다. 앞길 무서울 것 없는 풋풋한 패기와 음악 하나만으로도 모든 세상을 가진 듯 탐스럽게 기뻐하는 순수한 열정은 보는 이를 미소 짓게 만들고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날 것 그대로 생생함이 마치 디스플레이를 뚫고 나올 듯하더군요. 앞으로가 더욱더 기대되는, 그래서 꼭 공유하고만 싶은 유령서점의 이야기를 BE(ATTITUDE) 웹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유령서점 멤버 프로필. 왼쪽부터 김이미르, 디디, 강다니엘, 김수
새로운 음악을 찾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당신 주위에 있는 가장 믿음직한 리스너listener의 플레이리스트를 부지런히 훔쳐보는 것이다. 음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숨겨왔던 비밀을 들켰다고 생각할 만큼 오랫동안 검증된 방법이니 믿어도 좋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음흉한 목적을 가지고 팔로우하던 이들의 2024년 피드와 스토리에서 유독 자주 등장한 음악인은 밴드 ‘유령서점’이었다. 첫 싱글 ‘별의 피가 흐르는 아이들’로 오랜만에 가슴이 저밀 정도의 그리운 기분에 빠졌다가 밖에 나오고 나니, 밴드의 행보에 도저히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10월 발표한 EP ‹유령서점›은 첫 싱글에서 느껴지던 진한 슈게이즈shoegaze와는 사뭇 다른 다양한 향과 맛을 가진 결과물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다. 어제는 밴드의 시대가 왔다고 했다가 오늘은 또 그게 아니라고 하는 소란스런 세상 속에서 태어난 순도 높은 서정. 2025년 첫 ‘피스오브서울’은 그렇게 지금 한국에서 자기식대로 제일 재미있어 보이는 밴드를 만나고 싶었다. 예상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첫 앨범이 나오고 5개월 정도가 지났어요. 어떻게, 세상이 좀 변했나요?
김수: 저는 이미 다른 이름으로 앨범이나 싱글을 낸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경험상 이걸 낸다고 뭔가 달라질까, 생각하는 편이었어요. 사실 이번 EP도 그랬어요. 이걸 낸다고 사람들이 들어줄까, 좋아할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점점 또 점점 반응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스포티파이 같은 곳의 숫자도 자주 체크하는 편인데, 청취자 수 오르는 게 숫자로 보이니까 이제 좀 실감이 나요. ‘사람들이 진짜로 들어주고 있구나, 뭔가 달라지고 있구나’ 싶었어요.
유령서점의 첫 EP ‹유령서점› 앨범 커버
각자 나름의 음악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고 알고 있어요.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김이미르: 저는 우선 힙합으로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헝거노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어느 날 ‘이제 힙합은 그만하고 밴드 음악을 해보고 싶다, 그게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기 강다니엘이랑 ‘햄스터 파우더 클럽Hamster Powder Club’(이하 햄파클)이라는 밴드를 하다가 어느 날 또 그만하고 싶어진 거예요. (웃음) 그래서 취업하자고 마음먹고 간 학원에서 운명처럼 김수를 만났습니다. 2022년쯤이었는데, 게임 음악을 배우려 게임학원에 등록했거든요. 그런데 마침 김수도 그때 울산에서 서울로 상경을 해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너 음악 했다며?” 같은 말로 대화를 시작하다가 친해져서 서로의 작업물을 공유했는데, 자연스럽게 “그럼 심심한데 한 곡 같이 해볼까?”로 시작한 게 유령서점이에요.
‘유령서점’(2024) MV
‹유령서점› 앨범 내부와 속지
유령서점 아이덴티티 및 심벌
힙합하다가 밴드 음악으로 넘어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김이미르: 안 그래도 다들 물어보시더라고요. 힙합할 때도 힙합만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다른 음악도 다양하게 좋아했죠. 그런데 당시 제가 하던 힙합이 좀 ‘빡센’ 장르라서 그런지, 다른 음악을 곁들여서 하기엔 좀 어렵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갇히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다른 걸 하려면 힙합을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르적으로 고립되는 것 같더라고요.
김수: 저는 유튜브에 혼자 커버 곡을 올리면서 시작했어요. 비트 만드는 프로듀서의 연락을 많이 받았는데요. 예전에 BAU와 함께 냈던 시티팝 스타일 EP 앨범도 그렇게 나왔어요. 퀄리티도 그렇고 너무 아기 같은 느낌이라 사실 저에겐 좀 부끄러운 작업물이긴 한데, 그래도 제가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출발점이라는 데 의미가 있죠. 당시 작업하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결과물도 그렇고 마음이 좀 힘들어서 음악을 그만해야 하나, 생각도 잠깐 했어요. 그런데 다른 것보다 밴드가 너무너무 하고 싶은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밴드 형태의 음악을 정말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서울에 올라가서 밴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대학 졸업 후 취업 핑계로 서울에 올라가서 학원 다니며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는 나름의 계획을 세웠어요. 제 원래 전공은 전자공학이거든요.
김이미르: 이건 위장 취업도 아니고 위장 취업 준비네요. (웃음)
디디: 저는 정말 그냥 집에서 혼자 기타 치는 애였어요. 실용음악학원 다니면서 취미로 자기가 좋아하는 밴드의 기타 세션 배우는 사람 있잖아요. 심지어 기타 치는 걸 찍어서 어디에 올리지도 않았어요. 그러다가 친구가 햄파클의 베이시스트로 들어가게 된 거예요. 나중에 알았는데, 그때 친구가 이미르한테 제 얘기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햄파클 공연을 보러 갔다가 갑자기 이미르가 “얘(김수)랑 밴드 하나 새로 시작하는데, 들어와서 기타 치실래요?’ 하는 거예요. 그때가… 제가 기타 친 지 2년 좀 넘었을 때였어요. 그래서 “저 그 정도 아니에요. 한 4년 더 기다리셔야 해요.” 하고 한 번 거절했어요. 그런데 몇 달 후 “저희 쪽 기타가 아직 공석인데 같이 하실래요?” 다시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그냥 해볼까?’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유령서점 멤버 프로필. 왼쪽부터 디디, 김이미르, 김수, 강다니엘
유령서점 멤버 프로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디디, 강다니엘, 김이미르, 김수
디디 님의 가능성을 알아차렸나 봐요.
김이미르: 맞아요! 사실 기타를 잘 쳐서 영입했다기보다는, 어느 공연장에 가나 디디가 항상 자리에 있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고,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저런 사람이 밴드를 하면 엄청 열심히 하기 때문에 금방 늘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역시나 엄청 빨리 늘고 있습니다.
김수: 저는 디디의 아이코닉한 외모도 좋았어요. 스타일이 너무 멋있잖아요. 저희 음악이랑 잘 맞을 것 같았어요. (웃음)
확실히 여기서부터 이미르 님이 실질적인 실무를 담당하고 김수 님이 전체 큰 그림을 보는 느낌이 있네요. 저도 두 분 촉에 굉장히 공감하는 게, 처음 유령서점의 음악을 들었을 때 기타가 유독 귀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기타 톤에서 뭔가 전문적으로 배운 게 아니라, 과거 야생에서 길어온 향취가 느껴지는 까닭인지 싶기도 하네요.
강다니엘: 대학생 때 실용음악을 전공했기 때문에 싱어송라이터 친구들 세션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팬데믹이 터진 거죠. 뭘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개인적으로 알던 햄파클 리더 형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합주 영상을 보게 됐어요. 그런데 드러머가 없는 거예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혹시 같이 해보실래요?” 물어봐서 처음엔 세션으로 시작했다가 멤버로 합류하게 됐죠. 그렇게 활동하던 중 군대에 가게 됐는데, 다녀오고 나니까 유령서점이라는 새로운 밴드가 생겨 있더라고요. 그런데, 또 드럼 자리가 비어 있는 거예요. (웃음) 그래서 또 함께 하게 됐습니다. 전 개인 활동도 하는 편인데요, 1월에 ‹매일의 여행›이라는 첫 개인 EP를 냈고, DCT라는 재즈 밴드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DCT도 3월에 첫 앨범 ‹Inspiration›이 나왔습니다.
‘유령서점’(2024) MV 스틸컷 중 김수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유령서점의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오랜만에 귀가 아닌 가슴이 울리는 음악을 만난 기분이 들어서 더욱더 특별했던 기억이 있어요. 작년 초여름쯤 ‘별의 피가 흐르는 아이들’을 우연히 지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접하고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거든요. 그동안 제가 한국 인디 음악에서 사랑했던 모든 에센스가 담긴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멤버분들 모두 굉장히 다양한 음악적 자양분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국내 인디 음악도 많이 들으세요?
강다니엘: 그럼요. 요즘 봉제인간의 곡을 진짜 많이 들어요. 오늘 아침 샤워하면서도 들었어요. 음악하는 설렘이 느껴지는 음악이 좋아요.
디디: 전 포스트 록이랑 슈게이즈를 좋아해서 비둘기 우유와 프렌지 좋아해요. 옛날 팀 중에는 데이드림을 엄청 좋아했고 최근에는 밴드 사막꽃을 자주 들어요. 사실 제가 진짜 좋아하는 장르는 90년대 브릿팝인데요. 블러Blur, 스웨이드Suede 같은 팀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사운드는 ‘매드체스터Madchester’에요. 좋아하는 밴드를 딱 하나만 말하라고 한다면, 스톤 로지스The Stone Roses를 꼽겠어요.
김이미르: 저는 좀 아기자기한 거 좋아해요. 최근에는 프랭키 코스모스Frankie Cosmos를 많이 좋아했고요. 아이슬란드 밴드들도 좋아요. 국내 인디 밴드 중에는 녹이녹NokENok 좋아합니다. (일동 동의) 친하기도 하고요.
디디: 녹이녹 진짜 좋아요. 야자수도 좋아해요!
김수: 전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말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혹시 제 음악에서 그 음악이 느껴질까 봐 걱정 아닌 걱정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제 가슴을 항상 뛰게 하는 장르는 인스트루멘틀 록instrumental rock인 거 같아요. 일본 포스트록 밴드 중 테té를 정말 좋아해요. 보컬 없이 폭발적인 에너지를 들려주는 곡을 들을 때면, ‘나고 이런 거 하고 싶다’란 충동이 가장 많이 드는 것 같아요. 제가 오타쿠 출신이라 애니메이션 OST도 많이 들었답니다. 아, 물론 지금도 오타쿠입니다. (웃음)
‘유령서점’(2024) MV 스틸컷 중 김이미르
‘유령서점’(2024) MV 스틸컷 중 강다니엘
각자 캐릭터가 확연히 다른데 그게 또 유령서점의 독특한 매력을 만드는 것 같아요. 유령서점의 정확한 시작은 지난 2022년이라고 보면 될까요?
김이미르: 그렇죠. 2022년 저랑 김수가 만나서 곡을 계속 같이 만들다가 자연스럽게 라이브가 하고 싶어서 멤버들을 찾게 됐거든요. 2023년 2월 연남동 채널1969에서 미역수염과 햄파클이 함께한 공연이 열렸는데요. 그때 놀러 온 디디를 발견했어요. 현장에서 바로 첫 영입 시도를 했죠.
강다니엘: 처음에는 세션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2024년 7월쯤인가요. 다음 달에 기획하는 공연이 하나 있다고 이미르에게 연락이 와서 보내준 노래를 듣는데, 다 너무 좋은 거예요. 처음 음악을 들은 순간부터 멤버로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첫 합주를 마친 후, “혹시 드러머 아직 구하고 있냐, 아직이면 내가 멤버로 들어가도 되냐?” 먼저 물어봤어요. 근데 아직 잘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 뒤로도 한참 마음을 졸였어요. 진짜 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합주를 끝내고 연습실에서 나오면서 이미르한테 멤버들에게 한 번만 더 얘기해 줄 수 있냐고 졸랐어요. 저 아직도 날짜를 기억해요. 7월 20일. (웃음) 이미르가 카카오톡 단톡방에 한 번 이야기해 본다고 하더니, 결국 그날 영입 결정이 났습니다. 스스로 삼고초려를 했죠. (웃음)
디디: 저도 유령서점 곡들을 처음 듣자마자 ‘이건 내가 하고 싶다’ 생각이 들었어요.
‘유령서점’(2024) MV 스틸컷 중 디디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결국에는 김수 님의 음악이 가진 매력이 결국 유령서점이란 팀을 탄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김수 님이 만드는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이 뭐였나요?
강다니엘: 제 첫 기억은 ‘봄노래’인데요. 듣는 순간 뭐랄까, 신기한 기분이었어요. 연주 장면을 상상해 보니까, 제가 학교에서 배운 재즈 언어도 마음껏 쓸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인트로가 지나간 후 테마가 확 바뀌거든요. 엄청나게 폭발적인 사운드가 쏟아지는 그 순간, 완전히 매료되던 기억이 나요.
김이미르: 전 아직도 기억 나는 사건이, 김수가 그동안 만든 노래를 보내준 적이 있어요. 압축파일을 풀어보니까, 거의 한 3~40곡이 있는 거예요. (웃음) 우선 침착하고 한 곡씩 천천히 듣는데 ‘이건 미쳤다’ 싶더라고요. 거짓말처럼 모든 곡이 좋았어요. 특히 ‘이건 내가 지금 빨리 녹음해서 보내야지’ 싶어서 바로 작업해서 보낸 곡이 이번 EP ‹유령서점›의 마지막 곡 ‘Sailor’였어요.
디디: 저도 ‘봄노래’를 좋아해요. 어느 날 김수가 합주하다가 “이거 이렇게 만들었어.” 하고 들려주는데, 듣고 나니 소름이 돋았어요. 아직 곡이 미완성이었거든요. 그런데도 “들어봐”하고 틀어주는데 바로 ‘와, 천잰가?’ 생각했답니다. (웃음)
‘봄노래’(2024) 커버 이미지
‘봄노래’(2024)
그런 ‘천재’ 김수 님은 본인 곡 중에서 어떤 곡을 제일 좋아하세요?
김수: (웃음) 저도 ‘봄노래’가 지금까지의 곡 중 제일 잘 만든 것 같아요. 사실 기타에 대한 지식이 지금보다 부족한 상태에서 만들었는데요. 녹음이나 연주도 그렇고 아직 아무것도 정돈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곡을 만든 저 자신이 좀 신기했어요. 어깨도 으쓱해지고. (웃음) 이제는 아무리 마음대로 해도 그런 러프한 느낌은 안 나올 것 같아요. 저도 이제 학습이라는 걸 좀 해버렸거든요. ‘봄노래’는 만들 때 나름의 사연도 있었어요. 맨 앞 인트로 리프 부분만 만든 후 되게 오래 묵혀놨었는데, 어느 날 이걸 좀 발전시켜 봐야겠다 싶더라고요.
김이미르: 그 구성은 사실 저희가 탕후루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만들었어요. (웃음) 김수와 제가 한 1년 정도 홍대에 있는 탕후루 가게에서 함께 일했거든요. 일하는 틈틈이 김수가 다음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고민하던 기억이 아직도 나요. 탕후루 가게에서 유령서점 회의를 많이 했죠.
혹시 그러려고 일부러 함께 일하신 거예요?
김수: 아뇨. 그냥 아는 분이 꽂아주셔서… (웃음) 저희 앨범 커버 만들어준 친구도 같이했어요. 셋이 함께 일하면서 많이 친해졌죠.
김이미르: 탕후루 가게 스피커로 모니터링하면서 ‘이 곡 다음은 어떻게 갈까?’ 고민하고 영수증에 구성 짜고…
김수: 헝그리 정신이 있었죠. (웃음) 저희 팀이 좀 독특한 게, 라이브는 다 함께 만들어 가는 느낌이지만 음원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다 맞춰주는 편이에요. 저랑 이미르가 곡 얼개를 다 짠 후에 “자, 여기에 여러분의 색깔을 넣어주세요” 하는 거죠. 그래서 듣는 분에 따라서는 레코딩과 라이브가 많이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것저것 도전하는 중이니까요.
디디: 전 라이브할 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펙터를 다 쓸 수 있어서 좋아요. (웃음)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부분에서 밴드라는 형태를 실험 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이것저것 도전하면서도 절대 변하지 않는 유령서점의 중심은 무엇일까요?
김이미르: 중심은 무조건 김수. 김수만이 가진 가사와 목소리의 힘이 진짜 커요. 아마 멤버나 작업 스타일, 장르가 싹 바뀌더라도 김수가 있는 한, 유령서점은 바뀌지 않을 거예요. 아, 물론 밴드를 나갈 생각은 없습니다. (웃음)
디디: 김수의 천재성. 수가 만들어서 가져오는 게 너무 다 좋아요. 수가 하자는 대로 하면 반응도 다 좋아요. 그래서 그냥 수 믿는 게 좋아요.
강다니엘: 실용음악과를 나와서 그런지, 정형화된 음악에 대한 느낌을 너무 잘 아는 편인데요. 유령서점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런 정형성이 하나도 없고, 오히려 다 깨부수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좋았어요.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지점이에요.
김이미르: 사실 곡도 그렇지만 악기 레코딩을 하나부터 열까지 김수가 다 혼자 작업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해당 곡에서 김수가 전달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에 최대한 집중해서 이를 더욱더 잘 보여주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아마 그게 유령서점이라는 밴드의 핵심 아닐까 싶어요.
지금 거의 ‘김수 부흥회’ 같은 분위기인데요. (웃음) 이쯤에서 김수 님이 처음 어떻게 곡을 쓰게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네요.
김수: 예나 지금이나, 시간 날 때마다 늘 곡을 쓰는 편이에요. 좋은 음악을 듣다 보니, ‘나도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죠. 중학생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밴드 음악을 듣기 시작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기타로 곡을 카피하고 커버를 시도해 봤어요. 그러면서 음악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점점 알게 되고, 지식도 자연스럽게 쌓이더라고요. 이를 바탕 삼아 통기타로 간단한 코드를 진행하며, 뭐랄까… 중학생스럽게, 조금 오글거리는 가사를 붙여서 곡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그때 만든 노래들은 대부분 오래전 휘발됐지만 유일하게 세상에 나온 노래가 ‘별의 피가 흐르는 아이들’이랍니다. 그래서 다른 곡과는 다르게, 가사가 유난히 웅장하고 거창한 이유 아닌가 싶어요.
‘별의 피가 흐르는 아이들’을 중학생 때 썼다니 정말 놀랍네요. 평소 곡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세요?
김수: 주로 제가 살면서 느끼는 살짝 우울한 감정에서 출발해요. 저는 제 감정이나 마음을 정확히 모르겠어요. 기쁘지만 슬프고, 불안하기도 한 혼란스러운 마음이 작업의 가장 큰 출발점이에요. 예를 들어, 제 생일이 다가오면 기쁘면서도 뭔가 그날을 특별하게 보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슬픈 기분이 들곤 하잖아요. 버스를 타거나, 길에 버려진 낡은 의자를 보는 등 별것 아닌 순간에도 자잘한 생각이 들 때가 많아서, 그런 감정을 잘 기억하고 있다가 음악으로 표현해요. 요즘은 곡도 곡이지만 라이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저희를 보러 와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중인데, 혹여 실망하거나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면 안 되니까요.
‘별의 피가 흐르는 아이들’(2024)
라이브 이야기라면 역시 멤버들을 빼놓을 수 없죠. 김수 부흥회의 막간 타임으로, 유령서점 맴버들이 지닌 플레이어로서의 매력에 대한 김수 님의 생각이 궁금해지네요.
김수: 다니엘은 제게 과분할 정도로 드럼을 무척 잘 치는 친구예요. 안정적이면서 동시에 틀에 박히게 연주하는 사람이 아니죠. 재즈맨 출신답게 변주를 자연스럽게 잘해요. ‘봄노래’ 같은 곡에서 살포시 나는 재즈 드럼 향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이미르는 사실 유령서점을 시작하고 베이스를 처음 연주하기 시작했어요. 원래 기타 치고 곡 쓰던 사람이라 그런지, 베이스 리프를 만들 때도 특유의 멜랑콜리한 느낌이 섞여서 너무 좋아요. 더불어 다니엘과 합을 맞춘 지도 오래됐는데요, 두 사람 손발이 아주 척척이라서 밴드 사운드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디디는 라이브 공연 때 존재감이 정말 큰 멤버예요. 제가 유령서점 음악을 만들 때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이 사실 리드 기타거든요. 제가 원하는 느낌을 잘 살려주기를 은근히 바라면서 곡을 쓰게 되는데, 그때마다 디디는 기타가 돋보이는 다양한 사운드를 항상 준비해 온답니다. 들려주는 것마다 특이하고 좋아서, 제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즐겁고 고마워요. 유령서점 라이브의 묘미를 살리는 건 디디 몫이에요.
디디: 제가 아직 요령이 없어요. 사실 “왜 이렇게 기타 못 치냐?” 욕먹을 각오로 시작했는데, 아직 그런 얘기를 들어보지 못해서 신기해요. 슬슬 들려올 법도 한데… (웃음) 그래서 가끔 저한테 “기타 톤 너무 좋다. 소리 어떻게 잡냐?’ 물어볼 때마다 대답할 거리가 없어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쳐보는 게 다거든요. 별다른 기술도 없고요. 그래서 요즘은 그런 질문 받으면, 그냥 “좋은 기타에 비싼 이펙터 쓰면 이런 소리가 나요.”라고 해요. (웃음)
‘딜레이 릴레이 슈게이즈 페스티벌 2025’, 2025
‘딜레이 릴레이 슈게이즈 페스티벌 2025’, 2025
그렇게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고 말하는’ 밴드 유령서점의 첫 앨범 ‹유령서점›입니다. (웃음) ‘별의 피가 흐르는 아이들’로 유령서점에 입문한 입장에서, 첫 곡 ‘개똥벌레’는 꽤 의외의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베이스로 시작하는 인트로도 그렇고, 명징한 기타 솔로도 그렇고, 은근히 전략적이랄까요. 실제 그렇게 노린 부분이 있나요?
김수: 사실 ‘별의 피가 흐르는 아이들’은 제일 먼저 작업이 끝나서 자연스레 발표한 곡이에요. 우연히 슈게이즈 붐 비슷한 게 소소하게 와서 흐름을 잘 탔죠. 그래서 EP 앨범의 곡 순서를 정할 때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슈게이즈라는 딱지가 붙었지만, 원래 제가 주로 쓰는 곡은 ‘성장통’이나 ‘개똥벌레’처럼 좀 더 ‘짜글짜글하고 클린한 톤’의 음악이거든요. 이걸 갑자기 대중에게 공개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이 들더라고요. ‘혹시 사기당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웃음) 그러다 그냥 ‘에라 모르겠다. 놀란다면 놀라라지!’ 하는 마음으로 정한 첫 곡이 ‘개똥벌레’였어요. ‘Sue’와 더불어 ‘개똥벌레’는 제가 비교적 최근에 만든 노래입니다. 나머지 곡은 제가 굉장히 어렸을 때 만든 곡을 편곡해서 실었고요. ‘개똥벌레’를 만들 때 제가 개러지나 펑크스러운 에너지에 꽂혀 있었는데요. 그런 느낌을 잘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신나게 썼는데, 저희 이미지와도 잘 맞는 것 같아요.
김이미르: 방금 김수가 말한 두 곡만 제가 예전에 받았던 압축파일에 없었어요. 저도 ‘개똥벌레’가 좋은 게, 발랄하고 화려한 느낌에 가까운 곡이지만 실제 노래하는 김수는 되게 무표정한 느낌으로 담담하게 대하거든요. 딱 유령서점 느낌이 나는 곡 같아요. 뒤에서 우당탕탕하는 구성도 그렇고, 뭔가 좀 모순적이고 특이한 곡이죠.
‘개똥벌레’(2024) MV
‘Sue’(2024)
앨범에 담긴 노래들을 들으면 들을수록, 뭔가 특정 장르로 퉁치기 힘들다는 생각이 강해지더라고요. 마지막 곡인 ‘Sailor’는 드림팝 느낌이 무척 강하기도 하고요. 혹시 이번 앨범에 전반적인 통일감을 주기 위해서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을까요?
김이미르: 말씀하신 것처럼 곡마다 스타일이 꽤 달라서 오히려 통일감을 억지로 주는 게 더 어려울 것 같았어요. 차라리 각 곡이 지닌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식으로 접근했죠. ‘Sue’ 같은 경우는 빈티지한 느낌의 슈게이즈 스타일로 뽑으면 어떨까 싶어서, 보컬도 최대한 빈티지한 느낌으로 작업했어요. 반면 ‘개똥벌레’나 ‘성장통’ 같은 곡은 최대한 깨끗하게 들릴 수 있도록 노력했고요.
디디: 근데 전 ‘Sue’를 슈게이즈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라이브할 때는 저 혼자 서프록이라고 해석하며 치고 있답니다.
‘성장통’(2024) MV
‘Sailor’(2024) 커버 이미지
‘Sailor’(2024) MV
잠시만요, 여러분. 지금 얘기하면서 너무 즐거워 보이는 거 혹시 알고 계신가요? 밴드 하는 게 그렇게 재밌나요? (웃음)
디디: 진.짜. 재미있어요. 할 수 있으면 무조건 해! 집에서 기타 치면 그냥 음원 틀어 놓고 앰프도 못 쓰고 혼자 하잖아요. 그런데 밴드로 활동하면 진짜 드러머, 진짜 보컬, 진짜 베이스, 진짜 앰프… (웃음) 밴드 하기로 한 건, 제가 살면서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믿어요. 진짜 너무 재미있어요! 특히 제가 합주를 엄청나게 좋아하기 때문에, 마음 같아서는 다들 집 가까우면 맨날 하고 싶어요.
김이미르: 다행이네. (웃음) 다행히 저도 너무 재미있어요. 밴드 활동을 하면서, 지금 저희가 하는 인터뷰처럼 전에 없던 기회가 점점 생겨난다는 점도 한몫하고요. 음악 만들고 공연하는 것 말고도 따라오는 부수적인 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암튼 이런 게 조금씩 딸려 오는 상황이 신기하면서 재미있어요. 물론 힙합할 때도 없었던 건 아닌데요. (웃음) 그때는 뭔가 빈틈없이 한 마디 한 마디 신중하고 똑 부러지게 대해야 한다는 강박이 심했어요. 지금은 너무나도 가볍고 편해요. 아마도 저라는 사람은 밴드 안에서 자신을 보여주는 게 더 편한가 봐요.
강다니엘: 저는 보통 세션으로 공연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소속감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에 무척이나 목말라하던 중이었어요. 유령밴드의 멤버가 되면서, 소속감과 끈끈한 동료애가 생긴 게 너무 좋아요. 밴드로 활동하면서 전에 없던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진짜 나를 찾는 여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여튼 밴드 하기 진짜 너무 잘했어요. (웃음)
디디: 그리고 밴드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 밴드 활동하면 여러분이 공연 보러 다녔던 팀과 함께 공연할 수 있답니다. 리허설도 모두 볼 수 있어요! (웃음) 그래서 저는 합동 공연을 할 때, 매번 오프닝 시켜주면 안 되냐고 물어봐요. 첫 팀으로 하면, 저희 무대를 끝내고 다른 밴드 공연을 마음 편히 볼 수 있으니까요.
김수: 저도 재미있어요. 저는 밴드 하는 게 꿈이었던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이젠 꿈을 잃어버린 사람이 됐네요. 꿈을 이루어버렸으니까. 그래서 이제는 더욱더 꿈을 발전시켜 보자는 마음이 커지면서, 밴드와 음악에 많이 진지해졌어요. 재미도 재미지만,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로 대해야겠다는 생각도 자주 하고요.
강다니엘: 너무, 너무 하고 싶어요. 제가 사실 록 입문한 지가 얼마 안돼서, 록 페스티벌을 한 번도 못 가봤어요. 여태 재즈 페스티벌만 갔거든요. 올해 ‘인천팬타포트 락 페스티벌’ 개최 20주년이라고 해서, 이번에는 캠핑장을 예약해 즐겨볼까 생각하고 있답니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부산국제록페스티벌’도 너무 가보고 싶어요.
아니, 지금 너무 관객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거 아닌가요? (웃음)
강다니엘: 죄송합니다. 너무 신나서 저도 모르게 그만… (웃음) 얼마 전에 반스 코리아 주최로 ‘올드 스쿨 블록 파티’에 출연했는데요. 저희 차례 뒤로 미국 인디 록 밴드 파라노이즈The Paranoyds가 공연을 했어요. 그때 관객분들이 엄청 신나게 슬램slam을 하시길래, 저도 눈이 뒤집혀서 막 뛰어들었던 기억이 아직 몸에 남아 있어요. 정말 너무 재미있었어요. 올해 록 페스티벌이 그래서 더 기대되나 봐요.
여러분은 지금, ‘강다니엘의 록 입문기’를 듣고 계십니다. (웃음) 그럼 만약 무대에 직접 서게 되면 어떨 것 같아요?
강다니엘: 만약 무대에 설 수 있다면… 전 완전 펑펑 울 것 같아요.
디디: 늦었어, 늦었어. 가서 슬램이나 해. (웃음)
질문을 약간 바꿔볼게요. 올해 꼭 가보고 싶은 페스티벌을 꼽는다면요?
디디: 라인업 보고요. 저는 페스티벌 갈 때 라인업이 진짜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블라인드 티켓 같은 건 잘 안 사는 편이에요.
반스 코리아에서 주최한 ‘올드 스쿨 블랙 파티’, 2025
반스 코리아에서 주최한 ‘올드 스쿨 블랙 파티’, 2025
저기요… 보러 가는 것 말고, 무대에 서는 거요.
디디: 아, 저희가 공연하는 거요?
김이미르: 아까부터 계속 그 질문이었다고. 처음부터 그 질문이었어. (웃음)
디디: 아, 그거라면 어디든! 어디든 불러주시면 무조건 갑니다!
강다니엘: 저희가 아직 페스티벌에 서 본 적이 없어가지고, 아예 경계가 없네요. 어디든 불러주시면 당연히 무조건 갑니다.
김수: 현실적으로 올해는 ‘펜타 슈퍼루키’ 같은 페스티벌 루키 프로그램에 지원해 무대에 서는 게 유일한 방법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해외 투어를 해보고 싶답니다. 페스티벌도 페스티벌이지만, 작은 클럽들 도는 해외 투어요. 태국이나 대만 같은 동남아시아 쪽에 관심이 많아요. 요즘 그쪽에 좋은 밴드들이 진짜 많더라고요.
김이미르: 최근 태국과 대만에서 저희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어요. 그래서 더 관심이 생긴 것도 있답니다. ‘대체 우리를 왜 좋아해 주시는 걸까? 어떤 결이 비슷한 걸까?’ 하고요. 얼마 전에는 홍콩 쪽에서 저희 EP 앨범을 재입고해 줄 수 있는지 연락이 왔어요. 중화권으로 조금씩 알려지고 있나…
공상온도에서 열린 유령서점 공연, 2024
공상온도에서 열린 유령서점 공연, 2024
정말 즐겁고 귀엽게 신인 밴드의 나날을 만끽하고 계신 것 같아서, 제 마음이 다 좋습니다. 올해 안으로 정규 앨범 발매를 계획 중이라고 들었어요. 살짝 스포해 주실 수 있나요?
김수: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데모도 거의 나왔고, 이제 곡들만 완성하면 돼요. 정규 앨범은 아마 EP보다 어두운 느낌일 것 같아요. 지난 2월 ‘바보’라는 싱글을 냈는데요, 갑자기 어두운 앨범을 내면 놀랄까 봐, 뭔가 연결 지점이 될 만한 힌트를 드리고 싶어서 발표한 곡이기도 해요. 원래 다른 싱글을 낼까 했는데 너무 어둡다는 반응이 많아서 적당한 톤으로 골랐습니다. 혹시 ‘바보’가 별로 어둡지 않다고 느낀 분들에게는, ‘가오’ 있는 앨범이 될 거라고 설명 드려볼게요. (웃음)
‘바보’(2025) 커버 이미지
‘바보’(2025)
기대됩니다. 유령서점의 노래를 듣다 보면 ‘홀로 있지만, 영원히 홀로이고 싶지는 않은 사람들의 노래’라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아마 노랫말이 가진 특유의 감성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앞으로 유령서점을 통해 어떤 음악을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세계를 만들어 가고 싶으세요?
김수: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이런 좀 모호하고 어쩔 줄 모르는 듯한 느낌을 담은 노랫말을 써나갈 것 같아요. 제 노랫말을 듣거나 보는 분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도록 돕고 싶어요. 이야기를 선물하기보다, 이야기를 담는 바구니를 선물하는 거죠. ‘당신이 느끼는 느낌과 세계를 마음대로 담아가시라’는 마음으로요.
김이미르: 저는 그게 왜곡 없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디디: 전 그냥 수를 믿고, 앞으로도 재미있게 라이브하고 싶어요.
강다니엘: 저도 그저 수를 믿습니다.
Artist
유령서점(@ghost_bookstore_official)은 2022년 말, 김수(기타, 보컬)와 김이미르(베이스, 보컬)가 만나며 결성되었다. 김수가 만든 곡을 김이미르와 함께 다듬어 나가던 중, 디디(기타)와 강다니엘(드럼)을 차례로 영입하며 지금의 4인조 밴드로 안착했다. 2024년 4월 발표한 첫 싱글 ‘별의 피가 흐르는 아이들’에 어려 있는 진득한 슈게이즈 사운드로 ‘새로운 슈게이즈 밴드의 등장’이라는 평을 들었지만, 같은 해 10월 발표한 첫 EP ‹유령서점›을 통해 보다 다채로운 장르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하나의 장르로 묶어 설명할 수 없는 유령서점만의 서정을 확고히 했다. 2025년 1월, 인디펜던트 미디어 «AoB·밴드 붐은 온다»(@ageofband)가 기획한 컴필레이션 앨범 ‹돌연변이›에 ‘봄노래’를 실었고, 2월에는 싱글 ‘바보’를 발표했다. 2025년 첫 정규 앨범 발매를 목표로 달려가는 중이다.
Writer
김윤하(@romanflare)는 K팝에서 인디까지 다양한 음악에 관해 쓰고 이야기하는 대중음악평론가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매체에 글을 기고하거나 출연하면서, 가끔은 작가 겸 기획자, 음악 콘텐츠 프로듀서로 일한다. 2023년 TVING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케이팝 제너레이션K-POP GENERATION›에 스토리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현재 «한국일보» «국민일보» «시사IN» «채널예스»에 칼럼을 연재하며,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사랑과 음악이 끝내 세상을 구할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