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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뻔해 보이더라도 마음을 기댈 수 있는

Writer: wani so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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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와니소마는 봉제 인형을 만드는 창작자입니다. 그가 만드는 개 인형은 현실에 존재할 것 같으면서도 슬쩍 헛웃음을 짓게 하는 만화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어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유머러스한 장치로 연결한 그의 개 친구들은 뻔해 보일지 몰라도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답니다. 한 달의 절반은 시골 작업실에서 작업하고, 나머지 절반은 도시의 음식점에서 일하는 작가의 삶은 흥미로운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요. 소소한 행복과 자유의 기쁨으로 가득한 상태가 온전히 투영된 대상이 바로 그의 작업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애티튜드샵을 위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만든 친구들은 정말 너무나도 깜찍하네요. 창작의 즐거움을 자유롭게 좇는 와니소마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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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인형 아티스트 ‘와니소마wani souma’입니다. 제 중학교 때 별명이 악어(ワニ)였거든요. 여기에 제 성을 조합해 활동명으로 만들어 보았어요!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 미대에서 패션 텍스타일을 전공했어요. 막연히 옷과 관련한 일을 하겠지, 생각하다가 엄청 귀여운 인형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인형 아티스트에 뜻을 두게 되었습니다. 정말 ‘꿈’ 같은 이야기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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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특별한 공간은 아니에요. 이렇다 할 특징도 없고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원안에 따라 완벽하게 제작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창작 과정이 매우 자유로운데요. ‘이 원단도 아니야! 이 부품도 아니야!’를 외치며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터라, 다양한 원단과 스케치, 인형 눈 등이 공간 어디에나 구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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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저는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창조하는 걸 즐겨요. 그래서인지 영감을 얻는 방법도 다양하고, 운 좋을 땐 딱 떠오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원천은 빈티지한 그림이나 아이템 같아요. 요즘 찾아볼 수 없는 아이디어나 표정을 작업과 연결하면 재미있는 게 나오거든요. 그래서 옛날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을 유심히 살펴보는 편입니다.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먼저, ‹unicorn dog›과 ‹angel dog›을 소개하고 싶어요. ‹천사 개› 연작의 일환인데요. 이번에는 뿔과 날개에 메탈릭한 소재를 도입해 보았어요. 두 마리의 개는 쌍둥이로, 서로 마음을 지지하며 살아가요. 얼핏 보면 unicorn 친구가 더 강할 것 같지만, 성격이 온순하기 때문에 angel 친구가 앞장서서 지켜준답니다. 그리고 이번에 비애티튜드샵과 컬래버레이션한 ‹찜질방› 시리즈가 있습니다. 한국의 명물인 찜질방을 모티브로 세 마리를 제작했어요. 찜질방 하면 떠오르는 양머리 수건으로 코디한 친구, 삶은 달걀을 짊어진 친구, 샤워를 끝내고 머리에 수건을 올려둔 친구 등 다들 기분 좋게 사우나를 즐기는 모습에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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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작업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가 만드는 봉제 인형은 항상 사실감과 2D, 아트를 오가요. 요즘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표정입니다.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으면서 동시에 너무 진짜처럼 보이지 않는 미묘한 느낌이 중요합니다. 공간 어디에나 자연스레 녹아들지만 보는 이의 눈길을 강하게 사로잡아, 시선을 마주치면 미소 지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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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진행하며 만족스러운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만족할 때까지 다시 만들거나 계속 바꾸는 게 일상이라서요. ‘이런 걸 만들고 싶어!’ 생각한 대로 결과가 나올 땐 무척 만족스럽지만, 좀처럼 단박에 납득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만드는 과정에서 좌충우돌 고치다 보면 원래 계획하던 것 이상의 작업이 탄생해요. 그럴 때의 성취감은 굉장하죠!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사실 저는 지금 두 군데에 거점을 두고 번갈아 가며 지내고 있어요. 한 달의 절반은 시골에서 작업하고, 다른 절반은 도시에서 음식점 일을 돕고 있거든요. 제 성격이 좀 활발하고, 몸 쓰는 걸 좋아하는 데다, 번화가의 술자리도 즐기는 편이라, 혼자서 계속 묵묵히 작업하는 일상은 서툴러요. (웃음) 그래서 지금의 이중적인 생활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다양한 경로로 영감받을 수 있어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기에도 용이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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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계속 관심이 가는 건 역시, 패션일까요? 어렸을 때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항상 잡지를 즐겨 봤어요. 가게에는 어떤 옷이 있는지, 지나가는 사람은 어떤 옷을 입는지 체크하곤 했죠. 특히 이런 상의에는 이런 색의 하의가 어울리지 않을까, 컬러의 믹스매치를 신경 쓴 덕분에 저만의 팔레트가 머릿속에 자리 잡았어요. 그래서 색을 조합할 때 감각적으로 결정하는 것 같아요. 제게 있어, 패션은 정체성이면서, 동시에 작업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제 삶에서 중시하는 건 바로 자유입니다. 어렸을 때는 제 행동이 남과 다를 때마다 신경 쓰여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돼!’ 마음을 다잡으며 타인을 많이 의식했어요. 대학교에 들어가 창작에 집중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자유롭게 내면을 표현할 때 제 장점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상상할 때 비로소 재미있는 작업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자유는 제 삶과 작업을 지탱하는 커다란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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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작업하면서 막히지 않는 경우는 없어요. 그럴 때는 작업을 잠시 멈춰요. 예전부터 그랬어요. 아무리 해도 잘되지 않을 때 무리해서 계속 만들면 제 마음과 시간만 소모되거든요. 산책, 쇼핑 등을 통해 편안한 상태에 도달하면 자연스레 창작력을 회복하기 때문에 마음껏 기분 전환을 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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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제 인형 디자인을 그대로 본떠 로고로 사용하는 카페를 제보받았어요. 주의해달라는 메일을 보냈는데, 아직 답장이 없네요.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비슷한 문제를 겪는 창작자가 많을 것 같아요.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대학생 시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미나 페르호넨minä perhonen을 창립한 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 선생의 특강을 들었는데요. 그때 하신 말씀이 말 그대로 절 구원했어요. “(어떤 일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체화하는 게 느릴 뿐이죠.” 그렇게 자신을 믿고 계속 꾸준히 만드는 게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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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생각해 봤는데, 지속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정말 그냥 좋아서, 이제 이것밖에 없기 때문에 계속 작업하는 거랄까요. 대학생 때를 떠올리면 꽤나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빼어난 작품을 내놓을 때 저는 그러지 못했어요. 예컨대, 텍스타일 전공 수업에서 직조기로 가방을 제작할 일이 있었는데요. 좀처럼 진도가 안 나가서 곤란해하다 직조기 앞에서 졸아버리는 바람에 선생님이 걱정하시곤 했죠. (웃음) 정말 마음 같아서는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매일 직조기 앞에 앉아 어떻게든 작업을 완성했어요. 형편없는 작품을 만들고 나면 크리틱 시간이 부끄러웠고요. 하지만 그런 실패를 딛고 지금의 제가 있기에 무작정 도전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뻔해 보일지라도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작품을 만든 사람으로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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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의 삶과 활동은 무척 이상적이에요. 미래에는 아이를 갖고 싶은데, 제 아이와 함께 창작의 즐거움을 영위하는 앞날이 되길 기원합니다.

Artist

와니소마는 봉제 인형을 만드는 창작자다. 다양한 개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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