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Visual Portfolio

성실과 고민과 외로움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기

Writer: 진민욱
[VP]진민욱_1_메인_크롭

Visual Portfolio

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진민욱 작가는 동양화의 정제된 감각과 깊이를 바탕으로 오늘날의 서사와 감정을 담습니다. 산책하며 발견한 대상, 동양 고전 시집에서 공감 가는 구절을 기록한 후 이를 기반 삼아 시를 쓰고, 끊임없이 드로잉합니다. 시적 상상과 이미지가 최대한 겹칠 때까지 수정한 드로잉을 비단에 옮겨 섬세한 채색을 반복하는 고단함을 감내하면 비로소 한 점의 그림이 탄생하죠. 고전 시를 필사하며 떠오른 자작 시와 현실에서 채집한 소자연의 모습, 시 속 상상의 이미지를 한 폭에 함께 놓는 그만의 ‘시그림’입니다.

섬세하게 벼린 시적 감정으로 현실과 상상을 엮어 유기적으로 융합하는 일은 오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장엄한 모험입니다. 이를 위해서라면 창작자는 성실하고, 고민의 시간을 외면하지 않고, 외로워야 해요. 더불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걸 잊지 말아야 하죠. 자발성과 솔직함, 지적 소양까지 챙기며 견실히 걸어가기를 멈추지 않는 진민욱 작가의 이야기를 BE(ATTITUDE)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VP]진민욱_2_오프닝_크롭

‹가시나무 꾀꼬리›, 2023, 비단 캔버스에 먹, 분채 안료, 183 × 90 cm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진민욱입니다. 전통 회화 매체와 기법을 연구하면서 고전 시(詩)를 통해 해석한 현대 사회의 이야기와 숨은 감정을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하고 중국 북경 중앙미술학원(CAFA)에서 전통 인물화 전공(공필인물)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어요. 중국에 가기 전 영국 런던에서 보낸 시간까지 포함하면 꽤 오랫동안 국외에서 생활하면서 다른 성장 배경을 가진 사람에게 저를 반복해서 소개하고 같이 성장하는 환경에 처하니까 저를 구성하는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자연스럽게 생겼어요.

당시 마마 앤더슨Mamma Andersson, 쉬빙(徐冰), 류칭허(刘庆和), 차이궈창(蔡国强) 같은 작가들을 좋아했는데요. 다들 엄청난 크기와 작업량, 작업의 밀도와 도구를 다루는 기본기가 탄탄했고, 특히 미술사를 깊이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일상과 전통에 대한 작가의 태도가 진지하면서도 유연한 것도 매력적이었고요. 유학 기간은 정말 쉽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전통에 관한 질문을 계속 던지며 현재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제 작업 세계의 기초가 되었던 것 같아요.

오묘서울에서 열린 개인전 «Interverse»(2024) 관련 인터뷰

작업 공간을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작년까지 경기도 광주에 있는 영은창작스튜디오에서 입주 작가로 활동하다가 서울 효령로에 있는 빌라를 작업실로 구했습니다. 직물로 짠 캔버스를 눕히고 세우는 일을 반복하고, 수도시설을 빈번히 사용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곳으로 골랐는데, 조금 비좁지만 비교적 만족합니다. (웃음)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산책과 시(詩) 필사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평소 다양한 이미지를 일상에서 수집하는 편이고, 가장 자주 보는 자료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출판한 중국과 한국의 서화도록집입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제 작업은 주변 기록에서 출발합니다. 산책하면서 본 대상, 장면, 책을 읽을 때 공감 가는 시구절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거나 메모지에 글이나 형상을 빨리 간단하게 기록합니다. 이 자료들은 제가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업의 주춧돌 역할을 합니다. 이후 시구절을 기반으로 가능한 많은 드로잉을 그려냅니다. 이 ‘메모 드로잉’은 제가 더 구체적인 시적 상상을 이끌어내고 더 풍부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줘요.

시를 쓰던 감각과 이미지가 최대한 겹칠 때까지 드로잉을 추가하고 재배치하고 수정하는 단계를 여러 번 거친 후 마지막으로 캔버스에 옮기게 되는데요. 비단, 종이, 광목 등 다양한 캔버스를 쓰지만, 가장 선호하는 건 비단이에요. 실의 꼬임에 따라 투명도가 다르므로 원하는 효과에 맞춰 두 개의 실(2합사), 세 개의 실(3합사)로 꼰 비단을 선택합니다. 동물의 뼈와 가죽을 녹여 만든 아교를 백반 넣은 물에 희석한 후 비단의 앞, 뒷면에 발라 사이징을 끝내면, 아교로 갠 분채 안료(분채, 석채를 포함한 분말 상태의 안료)를 묽게 반복해 앞뒤로 칠하면서 작업에 들어가요.

[VP]진민욱_5

리서치

시 짓기

리서치

시 짓기

바탕재를 사이징하는 아교포수(阿膠泡水)

«Interverse» 인터뷰 영상에서 안료수비와 조색하는 장면 (Photo Ⓒ Ahina Archive)

안료를 조색하고 보관하기 위해 많은 접시와 유리병이 필요하다.

비단 뒷면에 칠하는 배채(背彩)

비단 앞면에 칠하는 전채(前彩)

마스킹과 띠 두르기

비단 앞면에 칠하는 전채(前彩)

마스킹과 띠 두르기

Screenshot

배접 및 프레이밍framing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문학적 키워드를 이미지화하는 제 작업은 접근 방법에 따라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나뉘어요. 첫 번째로는 고전문학에서 나타나는 상춘(常春)이 상징하는 ‘낙원’ 개념을 제가 직접 산책하며 채집한 자연과 일상의 이미지로 재구성해 그리는 이동 시점의 풍경 작업입니다. 저 스스로 ‘Stroll and see’ 혹은 ‘소소경(逍小景)’이라고 불러요. 산책자의 태도로 하나의 대상이나 공간을 일정 기간 반복해서 관찰하고 시간적인 변화를 포착해서 기록하듯 그리는 게 특징이에요. 동양화는 ‘내적 닮음’(常理)을 지향하기에, 산책을 통해 오감으로 체험한 추상적인 경험을 일상 풍경의 형상과 색채를 빌려 구체적이고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작품 이름에서 Stroll and see 뒤에 붙는 숫자는 마지막 산책을 마친 날짜를 뜻합니다.

‹Stroll and see210712›, 2022, Ink, mineral pigments on shaped silk canvas, 216 × 230.5 cm

[VP]진민욱_19

‹Stroll and see191130›, 2022, Ink, mineral pigments on shaped silk, 166.5 × 160 cm

[VP]진민욱_20

‹Grand Sauna›, 2022, Ink and mineral pigments on silk, 130.5 × 160 cm

[VP]진민욱_21

‹어제 걸은 길›, 2021, 비단에 수묵 채색, 115 × 177 cm,

[VP]진민욱_22

«어제 걸은 길» 전시 전경, 한원미술관, 2022

최근에는 고전 시, 판소리 가사 등 텍스트를 토대로 제가 직접 시를 쓰고 현실에서 채집한 나뭇가지, 돌, 새, 곤충 같은 소자연의 이미지와 풍경 이미지, 시 속 상상의 이미지를 결합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어요.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 맺지 않은 소재를 한 화면에 공존시켜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탐구하는 거죠. 이런 ‘시그림’의 출발점은 『시경(詩經)』이었어요. 『시경(詩經)』은 기원전 11세기부터 7세기까지 고대 중국에서 유행하던 시를 기원전 6세기경 공자가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입니다.

저는 이를 필사하는 과정에서 3000년 전 문화를 상상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공감력을 느꼈어요. 특히 당시(唐詩), 송시(宋詩)와는 달리, 구전으로 전해오던 옛 시대의 노랫가락을 그러모은 터라 형식이 자유롭고, 무명씨 또는 여성이 부른 노래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들이 토로하는 목소리는 무척 솔직해서 달리 말하면 낯설고, 때론 끔찍합니다. 고전 시를 필사하며 상상을 토대로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그에 대한 감정을 은유적으로 시각화하는 일이 특정 사고가 야기하는 개인의 어려움과 사실이 유발하는 감정을 우리가 어떻게 용감하게 대해야 하는지 길을 제시한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첫 작업 동산에서는 오랜 기간 전쟁에 징집된 병사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 「동산(東山)」에서 영감받았어요. 해당 작업을 위해 저는 어릴 적 살았던 외할머니의 집 주소를 찾아갔는데, 할머니의 양옥집이 있던 자리에는 6층 빌라가 들어서고 예전 흔적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어요. 시대가 변하면 자연스럽게 과거의 흔적은 부서지고 사라지게 됩니다. 윤택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사회의 움직임은 종종 소수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할 때가 많은데, 이런 현상이 옳은지 우리는 감히 판단하기 어려워요.

저는 추억을 잃어버린 상실감을 깊이 기억하며 인상 깊던 시 구절을 필사하고 반복해서 읽으며 감각을 벼려 채집한 대상―나뭇가지, 돌, 메모지, 현장―에 관한 사진과 올무, 백발, 탑, 쥐구멍, 얼굴을 가린 사슴 같은 시 속 상상의 이미지를 함께 그립니다. 현실과 상상이 공존하는 시그림은 가깝지만 동시에 먼 고전과 현대의 관계, 그 존재 가치에 대한 가능성을 가시화하는 실험이라고 믿어요.

[VP]진민욱_23

‹동산에서›, 2023, 비단에 먹, 분채 안료, 83 × 107 cm

[VP]진민욱_24

‹동산에서 돌아올 때›, 2023, 비단에 먹, 분채 안료, 195 × 160 cm

[VP]진민욱_25

‹동산에서 돌아올 때› 디테일

[VP]진민욱_26

 ‹우산에 당시행락 편시춘片時春 연연히 높고›, 2025, 비단에 먹, 분채 안료, 56.2 × 71 cm

[VP]진민욱_27

‹두 개의 장›, 2025, 비단에 먹, 분채 안료, 62.3 × 58 cm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현대미술 혹은 현대 한국화 입장에서 볼 때, 제 작업에서 강조하고 싶은 지점은 전통 회화의 재료와 형식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해석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재현이나 과거의 반복이 아니라, 동양화의 정제된 감각과 깊이를 바탕으로 오늘날의 서사와 감정을 담는 회화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또한 문학, 시, 고전에서 출발한 서사를 시각 언어로 풀어내며, 동시대 회화 영역에서 한국화만의 고유한 밀도와 감각을 보여주는 가능성을 고민 중이에요.

작업을 진행하며 만족스러운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궁금합니다.

올해 2월 끝난 «제24회 송은미술대상전»에 출품했던 ‹봄조각›(2024)이란 작업이 있는데요. 문화재수리기능자와 협업해 전통 방식의 병풍으로 제작했어요. 못과 경첩을 사용하지 않고 종이로 만든 돌쩌귀로 연결하니 그림의 규모와 재료 사용에 제약이 생기더군요. 새로운 경험을 겪으며 배울 수 있어서 즐거웠지만, 내용과 형식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제 작업으로 소화했는지 점검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다음 작업에서는 개선해야죠.

[VP]진민욱_28

«제24회 송은미술대상전», 송은, 2024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s. All rights reserved. Photo: Studio JAYBEE

[VP]진민욱_29

‹봄조각›, 2024, 비단, 리넨에 먹, 분채 안료, 210 × 448 cm

[VP]진민욱_31
[VP]진민욱_32

‹봄조각› 디테일

[VP]진민욱_33

‹우산에 당시행락 편시춘片時春 연연히 높고›, 2024, 비단에 먹, 분채 안료, 동물성 아교, 115.5 × 87 cm

[VP]진민욱_34

‹삼막(三摹)›, 2024, 비단에 먹, 분채 안료, 동물성 아교, 80 × 37 cm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아침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라 오전 5시부터 12시까지의 시간을 가장 중시합니다. 오전 일찍 일어나서 말씀을 듣거나 시를 필사하고, 오전 7시부터 12시까지 꼭 작업을 진행합니다. 작업이 없는 날은 서울 인근으로 산책을 나가거나, 기록 정리를 포함해서 밀린 서류 작업을 합니다.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최근에는 시와 근현대 판소리 노래 가사를 수집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가사 속 언어와 리듬, 그 안에 담긴 정서를 살피고 상상하는 과정이 작업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 같아요.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삶의 태도는 투명하게 작업에 비치기 때문에 저는 작업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더 건강한 사람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작업은 마치 산책과 비슷해요. 굳이 잘 걸어야겠다는 의지나 철저한 계획보다는 끌리는 대로 적당한 방향으로, 대신 견실하게 걷다 보면 어느새 좁은 길도 큰길로 이어지고 굴곡 있던 길도 나름 걸을 만하게 느껴집니다. 주변에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도 보이고요. 산책을 함께할 수 있는 지인도 생깁니다.

[VP]진민욱_35

‹유대(Correspondence)›, 2025, 비단에 먹, 숯, 원목 프레임, 236.5 × 166 cm

[VP]진민욱_36
[VP]진민욱_37

«꽃: 찬란한 찰나» 전시 전경, 포스코미술관, 2025

[VP]진민욱_38

‹두 달이 교차하던 밤›, 2025, 비단에 혼합 재료, 130.5 × 158 cm

[VP]진민욱_39

‹우리가 하나였을 때›, 2024, 비단에 혼합 재료, 136.5 × 192 cm

[VP]진민욱_40

‹우리가 하나였을 때› 디테일

[VP]진민욱_41

‹우리가 하나였을 때› 디테일

[VP]진민욱_42

‹우리가 하나였을 때› 디테일

[VP]진민욱_43

«Intervese» 전시 전경, 오묘서울, 2024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제 기분이나 상태에 연연하기보다는 꾸준한 패턴을 만들고 지키려고 노력해 왔어요. 초기에는 저 자신과 싸우는 것처럼 계획한 시간보다 더 그리고, 작업실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익숙해지도록 연습했습니다. 요즘 정말 힘들 때는 이제 꽤나 풍성해진 작업 노트를 들춰보며 불안감을 다독이거나, 가까운 식물원 혹은 산에 다녀옵니다. 그러면 흐려졌던 시야가 다시 밝아지는 느낌이에요.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점점 좁아지는 작업실과 약해지는 체력. 그래서 창고를 구했고, 조깅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VP]진민욱_44

‹먼 들판에 울리는 사슴소리를 듣고›, 2023, 비단에 먹, 채색, 169 × 420 cm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생활 태도와 창작자의 태도는 근본적으로 분리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성실하고, 고민의 시간을 외면하지 말아야 하고, 외로워야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해요.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꾸준한 창작의 흐름을 유지하려면 일정한 작업 시간을 확보하는 노력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앞으로 잘할 수 있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작업 방향을 고민하는 자발성과 솔직함이 필요해요. 성장 동력을 위한 이론적 소양 또한 함께 길러야 합니다.

[VP]진민욱_45

‹새를 쥐는 마음›, 2023, 비단에 먹, 분채 안료, 44.5 × 36 cm

[VP]진민욱_46

‹새를 쥐는 마음›, 2023, 비단에 먹, 분채 안료, 44.5 × 36 cm

‹그리운 마음›, 2023, 비단에 먹, 분채 안료, 44.5 × 36 cm

[VP]진민욱_47

‹애도하는 마음›, 2023, 비단에 먹, 분채 안료, 44.5 × 36 cm

[VP]진민욱_48

‹애도하는 마음›, 2023, 비단에 먹, 분채 안료, 44.5 × 36 cm

‹속삭임›, 2023, 비단에 먹, 분채 안료, 44.5 × 36 cm

[VP]진민욱_49

«펼쳐지고 깊어지는 Unfolding and Deepening», 영은미술관, 2023

[VP]진민욱_50

«Fragile dialogue» 전시 전경, 통인화랑, 2024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음… 현실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정말 오래 작업한 작가. 시대를 초월해 오랫동안 꽤 괜찮은 작업을 만들었고,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지닌 작가로 인정받고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AI가 창작의 문턱을 낮추고 때로는 창작자의 역할을 대체하는 시대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작업을 보면, 작가의 고유한 가치관, 작업에 담긴 시간과 고민, 그리고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오히려 이런 시대일수록 작가에게는 자신의 작업 세계를 단단히 구축하기 위해 과거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작가가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다양성을 인정받는 시대가 오길 희망합니다.

[VP]진민욱_51_엔드카드_크롭

Artist

진민욱(@minwook_jin)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하고 중국 북경에 있는 중앙미술학원(CAFA)에서 전통 인물화 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동양화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Interverse»(오묘서울, 2024), «Fragile dialogue»(통인화랑, 2024), «펼쳐지고 깊어지는 Unfolding and Deepening»(영은미술관, 2023), «어제 걸은 길»(한원미술관, 2022) 등 지금까지 10여 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 작가로 활동했다. 최근 그룹전으로는 «꽃: 찬란한 찰나»(포스코미술관, 2025), «Again 021 space»(021갤러리, 2025), «제24회 송은미술대상전»(송은, 2024) 등이 있다.

Thank You for Subscription!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애티튜드»는 매주 금요일 아침 10시 1분, 창작자의 반짝이는 감각과 안목을 담은 소식을 메일함에 넣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