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호 디자이너는 종이책 제작을 돕는 애플리케이션 ‘페이퍼맨Paperman’을 제작, 디자인, 운영하는 주체로 동료 디자이너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는 그래픽 디자이너,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아마추어 음악가라는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끌어가고 있는데요. 그 비결은 다름 아닌 사랑일지도 모르겠어요. 최규호 디자이너는 창의력에 책임감이 필요하고 사랑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믿어요. 자기 일에 대한 사랑, 다른 이를 향한 사랑, 불특정 다수를 위한 사랑이 할 걸음씩 인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니까요. 각자의 삶에서 사랑을 담아 크고 작은 창의력을 발휘하는 삶을 꾸준히 실행하는 그에게 창작의 경계는 무의미한 것일지도 모르죠.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이 추구하는 너그러움이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았으면 좋겠다고 고백하는 최규호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1인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규호초이Guho Choi’를 운영하는 디자이너 최규호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책, 포스터 등 주로 인쇄 매체를 다루지만, 디지털 매체와 아날로그 매체를 함께 놓고 디자이너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곤 해요. 종이책 제작을 돕는 ‘페이퍼맨Paperman’이라는 앱 서비스를 운영 중이고, 짬짬이 곡을 쓰면서 아마추어 음악가로 활동합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명확한 하나의 계기를 통해 지금의 활동들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고 싶은 활동들을 하나씩 실천하면서 창작자로서의 정체성이 점진적으로 퇴적되는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그래픽 디자인에 상응하는 작업을 해왔고, 지금도 그 흐름을 이어서 꾸준히 하고 있는 셈입니다. 중학생 시절에는 아이폰과 앱스토어의 등장이 흥미를 끌어,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작사와 작곡은 선망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들으며 고등학생 시절에 처음 시작해 지금까지도 취미와 작업의 일환으로 즐기고 있고요.
‘페이퍼맨’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2014~
‹Watercolour Mirage›, 2023, 디지털 앨범
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저는 침실에서 주로 작업합니다. 결국 랩톱을 펴고 작업할 수 있는 세상 모든 곳이 제 작업 공간인데요. 언젠가는 사무실이나 작업실 등의 작업 공간을 가지는 날을 꿈꾸고 있어요.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삶 어디서든 얻을 수 있겠지만, 아마 음악이 제게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 것 같아요. 음악의 멜로디와 청각적 질감, 그리고 가사라는 텍스트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은 시각 작업을 할 때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될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TV 광고를 눈여겨보며 영감을 얻기도 해요. 30초, 15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타이포그래피, 그래픽, 음악, 홍보하는 제품 등 창작자가 재료로 삼는 요소가 풍부하게 버무려져 있으니까요. 휴식 시간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종합 디자인 가판대 같기도 하고요. 주관적인 기준으로 이런 점이 아쉽고, 저런 점이 좋다며 광고를 비평하는 일도 재미있습니다.
‹Cry Cry Cry›, 2019
‹Cry Cry Cry›, 2019
‹Blue›, 2019.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그래픽 디자인의 경우, 우선 제가 맡은 작업의 조건을 토대로 머릿속에 밑그림을 그려봅니다. 손을 사용하기 전, 어떤 발상으로 어떤 폰트를 쓸지, 어떤 레이아웃을 시도할지 계획을 세워요. 상상을 넘어 실제 작업에 들어가면 머릿속의 밑그림을 토대로 제 직관을 따르는 편이고요. 이렇게 저렇게 골격과 윤곽이 잡히고 나면, 이런저런 부분을 다듬는 수정 과정을 거칩니다. 일정 시간을 두고 반복적으로 보면서 수정할 부분을 발견하고, 클라이언트에게 시안을 공유할 시점을 고민하죠. 다른 분들이 저를 볼 때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편이라고 말하시고, 스스로 그런 기질이 있다고도 여기지만, 과정을 자세히 쪼개어 들여다보면 즉흥적인 선택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하든, 프로그래밍을 하든, 곡을 쓰든, 저에게 창작 과정은 계획과 즉흥의 협연과도 같아요. 완벽한 계획도, 완벽한 즉흥도 없지만, 둘을 버무리고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무언가가 나오게 됩니다.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최근 작업 중 제가 저자로 참여한 『페이퍼맨: 종이를 코딩하는 디자이너』(안그라픽스, 2024)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안그라픽스 랩 민구홍 디렉터의 제안으로 쓰게 되었어요, 제가 직접 표지를 디자인하기도 했죠. 책 1부는 페이퍼맨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디자인, 운영하며 겪은 지난 10년의 경험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었습니다. 2부는 앱을 구석구석 잘 활용할 수 있게 돕는 가이드로 구성하면서, 페이퍼맨을 사용하는 현직 디자이너와 편집자분들께 종이를 다루는 일에 대해 질문한 인터뷰도 담았습니다. 흩어져 있던 생각들을 한데 모아 새로운 모습으로 쌓아 올리는 집필 과정을 통해 창작자로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깨달은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던 생각이 글쓰기를 통해 분명해지고, 설득력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페이퍼맨: 종이를 코딩하는 디자이너』 단행본 표지 디자인, 2024. 의뢰처: 안그라픽스
『페이퍼맨: 종이를 코딩하는 디자이너』, 안그라픽스, 2024
‘페이퍼맨’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2014~
‘페이퍼맨’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2014~
그래픽 디자이너 밥 길Bob Gill의 그림책 한국어판을 디자인하는 경험도 몹시 즐거웠습니다. 지금까지 『세상은 무슨 색일까요?』(브와포레, 2023), 『개들도 우리와 똑같아요』(브와포레, 2024), 『연주회』(브와포레, 2024)를 디자인했는데요, 기존 원서 디자인을 최대한 존중하려고 노력했어요. 해외 원서의 한국어판 디자인을 맡을 때, 기존 디자인의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 그림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제안하기도 하는데요. 밥 길의 그림책은 디자인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도 자유분방한 그림과 섬세한 글 덕분에 이미 책이 완성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독자가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밥 길의 그림책에서 디자인이 그 여지를 메꾸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 역할은 작은 디테일을 보완하고, 밥 길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독자가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원서 디자인을 번역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판단했습니다. 지금은 밥 길의 또 다른 그림책 『선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료 그래픽 디자이너분들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페이퍼맨 엑스레이Paperman Xray’ 서비스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작년에 론칭한 페이퍼맨 애플리케이션의 내부 기능인데요, 도서의 ISBN 바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책에 사용된 종이 정보를 상세히 알려줍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을 서비스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어서 출판사와 협업해 앱을 업데이트하며 서비스 대상 도서를 추가 중이에요. 안그라픽스를 시작으로 소장각, 워크룸 프레스, 작업실유령의 도서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페이퍼맨 엑스레이 서비스, 2023~
페이퍼맨 엑스레이 소개 영상. 자작곡 ‘Specter’를 BGM으로 활용했다.
‹Original Song from Paperman Xray›, 2023~2024, 디지털 싱글 시리즈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지난 12월 12일 발매한 디지털 싱글 ‹눈›도 소개할게요. 연말이 다가오면서 신나는 캐럴도 좋지만, 서정적인 겨울 노래를 하나 쓰고 싶었습니다. 우리들도, 우리가 겪는 일들도, 어쩌면 겨울날 내렸다 녹아버리는 눈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눈›, 2024, 디지털 싱글
최근 작업을 통해 작가님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앞서 말씀드린 『페이퍼맨: 종이를 코딩하는 디자이너』에서 강조한 부분인데요, ‘창의력’과 ‘사랑’입니다. 저는 창의력과 사랑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흔히들 창의력의 긍정적인 측면만 떠올리는데, 타인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창의력은 유익하지 않을뿐더러 심지어 위험할 수 있다고 봐요. 그렇기에 창의력에는 책임감이 필요하고, 사랑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자기 일에 대한 사랑이든,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든, 불특정 다수를 위한 인류애든, 사랑은 마음 같지 않아 괴롭기도 하지만 우리를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꼭 창작자가 아니더라도, 각자의 삶에서 사랑을 담아 크고 작은 창의력을 발휘하면 좋겠습니다.
작업을 진행하며 만족스러운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궁금합니다.
특정 작업을 놓고 설명하기는 조금 어렵네요. 모든 작업에 만족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모든 작업이 불만족스럽기도 하니까요. (웃음)
아침에 일어나 걷기 운동을 하고, 저녁 식사 후 또 걷기 운동을 합니다. 작업이 잘 안 풀릴 때도 잠시 나가서 산책하고요. 걸으면서 거리를 구경하며 음악을 즐길 수 있어 영감을 얻을 때도 많습니다. 그 외 식사 시간과 휴식 시간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간의 대부분은 작업에 할애합니다.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원래 관심을 두고 있던 대상에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서인지, 최근 새로 생긴 관심사는 특별히 없는 것 같습니다. Apple TV+ ‹세브란스: 단절› 시즌 2가 무척 궁금하긴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북토크, 2024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규호초이의 스튜디오 심벌을 예로 들고 싶어요. 스튜디오를 시작하기 한참 전, 대학교 진학을 준비하며 저를 상징하는 심벌을 디자인했습니다. 그때 음악 작업을 시작하기도 했고, 바이닐 레코드에 입문할 때이기도 해서, 턴테이블을 모티프로 삼았어요. 턴테이블의 바늘은 레코드에 새겨진 홈을 타고 음악을 들려주는데요. 그 모습이 한 사람의 삶과 닮았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내면에는 저마다 아픔과 슬픔, 상처가 자리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쉬이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빚어내며 살아갑니다. 턴테이블에서 느낀 감정을 담은 심벌은 규호초이를 시작하며 자연스레 스튜디오 심벌로 쓰이게 됐습니다. 누구에게나 삶은 쉽지 않고 마음속 깊은 곳에는 숨은 상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을 대할 때 친절해지려고 노력하는데요. 그마저도 마음 같지 않네요. 아무튼, C’est la vie!
규호초이 스튜디오 심벌 디자인, 2012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제 짧은 경험에 비추어 말한다면, 슬럼프는 몸과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니 우선 심신의 건강을 점검하고, 문제를 개선하는 게 필요해 보여요. 쉬어야 한다면 잠시 쉬거나, 계속 일상을 이어 나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아질 거라 믿으면서요.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그래픽 디자이너, 앱 개발자, 아마추어 음악가라는 세 가지 정체성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페이퍼맨 앱이 다른 작업에 비해 많이 알려지다 보니, 저를 오로지 개발자로 생각하는 분도 계세요. 하지만 페이퍼맨 또한 디자이너로서 시도한 활동의 일환이거든요. 창작자로서 소중한 기회를 많이 얻기도 했고요. 디자인과 개발, 나아가 음악까지 제 작업이 서로 충돌하기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저는 지금껏 직업적인 정체성으로 그래픽 디자이너를 우선시했고, 앞으로도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더욱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에 대한 의뢰는 언제나 열려있는데, 포스터나 음반을 디자인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이런 작업을 제안하는 연락이 온다면 크게 환영합니다!
«Promenade», 2022, 디지털 앨범
‹Abbey Road Medley›, 2019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자신에 대한 중용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보통 자기 확신을 가지라는 말이 많은데요. 거시적으로는 자기 확신이 필요하지만, 미시적으로는 자기 의심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작업의 디테일과 퀄리티의 차이는 치열한 자기 의심에서 비롯된다고 믿거든요. 자기 확신만큼 자기 의심도 소중히 여긴다면 그 또한 발전의 양분이 되지 않을까요?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그 누구보다도 똑똑합니다. 다른 이보다 가치 있는 고유의 것을 최소 하나씩 가지고 있고, 그렇기에 모든 사람에게 서로 배울 점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면서 가장 쉽지 않은 일이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 같아요. 저는 트렌드에 민감한 태도에 앞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태도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녹슬지 않는 창작물은 창작자가 자기 자신을 마주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믿으니까요.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질문 속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창작자’라는 대목에 이미 답이 있지 않을까요.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사람이라면 제가 더 말씀드릴 내용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조금 더 덧붙이면, 사람은 성격도 다르고, 경험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모두 다르잖아요. 그러기에 좋아하는 것 하나를 꾸준히 지속하고 싶은 기질의 창작자도 있을 테고, 좋아하는 게 계속 바뀌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기질의 창작자도 존재할 거예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두 기질 모두 결국 좋아하는 걸 지속하려는 창작자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면 꼭 한 가지에 집중하지 않아도,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실천하는 것 그 자체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의 둥지』, 브와포레, 2022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요즘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창작자로서 기억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으로서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참 마음 같지 않고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저라는 사람이 늘 너그러운 모습만을 보이기 어렵다면, 작업을 통해서라도 너그러움이 묻어나면 좋겠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제 너그러움이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아 저를 기억해 주면 기쁘겠습니다.
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저 같은 1인 창작자든, 회사에 출근하는 직장인이든, 기업의 CEO든,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사람 좋자고 하는 일일 겁니다. 구체적으로 이상적인 미래를 그리거나 품고 있지는 않지만, 저를 포함해 내일을 바라보는 모든 분이 이해관계와 지나친 경쟁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해요. 자기가 하는 일이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을 잊지 말고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Artist
최규호(@guhochoi)는 계원예술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규호초이Guho Choi’를 운영하며 그래픽 디자이너,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아마추어 음악가로 활동한다. 책 제작을 돕는 앱 ‘페이퍼맨Paperman’ 개발 및 디자인, 운영을 담당한다. 디지털 음반 ‹Watercolour Mirage›(2023), ‹Promenade›(2022) 등을 발매했다. guhocho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