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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융드립으로 추출한 커피가 주는 여유: 충무로 카페 백두강산

Editor: 박도현
, Photographer: 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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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3가역과 충무로역 사이의 인쇄 골목 한복판, 서울 중부 경찰서 맞은편에 카페 백두강산이 있다. ‘백두강산’은 이 공간을 함께 꾸린 백재희 씨와 강경미 씨의 성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시끄럽고 좁고 허름한 건물을 올라가야 하는데 제대로 된 간판과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 이 동네답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옛날 다방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푹신한 소파와 사각 테이블이 넓은 간격을 두고 놓여 있다. 카페보다는 마치 바에 방문한 듯한 낮은 조도의 공간은 예상 밖에 쾌적했다. 공간 구석구석마다 거친 느낌의 조각품과 사진이 놓여 있는데 카페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자연스레 공간에 녹아 있길 택한 듯하다.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샹들리에, 창문의 플라워 패턴 커튼은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준다. 공간을 은은하게 채우는 인센스 향이 이런 긴장감을 조금씩 풀어주었다.

요즘 슬로 라이프가 중시되며 커피보다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차보다 커피를 선호하며 이곳처럼 천천히 커피로 침전될 수 있는 카페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그런 점에서 백두강산은 강점이 명확하다. 이곳의 커피는 모두 융드립으로 내려진다. 이는 융을 필터로 사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종이나 금속 필터에 비해 손이 더 많이 간다.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커피가 나오기까지 마음의 여유가 좀 더 필요하다. 그렇게 내려져 나온 커피를 혀로 넘겨보았다. 묵직한 바디감을 가진 커피는 진하지만 쓰지 않고 부드럽기까지 하다. 은은한 조명에 귀를 적당히 채우는 음악, 인센스 향을 몸에 묻히며 옛날 느낌의 소파에 푹신하게 안겨 커피를 즐기는 느낌은 아늑했다. 신선한 자극과 영감을 주는 카페는 주로 화려한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가득차 있을 때가 많다. 이런 직접적인 자극이 싫은 건 아니다. 하지만 때때로 침전과 느림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것만이 줄 수 있는 또 다른 영감과 자극이 있기 때문이다. 백두강산은 이를 충분히 충족시키는 공간이다.

Place

백두강산 : 서울 중구 수표로 22-6

@baekdugang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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