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은 작가는 작업을 통해 가장자리로 밀려난 것을 다루고 있어요. 파이프, 폐에어컨, 폐냉장고 등 하나의 목적 아래 정렬된 기성품의 질서와 체계를 지우고 새롭게 재조합하며 경직성을 깨뜨리는 조각을 제시하죠. 지난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져요. ‘나는 왜 만드는가? 내가 만드는 것이 세상에 필요한가? 아니 도움이라도 되는가? 그렇다면 어떤 작업을 할 것인가?‘처럼요. 이를 꾸준히 짚고 넘어갈 때 좋은 에너지로 오랫동안 창작할 수 있기에,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창작자가 원하는 바를 위해 발휘하는 집요함과 결벽은 그에게 창작을 위한 기초 체력 혹은 근성처럼 다가옵니다. 마라톤처럼 길고 긴 창작의 여정을 생각할 때, 이런 외통수적 순수함이나 미련함은 괴팍함이 아니라, 미덕에 가깝다고 믿고요. 자신의 경향성을 파악하고 주의 깊게 보살피며 창작의 근육을 쌓는 최고은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