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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전부를 내던져야 이룰 수 있다는 말을 피합시다

Writer: 김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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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김경태 작가는 다방면으로 활약하는 포토그래퍼입니다. 작가로서 개인 작업에 몰두하며 전시를 열기도 하지만, 건축이나 전시 풍경을 의뢰받아 촬영하기도 해요. 그의 작업은 그래픽 디자이너였다 포토그래퍼로 진로를 바꾼 경험이 농축된 듯 독특한 매력을 지닙니다. 여유로운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차분한 분위기가 일품이었는데요.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기 위해 전략적인 퇴로를 확보하고, 전부를 내던져야 이룰 수 있다는 말을 피하자는 말이 계속 기억에 남네요. 넘겨짚기 쉬운 것에 대하여 늘 가볍게 의심하고 검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김경태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저는 사진을 찍는 김경태입니다. 작가 활동과 클라이언트 잡을 병행하고 있어요. 주로 사물을 촬영하며 관찰의 경험이나 기록에 관해 탐구합니다.

‹Off Screen C1575a›, 2021, Archival pigment print, 56x42cm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에서 사진가로 전향한 후 SNS에 사진을 올렸는데요. 이를 본 주변 분들 덕분에 전시에 참여하거나 작업을 의뢰받는 등 여러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문을 열고 신발장 앞에 쌓인 짐과 빈 상자의 숲을 헤치고 들어가면 커튼 너머로는 지금의 작업실로 이사 올 때 직접 만든 선반에 각종 물건이 쌓여있고, 그 한 열에는 작은 어항이 여러 개 있는 풍경이 펼쳐져요. 조금 더 들어가면 작은 공간에 다양한 촬영 장비와 책상, 소파가 있고 창가에는 또 작은 어항들이 있죠. 그 구석 너머로 한강이 살짝 보인답니다.

‹Texture Mapping›, 2019, Chromogenic print, 178x178cm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여러 가지 제약에서 출발해 큰 대상을 먼저 선정해요. 몇 가지 검토를 마치면 세부 사항에 관해서 불필요해 보이는 고민일지라도 최대한 하는 편이고요. 그게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해요. 당장의 작업에는 필요하지 하지만 그게 목록이 되어 다른 작업의 아이디어가 되기도 하거든요. 최근 많은 양의 데이터를 서버에 보관하고 있는데요. 더 빠른 속도로 작업하기 위해 유선 연결을 직접 하면서 랜선의 종류와 그 구조적인 특징을 어렴풋이 익혔어요. 이게 나중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하여간 그런 것에 시간을 꽤 많이 쓰는 편입니다.

작가님의 최근 작업들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주시겠어요?

벌써 작년이네요. 2022년 11월 휘슬에서 개인전 «Linear Scan» 을 열었어요. 주로 칫솔 따위의 구조를 촬영했죠. 숲속을 걸어 들어가듯 동일한 시야를 유지한 채 대상을 향해 이동하면 거리에 따라 가려져 있던 뒷모습이 보이거나 반대의 경우가 생기는데요. 그 경로에서 얻은 이미지 한 장으로 합쳤어요. 대체로 크기가 작업 사물이라서 개별 이미지의 피사계심도는 얕아지기 마련인데 그 흔적들이 투과되어 겹친 결과물을 얻어냈죠.

‹Crossing Surfaces CA2a›, 2022, Archival pigment print (좌), ‹Crossing Surfaces CA2b›, 2022, Archival pigment print (우)

‹Crossing Surfaces CA2a›, 2022, Archival pigment print (상), ‹Crossing Surfaces CA2b›, 2022, Archival pigment print (하)

‹Crossing-Surfaces-SB2a›, 2022, Archival pigment print

«Linear Scan», 2022 전시 전경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 때부터 포커스 스태킹 기법을 활용하며 이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기술적 특징을 시각화하는 일에 집중했어요. 광학적인 원근을 제거하고 표면의 질감을 수집하다 이번에는 거리에 따른 시야의 변화를 합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죠. 사람의 눈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확보한 아주 일부의 시각 정보를 빠르게 모아 전체의 형태를 머릿속에 구상한다고 해요. 그러한 과정을 하나의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Scale Cube 1C›, 2019, Archival pigment print, 80x80cm

‹Scale Cube 2O›, 2019, Archival pigment print, 80x80cm

‹Scale Cube 3O›, 2019, Archival pigment print, 80x80cm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작가님이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전시 오픈 직전에 작업을 마쳤다는 것.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정해진 일정 말고도 하고 싶거나 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늘 다음으로 미루는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Serial Composisions 9›, 2018, Archival pigment print, 140x105cm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기초과학 분야에서 들려오는 새로운 소식에 흥미가 생깁니다. 당장은 무용할지라도 묵묵히 연구하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도 있고요. 그동안 유력한 추측이라고 알고 있던 것이 사실로 판명되거나, 도리어 뒤집힐 때면 기분이 짜릿해요. 합천의 초계분지가 5만 년 전 운석의 충돌구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일이라든가, 남쪽 고리 성운의 형태가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조금씩 사실에 가까워지는 과정에 관심이 있어요.

‹2022 Orbiting to the Sruface 1›, 2022, Archival pigment print, 200x150cm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다른 이의 시선이나 평가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고 집중한다고 믿으면서 지내고 있어요. 그 지점이 작품에서 잘 드러나고 있기를 바랍니다.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돌이켜보면 크고 작은 슬럼프가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때마다 미뤄온 잡다한 일을 하면서 해소했어요. 작업 데이터 정리라든가 안 하던 청소, 고장 난 무언가를 고치기 등등을 하면서요.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노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가 최근의 화두입니다. 몸과 마음을 어떻게 관리하며 생활을 조정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어요.

‹Bumping Surfaces Lily C›, 2021, Archival pigment print, 200x150cm (좌), ‹Bumping Surfaces Lisianthius›, 2021, Archival pigment print, 200x150cm (우)

‹Bumping Surfaces Lily C›, 2021, Archival pigment print, 200x150cm (상),

‹Bumping Surfaces Lisianthius›, 2021, Archival pigment print, 200x150cm (하)

‹Bumping Surfaces Ranunculus A›, 2021, Archival pigment print, 80x60cm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요즘은 창작자라는 개념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말 그대로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는 자세를 버리지 않아야 하는 것 같아요. 더불어 달콤하고 넘겨짚기 쉬운 것에 대하여 늘 가볍게 의심하고 검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주시겠어요?

능력과 여건을 모두 한곳에만 쏟아내지 않는 것. 모든 면에서 전략적인 퇴로를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치는 건 한순간이고, 조금 덜 한다고 결과물에 결정적인 차이를 가져오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것 같아서요. ‘전부를 내던져야 이룰 수 있다’고 하는 말을 피합시다.

‹Serial Compositions PD4›, 2022, Archival pigment print, 200x150cm

‹Serial Compositions PF3›, 2022, Archival pigment print, 200x150cm

‹Serial Compositions PS2›, 2022, Archival pigment print, 200x150cm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여유로운 사람.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아마 미래에도 한국에서 살고 있을 것 같은데요. 엉망진창인 가로수 관리와 가지치기 방식이 지금부터라도 올바르게 된다면 미래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이미 늦었다고 할지라도요.

‹Serial Compositions C›, 2022, Archival pigment print, 150x300cm

Artist

김경태는 크고 작은 사물을 촬영하여 재현의 이미지를 통해 바라보는 경험과 형식에 관해 탐구하고 있다. 개인전 «Linear Scan» (휘슬, 2022), «Bumping Surfaces» (두산갤러리, 2021), «표면으로 낙하하기» (휘슬, 2019) 및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고 출판된 사진집으로는 『From Glaciers To Palm Trees: Tracking Dams in Switzerland』(프레스룸, 2021), 『공예 : 재료와 질감』(온양민속박물관, 2020), 『표면으로 낙하하기』(프레스룸, 2019), 『Float 9 – 일련의구성』(헤적프레스, 2018), 『Angles』(프레스룸, 2016), 『Cathédrale de Lausanne 1505–2022』(미디어버스, 2014), 『온더록스』(유어마인드, 2013)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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