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강아지, 멜론 펭귄, 망고 거북이부터 근육인지 비만인지 모를 피카츄, 꽃이불을 덮고 자는 코알라, 비키니로 유혹하는 소시지, 모유 수유 장면을 포착한 모성애 소시지 등등 다양한 음식으로 수많은 짤을 형성한 주인공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시바테이블’로 활동하는 민경진 작가입니다. 너무나도 귀엽고 생뚱맞은 동물에서 영감 받아 만드는 요리들은 정말 다채로운 매력을 지녔는데요. 하나하나 소중하기 때문에 우열을 가릴 수 없답니다. 음악을 틀고 텐션을 올려 아이디어 사냥에 나서고, 정 힘들 땐 애니메이션과 공포영화로 충전의 시간을 갖는 창의력 고수. 요즘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 꽂혀있는,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는 그를 보며 드는 생각은, 증말 조켓다… 시바테이블 작업의 팬이라면 이번 아티클을 놓치지 마세요!
‹인생은 낡고 지친 수제비›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인스타그램에서 ‘시바테이블sibatable’로 활동하는 민경진입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살면서 뭔가 꾸준히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중·고딩 아이들 간식이나 집밥 위주로 올렸는데, 하다 보니 제 취향이 요리에 담기더라고요. 그걸 다들 좋아해 주셔서 신나게 요리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다 내끄니까 화채›
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제 작업공간은 여기저기예요! 식탁, 침대, 작업대 등 다채롭죠. 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큰딸의 책상 위랍니다.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주로 너무나도 귀엽고 생뚱맞은 동물들을 보며 얻습니다.
‹개추›
‹개추›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만들고 싶은 이미지가 떠오르면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요리를 궁리해요. 예를 들어 달걀말이, 라면 등이죠. 끝끝내 표현할 요리를 찾지 못하면 채소나 과일을 조각하기도 해요.
‹묵은지 달걀이불›
(좌) ‹울부짖는 맨드레이크들›
(우) ‹귀족푸들›
(상) ‹울부짖는 맨드레이크들›
(하) ‹귀족푸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시골 할머니네 이불›은 시골 할머니네 가면 꺼내주시던 촌스러운 꽃무늬 이불을 달걀말이로 푹신하게 만든 요리예요. ‹근육질 캥거루빵›은 주머니 달린 귀여운 동물로 알고 있던 캥거루 이미지의 주인공이 사실 그 친척뻘인 왈리비였고, 실제 캥거루는 근육으로 뒤덮인 근육왕이란 걸 알게 된 후 만든 빵입니다. ‹모유수유›는 아름다운 모유수유 장면을 핫도그로 표현했어요.
‹시골 할머니네 이불›
‹근육 캥거루›
‹모유수유›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외적인 모습에만 치중하지 않고, 요리로도 괜찮아 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작업을 진행하며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상상하던 걸 만들어내고 나면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없어요. 모두 제 자식처럼 사랑스럽기만 해요.
‹모유수유 엄마됨›
‹청경채 물고기들›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가족을 위해 아침밥을 만들고 설거지를 마친 후 청소를 해요. 그리고 강아지와 산책을 하면 9시 30분이 됩니다. (왠지 9시 30분을 지키고 싶은 마음…) 이제 커피를 마시면서 ‘오늘은 뭘 만들까?’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요리를 만들어요. 조명을 쓸 줄 모르기 때문에 자연광에서 사진을 찍거든요. 그래서 오후 3시가 되기 전까지 요리를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요리 사진을 업로드하면 제 취미 시간은 끝나고, 다시 가정주부로 충실한 하루를 보냅니다. 아, 물론 틈틈이 공포영화나 애니메이션 시청은 필수에요.
‹신데렐라식치킨빵›
‹맨드레이크들›
‹망부기›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입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삶의 태도가 요리에도 보여요. 제 생각과 다르게 나온, 완벽하지 않은 요리라도 만들고 나면 늘 이쁘고 소중하답니다.
‹폭탄국수›
‹우엉 모아이›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아침 커피 마시는 시간에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텐션을 올리며 아이디어 사냥을 떠납니다. 그래도 영 아닌 것 같을 때엔 공포영화를 연달아 보면서 충전의 시간을 가져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저의 행복이에요. 그래야 가족도 더 잘 챙기고, 일도 열심히 하고, 즐거운 상상도 할 수 있거든요. 행복을 멀리서 찾지 않고, 제가 지니고 있는 것에서 찾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