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우 작가는 말해요. 우연히 일러스트레이션 의뢰를 맡게 되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금도 이렇게 일하고 있다고요. 하지만 그의 작업을 접한 사람은 바로 알아차려요. 끊임없이 호출되며 부침 없이 일하는 비결 말이죠. 간단합니다. 그는 화려한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거든요. 작업을 완성한 후 시간을 두고 여러 번 들여다보면서 여전히 좋다는 확신이 들 때야 세상에 내어놓는 고집과 여유도 결국 매일 같이 숨 쉬듯 그리는 그의 꾸준함과 열정 덕분일 거예요. 내일의 나는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창작의 길을 달려가는 오요우 작가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면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KIBLIND›, 2023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오요우입니다. 이야기를 만들고 있어요 🙂 여름을 좋아합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우연히 일러스트레이션 의뢰를 맡게 되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ISSMEDIA›, 2023
‹ISSMEDIA›, 2022
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현재 집에서 작업하고 있어요. 오래된 아이맥과 타블렛 한 대가 놓인 작은 공간에서 일합니다.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너무 진부한 질문인가요. (웃음)
과거의 기억, 언젠가 적어두었던 메모 등에서 얻는 편이에요.
‹WIRED›, 2023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작업을 완성한 후 시간을 두고 여러 번 들여다봅니다. 그 이후에도 여전히 좋을 때 세상에 내어놓고 있어요. 하나의 창작물에 오래 머무르다 보면, 필요 이상으로 좋아 보일 때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무주산골영화제Muju Film Festival 포스터, 2023
작가님의 작업 세계가 궁금해요. 최근 작업 중 몇 가지를 예로 들어 주시겠어요?
‘The Gardeners’라는 제목으로 개인 작업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어요. 식물과 사람이 등장하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룰루레몬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위해 협업을 진행했어요. 한국적인 요소를 녹여낸 그래픽들을 제작했죠.
‹The Gardners(Ongoing)›, 2024
Lululemon, 2023
작업을 통해 작가님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The Gardeners› 시리즈는 결국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섬세하게 식물을 다루는 사람들을 늘어놓으면서 다양한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해당 작업을 진행하며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대체로 만족합니다 🙂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보통은 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 종종 달리면서 건강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루틴한 생활을 지향하고 있어요.
HANSSEM x OYOW, 2023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독립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어요.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은 클라이언트가 없으면 사실상 백수와 다를 바 없거든요. 운이 좋게도 오랜 시간 동안 끊임없이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스스로 꾸준히 창작을 유지해 나가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Little Bird›, 2022
‹Little Bird›, 2022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제 가치관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태도를 견지해요. 대부분의 차별과 증오는 자신의 가치관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믿음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제 태도는 글이 없는 그림책으로, 모호한 상황이 연출되는 그림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조금 더 다양한 해석에 대해 열려있으면서, 무책임하지는 않은 방식으로요.
‹Blue Owls›, 2020
‹Little Bird›, 2022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슬럼프가 온 적은 없습니다. 초긍정적인 성격도 한몫하겠지만, 아마도 매일 그림을 그리기 때문일 거예요. 내일의 나는 더 좋은 그림을 그릴 거라고 확신하거든요.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10년 동안 도무지 고장나지 않던 아이맥을 이제는 저세상으로 보내줘야 하는 걸까.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창작자는 꾸준한 창작물을 내놓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해요. 안 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언젠가 만나게 되어 있어요. 또한 지나간 것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과거의 영광을 신화화하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으니까요. 지난 작업은 대부분 제 손에 없고, 과거의 경력이나 작업물은 다시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좋은 창작물은 원체 수명이 길어서, 제가 돌보지 않아도 알아서 오래오래 살아남더군요.
‹SLOWDOWN›, 2023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글쎄요… 정말 좋아하는 일을 앞에 두고 타인의 팁이 굳이 필요할까요? 저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그림을 그리고 싶거든요.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늘 다음 행보가, 작업이 궁금한 작가였으면 좋겠습니다.
‹Blue Owls›, 2020
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마음 같아서는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고 싶어요. 그러다 갑자기 다리가 아파져 올 때 잠시 멈춰 앉아 석양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인생이라면 참 근사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