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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능한 작업

Writer: 이현우
header_이현우_Hyunwo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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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이현우 작가는 조각 작업에 열중합니다. 신도림과 용산의 공간을 오가며 프로세스에 따라 나누어 진행하고 있어요. 한 곳에서는 큰 뼈대와 덩어리를 작업하고, 다른 한 곳에서는 텍스처를 따로 진행하는 건데요. 일상, 생물, 애니메이션, 영화 등에서 영감을 얻어서 그런지, 언뜻 보면 SF 영화에 나오는 외계 생물체의 일부를 탐구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매스에 매끈하고 유기적인 금속 프레임이 결합한 모습은 확실히 시각적으로 예사롭지 않습니다. 요즘은 어떤 물체 위에 또 다른 물체가 얹히고 얽히는 수술이라는 키워드에 매력을 느끼고 있어요. 새로운 기술과 재료를 활용해 솔직하고 감각적인 창작자를 꿈꾸는 이현우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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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anigena Incubatorium›, 2023, mixed media, 40 x 40 x 90 cm

‹Chela (Mutualism)›, 2023, mixed media, 25 x 25 x 150 cm

‹Sculpturae Involucrum 1 (parasitism)›, 2023, aliminum, 125 x 170 x 260 cm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조각 작업을 하는 이현우입니다.

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신도림과 용산에 있는 작업 공간을 오가며 작업합니다. 작업량이 많아지다 보니 프로세스에 따라 공간을 나눠서 진행하고 있어요. 신도림 작업실에서는 큰 뼈대와 덩어리를 작업하고, 용산 작업실에서는 텍스처 작업을 진행하는 식이에요. 신도림 작업실은 일곱 명의 친구와 함께 쓰는 중인데요. 근처 백반집과 오리로스집이 맛있습니다. 테라스 문을 열면 건물 앞으로 운전면허학원 전경이 보이는데요. 노란 자동차가 줄줄이 움직이는 모습이 귀여워요. 용산 작업실은 친구라고 하기엔 덜 친한 두 명, 친한 친구 한 명과 함께 써요. 바로 앞에 고등학교 테니스장이 있어서 공이 통통 튀는 소리가 자주 들리고, 가끔 이상한 기합 소리도 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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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anigena Incubatorium›, 2023, mixed media, 40 x 40 x 90 cm

‹Cyanigena Incubatorium›, 2023, mixed media, 40 x 40 x 90 cm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일상의 물건이나 생물에게서 영감을 얻는 편이에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도 때때로 얻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평소 생각하고 상상하던 바를 인상 깊게 기억하던 이미지와 연결해 봐요. 이미지에서 비롯한 생각, 생각에서 비롯한 형상이 서로 얽히는 과정에서 재료에 대해 생각합니다. 재료를 수집하고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과정, 어떤 순서로 만들까,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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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nu Tenens Exuvia›, 2023, mixed media, 75 x 75 x 12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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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nu Tenens Exuvia›, 2023, mixed media, 75 x 75 x 125 cm

작가님의 작업 세계가 궁금해요. 최근 작업을 예로 들어 주시겠어요?

최근에는 크기가 작은 작업에 작은 질감을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크기에 대한 개념을 해상도 개념으로 접근하는 시도에서 비롯한 건데요. 크기에 비례하는 텍스처가 아니라, 몸체의 크기보다 작아지는 텍스처를 통해 더 선명하고 잘 보이는 작업을 연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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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통해 작가님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최근에는 작업에 상처와 흉터를 만들고 있어요. 상처와 시간이 지나 아문 흉터를 보면서 만들어진 프로세스가 아니라 ‘이 녀석이 어딘가에서 뒹굴다가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재밌겠더라고요. 우리도 사람을 볼 때 인상착의에 따라 연령대나 직업에 대해 느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작업에서도 그런 작용이 일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작업을 진행하며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최근 평면 형식의 조각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벽을 등지고 눈에 보이는 앞면만 작업하는 터라, 육면을 모두 만들어야만 하는 입체와는 또 다른 형식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어요. 불만족하는 부분은 딱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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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titled›, 2024, mixed media, 300 x 300 x 15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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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2024, mixed media, 600 x 300 x 15 mm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쉬는 날에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앉아 있어요. 사람과 상황을 구경하는 일을 좋아해서, 야외 좌석이 있는 카페에 가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재미있어요. 예전에는 낚시를 많이 다녔는데,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지만 바쁘게 지내다 보니 낚시랑 멀어져 버렸네요. 평소 일상은 보통 작업-커피-밥-일, 이 정도인 것 같습니다. 

요즘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수술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가요. 어떤 물체 위에 또 다른 물체가 얹히고 얽히는 이미지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수술 중 개복하는 틈 속에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수술도구, 수술대, 수술받는 물체, 수술포 등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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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Exhibition 2023: parenthesis», 2023, G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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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Exhibition 2023: parenthesis», 2023, G Gallery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서 어떻게 묻어나나요?

삶을 대하는 태도와 작업자로서 창작하는 태도가 거의 일치하는 것 같아요. 저는 평소의 삶에서도, 관계에서도 제가 느끼는 것에만 집중하고 믿는 경향이 있거든요. 작업 또한 마찬가지로 시각적, 촉각적인 이미지 안에서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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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cera Egressa 1, 2023, mixed media, 47 x 47 x 40 cm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평소 뭐든 될 때까지 하면 된다고 믿어요. 그래서 하던 걸 계속해서 더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극복하는 특별한 방식이 있진 않아요. 개인적으로 낚시가 도움이 됐는데요. 손끝에 많은 것을 집중하다 보니 그 시간 동안만큼은 겪고 있던 문제에서 멀어지는 느낌이 들죠. 뭔가 환기되는 기분입니다.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조각 작업의 보관과 판매인 것 같아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이 일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지 고민이 많습니다.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무언가 지속하려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지속하고 반복하다 보면 어딘가에 가려져 있던 제가 드러나는 것 같거든요. 작업에 저 자신이 드러나는 게 좋고, 그게 대체 불가능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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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apaciorum Membrana›, 2023, mixed-media, 45 x 45 x 100 cm

‹Sculpturae Involucrum 2 (parasitism)›, 2023, aluminum, 70 x 70 x 110 cm

‹Carapaciorum Membrana›, 2023, mixed-media, 45 x 45 x 100 cm

‹Sculpturae Involucrum 2 (parasitism)›, 2023, aluminum, 70 x 70 x 11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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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ulpturae Involucrum 4 (commensalism)›, 2023, Mixed media, 35 x 35 x 110 cm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사실 노하우와 팁은 잘 모르겠어요. 잘하려고 애쓰고 자신을 믿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계속 끊임없이 갈고 닦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뭔가를 만들어내고, 잘 만들게 되고, 누군가가 응원하고, 좋아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자연스레 자신을 믿는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솔직하고 감각적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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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Untitled›, 2020, Elk leather, full threaded bolt, plywood, aluminum casting, 75 × 30 × 85 cm

(우) ‹Untitled›, 2022-2023, resin clay, aluminum casting, acrylic medium, 40 x 40 x 215 cm

(상) ‹Untitled›, 2020, Elk leather, full threaded bolt, plywood, aluminum casting, 75 × 30 × 85 cm

(하) ‹Untitled›, 2022-2023, resin clay, aluminum casting, acrylic medium, 40 x 40 x 215 cm

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좋은 환경에서 좋은 재료로 신기한 작업을 하고 싶어요. 제가 모르는 기술과 재료로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요. 솔직히, 이상적인 미래가 뭔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지금 삶도 꽤 만족스러워서 여기서 조금만 더 나아지면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도 들거든요. 앞으로 나쁜 일만 안 생기면 좋겠어요. 

Artist

이현우는 서울에 기반을 두고 이미지로 간주하며 읽히는 조각을 만든다. «Parenthesis»(G gallery, 2023), «owo»(Alterside, 2021)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결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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