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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너에게 힘이 되고 싶어

Writer: KUFÚ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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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보기만 해도 귀엽다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캔들이라니. 아까워서 불이나 켤 수 있을까요? “이거 너무 장식적이라 캔들 본연의 역할도 하지 못하잖아?”라고 말하는 극 T가 주변에 있다면 KUFÚU 캔들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하세요. “이건 캔들이 아니야. 인간 세계에 등장해 위로와 기쁨을 주는 친구야!” 물론 쫑알대는 소리가 계속 들리겠지만, 그게 뭐 중요하나요. 귀여움이 세상을 지배하는걸요. KUFÚU 캔들을 만드는 야마무라 미키는 독학으로 배워서 활동 중인 캔들 아티스트랍니다. 세상 모든 것에 열린 자세로 아이디어를 얻어 바로바로 즐겁게 만들어보고, 끝없이 수정하며 마음에 드는 존재를 세상에 내놓아요. 자신이 만든 캔들을 보고 마음이 힘든 사람이 조금이나마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더욱더 빡세게 정성을 투여한다는 그의 말을 들으니, 마냥 귀여운 존재가 아니라 힐링과 기도의 마음을 가득 담은 영물 같습니다. 응원하고 싶은 사람에게 서슴없이 건넬 수 있도록 즐겁고 유쾌한 캔들을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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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KUFÚU 캔들의 야마무라 미키입니다. 일본 도쿄에서 활동하는 캔들 아티스트입니다. 

KUFÚU 캔들은 인간 세계에 있는 유쾌한 동료들을 주제로 삼고 있어요. 불을 켜면 촛불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고, 불을 켜지 않아도 방에 함께 사는 인간 곁에 남아준답니다. 제가 만든 양초를 보고 모두가 미소를 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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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옛날부터 캔들을 좋아해서 제 곁에 늘상 가까이 두고 살았어요. 특히 욕실에서 천천히 촛불이 흔들리는 광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때 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다만 촛불을 켜거나 향기를 즐기는 캔들은 시중에 많이 있었지만 제 곁에 두고 싶을 만큼 독특한 캔들은 찾을 수 없었어요. 그럼 내가 만들어버려야겠다, 생각한 게 캔들 아티스트로까지 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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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바로 만들 수 있도록 방 한쪽에 작업 공간을 꾸며놨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기 전에도 만들고, 잠들기 5분 전까지 캔들을 붙잡고 있기도 합니다. 떠오르는 생각을 바로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생활 공간에 작업 공간이 있는 게 무척 도움이 돼요. 다만 양초투성이는 이제 무리입니다. 좀 더 넓은 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너무 진부한 질문인가요. (웃음)

캔들로 발전시킬 수 있는 영감을 항상 생각합니다. 편의점에서 디저트를 고를 때도 ‘아! 이거 캔들로 만들면 엄청 귀엽겠는데?’ 생각이 들면, 집에 돌아가자마자 작업에 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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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만들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만들어 봅니다. 그리고 몇 번이고 수정을 거치죠. 모양과 색깔을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다시 만듭니다. 내구성을 충분히 갖췄는지도 확인하고요. 나중에 부서지면 슬프잖아요. 마무리 공정으로 코팅도 하고요. 사실 모든 공정에서 여러 번 실패를 거듭하는데요. 완성할 때의 기쁨이 훨씬 크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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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업 중 몇 가지를 예로 들어 주시겠어요?

첫 번째는 ‹곤잘레스 모리 언니›입니다. 힐링계 인스트루멘탈 밴드 활동을 한답니다. 나무를 흔들어서 연주해요. 모든 이를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존재입니다. 두 번째는 ‹도넛의 신›이에요. 나쁜 짓을 하면 도넛의 신이 분노해서 다시는 도넛을 먹을 수 없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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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잘레스 모리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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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의 신›

작업을 통해 작가님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2024년이 되자마자 일본에서는 또 대지진이 발생했어요. 소중한 사람과 영영 헤어진 사람, 집을 잃은 사람, 피난민이 된 사람이 많습니다. 마음이 아픈 분들이 제가 만든 캔들을 보고 조금이나마 미소를 지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더욱더 정성 들여 만들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작업을 진행하며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캔들을 만드는 가장 마지막 공정이 코팅인데요. 이때 공기가 들어가서 기포투성이가 된 작업이 있어서 속상했어요. 캔들 작업에서 온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계속 깨닫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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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집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영화나 만화를 보고, 음악을 듣죠. 그리고 밖으로 단 것을 사러 나갑니다. 이런 모든 행동이 작업을 위한 아이디어와 이어져요.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옛날부터 미술관을 자주 갔는데요. 요즘 소규모 갤러리에 관심이 많아요. 갤러리가 작으면 예술이 친숙하게 다가오더군요. 앞으로도 많은 갤러리에서 다양한 작품을 보며 인풋을 늘릴 거예요. 언젠가 저도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싶어요!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고정관념, 믿음, 선입견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이 사람은 성격이 독해 보이니까 아예 말을 섞지 말자고 생각해 버리면 너무 아쉬워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의외로 굉장히 상냥하고 재미있는 사람일 수 있으니까요. 추측은 자신의 세상을 작게 만듭니다. 이런 자세로 작업을 대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선입관 없이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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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솔직히 슬럼프를 겪는다고 생각하면 초조해져서 무엇을 시도해도 잘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왠지 요즘 재미있게 작업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작업을 멈추고 친구들과 놀거나 영화를 봐요. 캔들 작업 생각을 끊어버리는 거죠. 그러다 보면, ‘아! 이거 캔들로 만들면 얼마나 귀여우려나?’ 하고 아이디어가 저절로 생겨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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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시간이 부족해요. 너무 감사하게도 요즘 주문 폭주입니다. 새로운 작업을 많이 만들고 싶은데 기존 작업에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여유가 도무지 없네요. 독특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려면 시간이 넉넉해야 해요. 느긋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나 자신에게 정직하기! 자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즐기고 만드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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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초심을 잊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계속 만드세요. ‘음…이건 좀 별로인가? 그럼 이건 어떨까?’ 하면서 다른 이의 반응을 신경 쓰면 작업을 제대로 만들기 어려워져요. 즐거움도 사라지고요. 작업을 시작한 초심을 떠올리며 만들고 싶은 것에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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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KUFÚU 캔들을 보면 힘이 나기 때문에 응원하고 싶은 사람에게 KUFÚU 캔들을 선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사회에서 어떤 싫은 일을 겪더라도 집에 와서 제가 만든 촛불을 보면 마음이 치유되고 웃을 수 있는 거죠. 그런 작품을 만드는 작가가 되길 바랍니다.

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이대로 쭉 평온하게 작업에 몰두하면서 할머니가 되더라도 계속 작업하고 싶습니다.

Artist

KUFÚU 캔들을 만드는 야마무라 미키는 일본 도쿄를 거점 삼아, ‘인간 세계에 있는 유쾌한 동료들’을 테마 삼아 독학으로 작업하는 캔들 아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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