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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사랑은 절대 없어지면 안 돼!

Writer: 김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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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김다은 작가는 동식물, 자연, 신체를 메타포로 삼아 균형 잡힌 곡선이 돋보이는 조형을 완성합니다. 작업의 가장 큰 주제는 바로 ‘사랑’인데요. 일상적인 사물이 지닌 유용성을 작품의 소통 방식으로 활용해 ‘사랑은 없어지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죠. 개인적인 감정과 경험을 고스란히 작업에 녹여내는 김다은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새›,‹구름의 뼈›, ‹duplet›, ADM GALLERY, 2021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인가요?

안녕하세요. 조형 작업을 하는 김다은입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미술 대학에 진학해 무언가 만드는 행동을 계속했지만, 지금처럼 제 작업을 시작한 배경에는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체구가 작은 여자로 태어나 겪는 일이 있잖아요. 그래서 화가 치밀어 오를 때면 또 다른 나를 만들면서 해소했어요. 지금은 제가 세상에 탄생시킨 결과물이 또 다른 이야기의 씨앗이 되는 건 아닌지 고민할 때도 있지만요. 어쨌든 시작은 그랬던 것 같아요.

‹구름의 뼈›, ‹little person›, ADM GALLERY, 2021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구의역 근처의 작업실을 10여 명의 동료와 함께 쓰고 있어요. 저는 생각이 고이는 상황을 경계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작업실을 함께 쓰는 동료는 심적으로 의지가 되고, 작업에 대한 객관성을 갖추는 데 많은 도움을 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꼬리들›, 2020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이유 없이 이루어지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일에서 재미를 느끼죠. 나무위키를 검색하며 빠르고 간편하게 작업 준비를 시작하곤 해요.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평소에 관심 가는 것을 마구 적어둬요. 실물 작업을 시작할 때는, 보통 큰 고민을 하지 않고 우선 시작하는 편입니다. 스케치도 거의 하지 않아요. 손이 가는 대로 입체물을 만들어 가면서, 왜 이렇게 나타났는지 거꾸로 생각해 봅니다. 적어 놓은 것을 살펴보면서요. 그 이후에 현실적인 제작 방식을 고민해요.

‹구름의 뼈›, 2019

‹구름의 뼈›, 2019

작가님의 최근 작업들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이전에 ‘심장’ 모양의 테이블 작업을 했는데요. 최근에 이를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만드는 작업을 의뢰받았어요. 최초의 작업은 심장 모양 두 개를 서로 붙여서 완성했지만,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변형하는 과정에서 사용성과 제작 방법을 조율해 조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죠. 최근에는 공원에 놓을 공공 조형물 시안 작업을 마쳤어요. ‘큰 동물’과 소녀를 주제로 작업했는데요. 어린아이가 공룡이나 차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큰 자아를 소망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큰 동물과 소녀에게 큰 꼬리를 달아봤어요. 꼬리로 본능적인 의사 표현을 하잖아요. 이처럼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작업에 담았습니다.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웃음)

‹shape of love(심장)›, 2020

‹shape of love(심장)›, 2020

‹tails›, 2020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사랑은 없어지면 안 된다’는 얘기를 담고 싶어요. 

‹flower anima›, 을지예술센터, 2022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작가님이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작업 속도가 빨라져서 좋아요. 작업할수록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늘고, 제작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작업 프로세스가 어느 정도 정립되더라고요. 나머지 부분은 항상 부족하다고 느껴서, 불만족하는 부분을 하나 꼬집어 말씀드리기가 어려워요.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평일 중 3일은 고정적으로 인테리어 회사에 출근해요. 그리고 이틀 중 하루는 다른 작가님의 인턴으로 일합니다. 나머지 하루는 공장 사장님과 작업 연구를 해요. 그 외에는 작업실에 출근해 작업 구상을 하거나 일을 처리하죠. 물론 그냥 쉴 때도 있어요. (웃음) 고정적인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마주하는 여러 상황 때문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데요. 자유만 있고 막막하던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어려움은 ‘감사한 고통’이라고 생각하며 씩씩하게 지내려 합니다.

‹moot›, 2023

‹bird 2›, 2021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취미로 재즈 피아노를 배우고 있어요. 초보라서 그런지 시간을 들일수록 자연스레 실력이 늘더라고요. 나이를 먹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것이 많아진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피아노를 칠 때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풀리고, 머리가 환기되어 기분이 좋아져요.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삶을 대하는 태도는 때론 진지하기도 하고, 가끔은 정반대로 지나치게 가볍기도 해요. 그렇게 들쑥날쑥하고 아직 정돈되지 않은 태도가 작업에 묻어나는 것 같아요. 그게 제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moth›, 2019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먹기 싫어도 밥을 챙겨 먹으려 해요. 잠도 충분히 자려고 노력하고요. 우선 몸을 잘 챙겨야 슬럼프가 더 길어지지 않는다고 스스로 타이르곤 해요. 좋은 날은 반드시 다시 올 거라 믿으면서요.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최근 할아버지를 저 멀리 보내드렸어요. 오래 타던 차와도 이제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고요. 오래 정붙인 대상을 떠나보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에요.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일단 움직이는 게 중요해요. 생각이 떠오르면 머릿속으로 셋을 세고 바로 시도해 봐야, 자신이 상상하던 상황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는 것 같아요.

‹eternal symbol›, 2020

‹eternal symbol›, 2020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시겠어요?

너무 잘하려고 용쓰지 않는 것도 좋은 팁이 될 것 같아요. 일단 만들고 세상에 내놓아야 여러 가지 길이 보이거든요.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시간이 지난 뒤에 보아도 촌스럽지 않은 작업을 하는 창작자.

‹duplet›, 2020

Artist

김다은은 삶을 기록하고 소통하기 위해 작업한다. 그는 동식물, 자연, 신체를 메타포 삼아 개인적인 감정을 은유하고, 이들을 조형적으로 재조합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가 구축한 이야기의 형상은 관람객이 만지고 사용할 수 있는 공감각적인 형태를 띠며, 일상적인 사물이 지닌 유용성을 작품의 소통 방식으로 활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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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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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손
황형신, Hwang Hyung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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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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