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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홀리 호니 듀킴!

Writer: 듀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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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듀킴Dew Kim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주제를 용감하게 다룹니다. 퀴어, 페미니즘, 섹슈얼리티, 사도마조히즘, 대중문화, 종교와 신비주의를 오가며 조각과 설치, 영상,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이는데요. 그의 말에 따르면, “홀리holy하고 호니horny한 것들에서 받은 영감”이 큰 원동력이 된다고 해요.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해 사회에 다양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으로 다른 이와 소통하는 듀 킴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When the Water Blushed›, 2020, a prayer chair, imitation leather, handcuffs, ankle cuffs, egg topper, stained glass, mixed media, dimensions variable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주로 입체와 퍼포먼스 작업을 하는 듀킴Dew Kim입니다. 한때는 허니듀Huh Need-you이기도 했고, 호니허니듀HornyHoneyDew이기도 했어요.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 그리고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다른 데에는 관심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커가면서 자연스레 미술을 계속하게 되었고, 결국 지금도 이렇게 미술을 하고 있네요.

‹As If You Wish›, 2021, single channel film(07 17 ), mixed media_dimensions variable (좌)

‹As If You re Dreaming›, 2022, wood, acrylic, light, mixed media, iPhone(single channel video, looped) (우)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작업실은 보광동에 뒀어요. 제가 보광동에서 태어났는데요. 어릴 때라 기억이 있지는 않아요. 이후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경기도로 계속 움직였는데, 지금 결국 보광동으로 돌아왔네요. 올여름 3개월 정도 해외에 체류하며 작업실을 비웠더니, 공간 곳곳에 곰팡이가 피는 바람에 현재 사용을 못 하고 있어요. 개인전을 오픈하고 나서 대청소를 벼르고 있습니다. (반지하는 너무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작업실에서 이태원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바로 ‘게이 힐Gay Hill’이 있어서 작업하다 지칠 때 놀러 나가기에는 위치가 아주 좋아요. (웃음)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저는 홀리holy하고 호니horny한 것에서 영감을 얻어요. 예를 들어, 종교적인 장소나 SM 플레이 같은 거랄까요.

«Dear Fear»(2020, 아웃사이트 서울) 전시 전경

‹The Object›, 2020, latex sheet, stainless steel, vacuum machine, 220 x 100 x 130 cm

‹Enrapture›, 2022, wood, lenticular print, mixed media, 180 x 95 x 4 cm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저는 작업할 때 주변 사람과 아이디어를 자주 공유하는 편이에요. 조언을 얻으면 작업에 바로 적용하기도 하죠. 이런 과정이 제 창작 과정 전체에서 무척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대부분 저에 대한 이야기, 제 경험에서 작업이 비롯되기 때문이죠. 주변 사람과 작업 중간 과정을 공유하는 일은 자신의 작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기회이자 작업의 유연성을 기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답니다.

작가님의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올봄 한남동에 자리한 갤러리 VSF에서 개인전 «I Surrender»를 열었어요. 퀴어와 기독교를 주제로 돔(Domination)과 섭(Submission)의 SM 플레이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기도하는 손 혹은 피스팅하는 손이 교회 건축이나 장식 양식을 확장하는 이미지를 입체 작업으로 구현했어요. 예전에 공부했던 금속 공예와 주얼리 디자인을 작품 제작에 적용해 볼 수 있어서 기억에 남아요.

«I Surrender»(2023, Various Small Fire) 전시 전경

‹O Come to the Altar›, 2023, mixed media, 190 x 140 x 30 cm

‹Let the Church Say Amen›, 2023, mixed media, 170 x 80 x 10 cm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요즘은 제가 집중적으로 연구해 오던 사도마조히즘과 종교, 아이돌 문화처럼 초자아 명령이 지배하는 문화 영역을 연결해 좀 더 이야기를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상하고 기이한 것을 연결 지어 바라보고 싶어요.

‹Got the Whole World in the Hands›, 2023, mixed media with wood, metal, silicone casting (좌)


‹Shackles›, 2023, mixed media with metal and silicone, 40 x 54 x 15 cm (우)

‹In the Garden›, 2023, mixed media with silicone casting, metal and beads, 60 x 40 x 20 cm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최근 몇 년간 정말 쉬지 않고 전시와 프로젝트가 이어지면서, 작업하지 않는 때에는 대부분 머리를 비우고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어요. 혼자 있을 때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즐겨 보았고, 혼술도 자주 했죠. 친구들과도 자주 술자리를 가지다 보니 음주 능력이 늘어난 것 같아요. (웃음)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음… 생각해 보니 요즘 개인전을 준비하느라 그 이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네요. 뉴욕에서 3개월 동안 레지던시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체중이 불어난 거라서 현재의 몸 상태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 중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체중 관리가 정말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개인전을 성료하면 정말 운동을 시작하려고 해요. 친구들은 더 이상 제 말을 믿지 않지만요…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가님의 작업에서 어떻게 묻어나나요?

저는 호기심이 많아서 일단 저지르는 타입인데요. 이런 성격이 작업에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가끔은 무모한 도전 때문에 실패를 겪기도 하지만, 결국 이런 성향이 작품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고 믿습니다.

«아시아 기획전: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 Asia Project; Looking for Another Family»(202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전시 전경

«Tangible Error»(2020, d/p) 전시 전경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슬럼프가 찾아오면, 제 예전 작업을 스스로 분석해 봐요. 예전 작업할 때 받았던 영감을 다시 찾아보려고 노력하죠.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완성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어디에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지금 사용하는 작업실에는 이제 빈 곳이 거의 없거든요. 작품 보관에 알맞은 컨디션을 갖춘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별도의 스토리지를 따로 마련하자니 부담이 되어서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계속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를 탐구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특히 탐구 과정을 외부와 연결하고 확장하며 어떤 시각 언어로 소통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답니다.

‹Faster than a Kiss›, 2018, digital printing on polyvinyl chloride, silicone tubes, mixed media_dimensions variable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시겠어요?

주변 사람들마저 지겨워서 그만하라고 말릴 때까지 좋아하는 일을 해보세요.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평생 하면서 살고 싶어요.

«Purple Kiss ♡»(2018, 아카이브 봄) 전시 전경

Artist

듀킴Dew Kim은 변화와 충돌의 임계점에 있는 예술, 종교, 정체성의 다양한 교차점을 탐구한다. 건국대학교에서 금속 공예를 전공하고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조소로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주로 퀴어, 페미니즘, 섹슈얼리티, 사도마조히즘, 대중문화, 종교와 신비주의를 주제로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 작업을 한다. 개인전으로는 «I Surrender»(2023, Various Small Fires, 서울), «Apocalypse Kiss»(2021, Fragment Gallery, 모스크바), «Dear Fear»(2020,아웃사이트,서울) 등이 있으며, «Sweet Salvation»(2023, Subtitled, 뉴욕), «Fanatic Heart»(2022, Para Site, 홍콩), «펑키-펑션»(2022, 대구미술관, 대구), «노래하는 사람»(2021, 대안공간 루프, 서울), «아시아 기획전: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202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뉴노멀»(2020, 오래된 집, 서울), «양각의 기술»(2019, 오퍼센트, 서울), «포스트-사이버 페미 니스트 인터내셔널»(2017, ICA, 런던) 등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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