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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즐겁게, 조형!

Writer: 최성일
최성일, SeongilChoi

Visual Portfolio

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최성일 디자이너는 만드는 과정의 즐거움을 강조합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나 생산 공정을 만날 때면, 즉각 몸을 움직여 머릿속 아이디어를 작업으로 만들어 내죠. “만드는 과정에서 얻은 즐거움이 완성작에 고스란히 묻어날 때 무척 뿌듯하다”라고 그는 말하는데요.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며, 늘 재미있고 신선한 작업을 발표하기를 소망하는 최성일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최성일, SeongilChoi, Hardened-Mesh-Project

‹Hardened Mesh Project›, 2022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최성일입니다. 새로운 재료와 가공법을 탐구해 가구와 오브제로 선보이고 있어요. 저는 영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런던과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하다가, 2021년 중순에 한국으로 들어와 스튜디오 운영과 강의 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했는데요. 석사 과정을 위해 영국 유학을 다짐했을 때만 하더라도 훗날 제가 어떤 종류의 디자이너로 활동할지 감이 잘 안 오더라고요. 이후 영국에서 공부하며 다양한 작가를 알게 되었고,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는데요. 그때부터 ‘디자인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 꿈을 좇다 보니, 이렇게 저만의 것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어요.

최성일, SeongilChoi, HEMX

‹2022 HEMX Blocks Stool›, 2022, Stainless steel

최성일, SeongilChoi, HWE-scaled
최성일, SeongilChoi, HWE

‹Random Stool (HWE)›, 2016, Waste nylon powder, Silica sand (좌)


‹Grid Bench (HWE)›, 2017, Waste nylon powder, Silica sand (우)

‹Random Stool (HWE)›, 2016, Waste nylon powder, Silica sand (상)


‹Grid Bench (HWE)›, 2017, Waste nylon powder, Silica sand (하)

최성일, SeongilChoi, HWE

‹Wrapped Lights (HWE)›, 2019, Waste nylon powder, Silica sand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작업 공간은 크게 사무실과 외부 공장 업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올여름 서울역 뒤편에 자리한 낡은 건물 2층 공간으로 사무실을 옮겼어요. 제가 직접 만드는 일을 좋아해서 기본적인 도구와 재료를 다루는 공간으로 꾸미는 중이에요. 사무실 겸 작은 공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딱 정해서 말씀드리기가 참으로 어려워요. (웃음) 다만 돌이켜보면,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 호기심을 가졌던 대상이 영감의 근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그 대상은 단순한 재료의 현상일 수도 있고, 재료의 경제적·문화적 배경이 되기도 해요. 호기심을 갖는 경로도 다양합니다. 기사나 책을 읽다가, 혹은 소셜 미디어에서 영상을 보다가 조사하고 싶은 대상을 만나게 돼요.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마주하기도 하죠.

최성일, SeongilChoi, YESYESYES-scaled

패션 브랜드 YESEYESEE를 위한 디스플레이 테이블과 벤치, 2023

최성일, SeongilChoi, Carhartt-WIP

Carhartt WIP Cafe를 위한 테이블과 의자, 2023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개인 작업을 진행할 땐 작업을 통해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계속 정리합니다. ‘이 재료를 왜 선정했을까?’, ‘왜 이런 오브제로 디자인했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글과 스케치로 정리하며 스스로 납득할 수 있도록 노력해요. 구상 단계를 거친 뒤에는 무조건 많이 만들어 보면서 여러 번 테스트합니다. 실제로 만들면서 디자인이 변화하는, 그 유기적인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작 과정에서 최대한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편이에요. 

최성일, SeongilChoi
최성일, SeongilChoi, HEMX-scaled

‹2022 HEMX Blocks Stool›, 2022, Stainless steel

작가님의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한국에서 최근 진행한 개인전에서 선보인 ‹Hardened Mesh Project›를 소개해 드릴게요.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메시mesh를 기본 재료로 활용해 작품의 형상을 손쉽고 빠르게 만들었어요. 그 위에는 고무와 플라스틱의 중간 정도 느낌의 산업 마감재를 두껍게 뿌려, 오브제에 기능을 더하는 프로젝트로 기획했습니다.

최성일, SeongilChoi, Hardened-Mesh-Project

‹Hardened Mesh Project›, 2022

최성일, SeongilChoi, Hardened-Mesh-Project

‹Hardened Mesh Project›, 2022

최성일, SeongilChoi, Hardened-Mesh-Project

‹Hardened Mesh Project›, 2022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거칠고 신속한 제작 과정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Hardened Mesh Project›는 산업에서 방수 코팅제, 마감재로 쓰이는 재료를 메인으로 활용한 프로젝트예요. 산업 마감재를 뿌리는 작업을 컨트롤 하는 게 쉽지 않지만, 경화 시간이 매우 즉각적이고 화학적 독성도 거의 없거든요. 제가 디자인한 오브제가 보이는 대로 기능할 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 역시 효율적이고 빠르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어요.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작가님이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정말 즐거웠는데, ‘오브제에도 그 즐거움이 묻어난 것 같다’는 피드백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또 효율적이고 빠르게 재료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표면이 거칠어지고, 녹아내리는 듯한 디테일을 구현해서 다른 공정을 통해 만든 오브제와 차별점이 생긴 것 같아 만족합니다. 다만 재료가 희소해서 소재 단가가 높고, 대량 생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네요.

최성일, SeongilChoi, Hardened-Mesh-Project

‹Hardened Mesh Project›, 2022

최성일, SeongilChoi, Hardened-Mesh-Project

‹Hardened Mesh Project›, 2022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평상시에는 가능하다면 아침 9시에서 저녁 7시까지는 스튜디오에 있으려 해요. 그 뒤로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입니다.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남들 일하는 시간에는 나도 일하자’라고 늘 생각하죠. 물론… 지키는 날이 많지 않긴 합니다. (웃음)

최성일, SeongilChoi, Prompt-Series-scaled
최성일, SeongilChoi, Prompt-Series-scaled

이제령 작가와 협업한 ‹Prompt› Series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최근 입양한 강아지의 웰빙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어요. 이 친구에게 맞는 사료와 간식을 찾기 위해 여러 종류를 구입해 테스트 하는 중입니다. (웃음) 아침, 저녁으로 꼭 산책하고, 날짜를 정해두고 병원에 방문해 검진도 받고 있어요.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기본적으로 너무 진지한 주제를 말하는 것처럼 보이길 선호하지 않아요. 진지한 생각을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굳이 말로 표현하는 걸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제 작업도 ‘힘을 빼고 최대한 가볍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늘 생각합니다. 유머러스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완성한다면 더욱 좋고요. (웃음) 그러한 모습이 묻어나는 조형을 찾으려 노력할 때도 있어요.

최성일, SeongilChoi, Studio-Chiar-scaled
최성일, SeongilChoi, Cup-Light-scaled

‹Studio Chair›, 2020 (좌)


‹Cup Light›, 2021 (우)

‹Studio Chair›, 2020 (상)


‹Cup Light›, 2021 (하)

최성일, SeongilChoi, Wooden-Basic-Stool

‹Wooden Basic Stool›, 2019, Birch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슬럼프가 한 번 크게 왔던 적이 있는데요. 이를 극복하는 데 러닝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러닝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사라지고, 다 달리고 나면 뿌듯함도 밀려오더군요. 러닝을 통해 또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은 것 같아요. 저는 보통 제 작업과 작업물을 통해 자존감을 지키는 편인데요. 그게 어려울 땐 다른 영역에서 작은 성취감을 얻으면 좋다는 걸 깨달았어요.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창작자는 ‘독창성’을 가장 큰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만드는 게 바로 창작자의 일이잖아요. 창작자는 늘 새로운 것을 찾아가기에, 어떤 면에서는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봐요.

최성일, SeongilChoi, Squiggle-Shelf-scaled

‹Squiggle Shelf›, 2023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시겠어요?

작은 아이디어라도 실행에 옮겨 화면 밖으로 끄집어냈을 때 가치가 생기는 것 같아요. 자신의 감과 생각을 믿고, 바로바로 해보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은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재미있고 신선한 작업을 꾸준히 내고 싶어요. 그래서 ‘다음 작업이 늘 궁금한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하고 싶은 작업을 너무 애쓰지 않고, 쉽게 쉽게 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최성일, SeongilChoi, contrology
최성일, SeongilChoi, contrology

구기정 작가 개인전 «contrology» 기물 디자인, 2022

Artist

최성일은 런던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2021년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Studio ilio’를 공동 설립했고, 현재는 독립 디자이너로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소재와 생산 공정 리서치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업에 도전하며, 이를 활용한 실용적인 오브젝트 만들기에 집중한다. 그렇게 디자인한 오브젝트는 소재와 공정을 둘러싼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독창적인 기능과 미는 독창적인 소재와 제작 과정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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