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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s

31 Poster 네 번째 일상

Writer: 노기훈, 민파란, 전하윤, MISO

31 Poster

총 31명의 아티스트가 개인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상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 작업을 소개합니다.

‘31 Poster’의 네 번째 주가 찾아왔습니다. 31 Poster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시작됐어요. “당신의 한 달은 어떠신가요?” 31 Poster에서 숫자 31은 31일, 즉 한 달을 의미해요. 매일 우리는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자기만의 리추얼을 마련하고 의미 있는 일을 시도하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내보입니다. 창작자의 태도에 관심이 많은 «비애티튜드»는 일상을 대하는 창작자의 시선이 굉장히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총 31명의 아티스트에게 개인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상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 작업을 청했어요. 일상에 대한 31개의 다양한 면면을 모으면 곧 1년의 축소판 아닐까요. 이번 주인공은 뮤지션 MISO, 노기훈, 전하윤, 민파란 작가입니다. 이들이 포착한 일상의 장면을 확인해보세요! 31 Poster는 매주 수요일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참, 아티클에서 소개하는 작품은 비애티튜드샵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답니다. 여러분의 방에 다른 이의 일상을 초대하세요.

MISO, ‹고양이›, 2022

“사진의 주인공은 저와 함께 지내는 반려묘 엘리입니다. 엘리는 내향적이지만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인 놀이를 좋아하는 친구예요. 저와 성향이 좀 비슷하죠. 작업할 때면 항상 제 방에 들어와서 건반 자리에 누워 곤히 잠들곤 합니다. 작업이 잘 안 풀릴 때나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엘리에게 먼저 털어놓기도 해요. 동물이지만 가끔 제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기분이 듭니다. 음악도 혼자보다 누군가와 함께 나누면 행복이 두 배가 되는 것 같아요.”

MISO

Miso(김미소)는 얼터너티브 레이블 ‘you.will.knovv’의 아티스트, 싱어송라이터다. 프랑스 파리의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RedBull Music Academy에 초청된 최초의 한국인 아티스트이며, 아티스트 크루 CLUBESKIMO 멤버로 시작해 뉴욕 Fendi x Boiler Room, 일본 Rainbow Disco Club Festival 등에서 DJ로 활동했다. 독보적이고 유니크한 음색으로 DEAN, Crush, Epik High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러브콜을 받으며 커리어를 쌓은 그는 특유의 진솔한 가사와 몽환적인 멜로디로 매력적인 에너지와 시대를 초월하는 스타일을 보이며, 듣는 이에게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o0omiso0o

노기훈, ‹달과 빛›, 2018

“‹달과 빛› 은 일본의 요코하마(横浜)에서 도쿄(東京)까지 걸어가는 여정 중 찍었다. 도쿄 진보초(神保町)에 있는 고서점에서 구입한 19세기 지도를 펼치고 일본 최초의 철도노선인 요코하마 사쿠라기초역(桜木町駅)에서 도쿄 신바시역(新橋駅)까지를 지리적인 축으로 설정했다. 사쿠라기초역에서 운행하는 그날의 마지막 열차를 타고 중간역에 내린 뒤 도쿄를 향해 걸어가면서 사진을 찍고, 첫차를 타고 사쿠라기초역으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일본의 깨끗한 시계가 주는 청명한 하늘은 하루도 빼지 않고 별을 여과 없이 투과했다. 잘 정돈한 거리의 표면은 구획을 나눠 점유 중인 건축물의 질감을 형성하면서 밤에는 달빛과 인공 빛을 반사했다. 낮이면 쏟아지듯 역사를 뛰쳐나온 빠른 걸음의 인파도 밤이 되면 그들만의 방에 들어가 빛을 밝혔다. 막차를 타고 걸음의 시작점에 도착한 시간에는 집에서 새어 나오던 각자의 조명이 꺼지기 시작했고, 24시간 영업점에서 비추는 조명과 밤이 익숙한 몇몇이 가진 불빛만이 거리에 흔들리면서 누군가의 존재를 희미하게 알려왔다. 밤의 사람들은 자기만의 탈 것에 의지해 빛을 발하며 이동했다. 소리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의 밤에서 유일하게 화려한 것은 조용한 밤을 뚫고 달리는 알 수 없는 빛의 세계였다. 달과 섞인 인공의 빛은 적막하도록 깔끔한 일본의 도시에 스며들어 인간 없는 도시 풍경에 궤적을 남긴다.

 

요코하마로 돌아오는 시간이면 이르게 집을 나선 사람들이 부은 눈을 끔뻑이며 첫차에 몸을 실었다. 동이 트고 새벽이 아침으로 바뀌자 밤에 본 것은 환영이 되었다. 열차에서 빠른 걸음으로 밝은 거리로 빠져나온 사람들은 도시의 일부가 되기 위해 빌딩으로 들어갔다. 해가 빨리 지는 일본의 맑은 하늘은 어김없이 묘연한 분홍과 푸름으로 소멸했다가 다시 까맣게 깜깜해진다. 사람이 만든 빛과 달빛만이 존재하는 환상의 시간이 다가왔다.”

노기훈

광학기기가 매개하는 예술의 형식을 통해 역사적인 현실 풍경을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수한 지역과 지리적 경로를 설정하고, 이러한 경로를 축으로 다양한 대립과 분열이 공존하는 현재 사회상의 시원을 더듬어 찾아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면을 발견한다. 동시에, 사진 매체가 크게 변모하고 대중화된 동시대 디지털 환경에서 유효한 다큐멘터리 사진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고민하며 일종의 미술 형식으로서의 사진 실험을 지속 중이다. 그 일환으로 사진 매체와 도서관이라는 물리적 형태가 비물질로 나아가기 위한 단계별 이주를 실험하는 과정으로 ‘사진의 도서관’을 운영한다. 최근 개인전으로 «달과 빛»(2020, 금호미술관)을 가졌고, «젊은 모색 2021»(2021, 국립현대미술관) 등 단체전에 참여했다. @gihun_noh

전하윤, ‹Shooting Star›, 2019

“‹Shooting Star›에는 미국 여행 중 우연히 마주한 순간이 담겨 있다.

전하윤

개인적인 호기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창작 이미지를 생산하는 작가다. 주로 서울에서 활동하며 사진 매체를 통한 전시 및 출판 활동을 한다. @iamhay

민파란, ‹pink summer›, 2022

여름은 언제나 싱그러운 풍경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분홍색 소녀가 한여름을 만끽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여름을 더 아름답고 따뜻한 이미지로 회상한다.”

민파란

자신만의 색으로 사진과 영상을 담아내는 사진작가다. @min.pa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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