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
아티스트의 영감을 북돋는 장소를 직접 다녀왔습니다
‘짜친다’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충’, ‘대강’, ‘어설프게’라는 느낌을 품고 있는 이 단어는 그닥 좋은 느낌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짜치는’ 공간이라면 난 환영이다. 매장 안에 들어선 순간 조금은 촌스러운 감성의 외국 파티나 호스텔의 로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선풍기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후텁지근한 공기가 이국적인 느낌을 한층 더 더해준다. 내부에는 옷걸이에 가지런히 걸려 있는 빈티지 의류들과, ‘비트코인’ 노래연습장과, 주인의 취향으로 한껏 칠해진 ‘사랑의 우산’을 판매하는 랜덤 콘돔자판기와, 외국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 같은 코인 세탁소가 합쳐진 그야말로 ‘끔찍한 혼종’의 공간이 존재한다.
그래서 별로냐고 묻는다면, 난 ‘아니 그래서 최고야’라고 답해주고 싶다. 이 온갖 것들과 온갖 색들이 섞인 장소에서 내 취향의 콘텐츠 하나쯤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코인노래방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나무 벽 방음 시스템과, 코인노래방 기계 뒷편에 장식된 레코드 판에서 알수없는 힙함이 흘러나왔다. 우사단길을 지나가다가 이 장소를 마주친다면,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두려워 말고 꼭 들어가서 구경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인생에서 이런 장소는 다시 만나기 힘들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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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바이브: 서울특별시 용산구 우사단로10길 114 1층
@veganvibes.l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