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lace
아티스트의 영감을 북돋는 장소를 직접 다녀왔습니다
내 기억엔 태초에 크라제 버거가 있었다.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등으로 대표되는 프랜차이즈 외에 나에게 생긴 새로운 옵션들은, 통칭 수제버거라 불리며 기존의 버거들을 ‘손으로 만들지 않은 어떤 것’의 범주로 밀어내버렸다. 그 후 나름대로 최고의 수제버거를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정한 ‘좋은 버거’의 필요조건은 크게 두 가지이다. 최고의 번과 패티. 이 두 가지 따뜻한 재료에서 샌드위치와 버거는 구분된다. 더 나아가 이 둘의 퀄리티가 곧 버거의 퀄리티를 좌우한다. 그 밖에 (맥도날드 빅맥송을 언급되는 재료들인) 특별한 소스, 양상추, 치즈, 피클, 양파는 철저한 조연이다. 결국 빵과 고기가 맛있어야 좋은 버거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버거보이는 버거계의 정석이라 꼽을 수 있다. 내가 주문한 ‘클래식 버거’는 사실 내용물이 별 게 있지도 않다. 번과 패티, 치즈 그리고 소스가 전부다. 하지만 편법은 쓰지 않고 정공법으로 최고의 맛을 입 안으로 우직하게 밀어넣어준다. 물론 다른 메뉴가 없는 건 아니다. 기본 치즈 버거가 이렇게 충실하다면 다른 메뉴들도 맛이 없을 리가 없다. 다른 메뉴도 맛보지 않으면 서운하니 다음번엔 인기 메뉴 ‘Fatboy’를 먹으러 오기로 다짐하며 가게를 나섰다.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기차 건널목을 볼 수 있는 신용산 부근은 가보지 않고서는 모를 독특한 분위기를 내풍긴다. 그곳에 위치한 옛날 가옥을 개조한 버거집은 주변 경관과 별다른 이물감 없이 퍽 잘 어울린다. 계단을 통해 (아마도 과거 주택의 지붕이었을) 테라스에 올라서면 신용산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에서라면 좋은 버거의 기준을 손쉽게 어림잡을 수 있을 것이다.
Place
버거보이: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15길 29
@burgerboy_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