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보물이 존재합니다. 뮤지엄, 비밀스러운 수장고, 혹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땅속 깊은 곳, 심해로 침몰한 선박에 있죠. 하지만 이게 보물의 전부는 아닙니다. 일상에서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찬란한 기쁨을 주는 대상 또한 보물이라고 칭할 만하죠. 모셔놓는 보물이 아니라 사용하면 할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보물이지요. 비애티튜드는 오리지널 콘텐츠 크리에이터스 룸을 진행하면서 인터뷰이를 위해 흥미로운 물건을 기꺼이 내어주는 ‘스테이에이치STAY H’를 보며 늘 궁금했어요. ‘여기에는 얼마나 많은 생활 보물이 있는 걸까?’ 안목 하나로 먹고사는 비애티튜드가 보물 사냥꾼에게 빙의해 스테이에이치 쇼룸을 탈탈 털어 보았습니다. 스테이에이치의 일상 속 보물을 가감 없이 포착한 리포트, 그 두 번째 편을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비드 티 테이블
브랜드: 르탭
원산지: 대한민국
재료: HPL, 세노산, 스틸
크기: 800 × 800 × 342 mm
가격: 122만원
르탭LeTab은 스테이에이치에서 오랜 준비를 거쳐 런칭한 커스터마이징 오더메이드 가구 브랜드입니다. 심플한 구조, 세련된 비례, 평온한 색감을 지닌 외형은 일상 공간에 잔잔하게 스며드는 르탭의 장점입니다. ‘비드 티 테이블Vid Tea Table’은 지름 800mm 원판을 세 개의 다리가 기둥처럼 단단히 지지하는 구조입니다. 스틸 파이프를 사용해 T자 형태로 다시 한번 서로를 연결한 다리들은 전체 결속력을 높이고 안정성을 강화합니다.
TIPs
여유로운 사이즈와 적당한 높이 덕분에 소파 옆에 두는 사이드 테이블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 이름처럼 다과를 즐기는 데 사용할 뿐 아니라, 간단한 식사와 함께 업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Hunter’s Note
바닥 수평이 맞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다리 하부에 장착한 높이 레벨러로 조절할 수 있는 점이 세심하다. 테이블 상판 위와 옆을 만질 때 다가오는 매트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 중독적이다. 상판 재료를 HPL 대신 세노산Senosan으로 선택하면, 오염과 스크래치에 강하고 빛 반사와 지문을 방지해 불편한 경험을 주지 않는다. 24시간 이내에 세균을 99.9% 박멸하는 항균 표면 또한 팬데믹 시대를 거치며 높아진 일상 속 위생 기준에 부응한다.
피운 체어
브랜드: 프로스토리아
창작자: 그루파
발표: 2020년
원산지: 크로아티아
재료: 검은 광택 처리한 참나무(Oak black lacquer), 블랙 스틸
크기: 530 × 520 × 790 (440) mm
가격: 96만 5000원
크로아티아를 대표하는 가구 브랜드 프로스토리아Prostoria의 ‘피운 체어Piun Chair’는 자국에서 활약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그루파Grupa와 협업한 산물입니다. 피운 체어의 키워드는 가벼움, 슬림함, 실용성입니다. 의자의 다리와 시트, 팔걸이까지 얇은 메탈 파이프로 지탱해 시각적인 효과뿐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가벼우면서 단단합니다. 가로 너비가 그리 넓지 않아, 양옆으로 빽빽한 공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TIPs
하나만 두어도, 세트로 두어도 멋스럽고 감각적인 디자인은 다이닝, 오피스 등 어느 곳에 두어도 매력을 발산합니다. 팔걸이와 이어진 등받이의 곡선은 몸을 부드럽게 감싸며 매우 편안한 착석감을 제공합니다. 새로운 느낌의 의자를 찾을 때 남녀노소 모두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는 모델입니다.
Hunter’s Note
프로스토리아 특유의 독특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이 잘 드러난 수작. 스틸 파이프로 구조를 갖춘 후 곡선이 휘몰아치는 듯한 느낌으로 원목 등받이가 성취한 조형미가 뛰어나다. 특히 손으로 쓰다듬으며 곡률의 변화를 느끼는 재미가 존재하는데, 만지면 만질수록 섬세하게 다가오는 텍스처가 중독적이다. 등받이 아랫부분이 시원스레 개방되어 답답하지 않고, 착석감이 예상치 못할 정도로 매우 훌륭해 사진으로 실물의 매력을 전달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최대 5개까지 쌓을 수 있는 스택 기능도 요긴하다.
마레 러그 L1500
브랜드: 파펠리나
원산지: 스웨덴
재료: PVC, 폴리에스테르
크기: 700 × 1500 mm
가격: 27만 3000원
파펠리나Pappelina는 스웨덴 디자이너 리나 리카르손Lina Rickardsson이 세운 스웨덴 직물 브랜드입니다. 스웨덴 전통 직조 방식을 활용해 PVC 실을 재료로 현재에서 직접 생산하는 플라스틱 직물은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마레 러그Marre Rug’는 모로코 마라케시의 전통 시장에서 영감받은 이국적인 패턴으로 구성됐습니다. 러그 양 끝부분을 다른 색상의 폴리에스테르로 마감하는 파펠리나의 시그너처 디자인이 잘 나타나는 아이템입니다.
TIPs
플라스틱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프탈레이트Phthalates는 대표적인 환경 호르몬 중 하나입니다. 파펠리나는 프탈레이트 없는 무독성 플라스틱을 원사로 사용하기에 아이에게 안전하고, 러그에 먼지가 붙지 않아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줍니다. 물 세척이 자유로우며 빠르게 마르기 때문에 아이와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격한 애정을 보입니다.
Hunter’s Note
여러모로 장점만 있는 훌륭한 러그 제품. 플라스틱이라는 재료의 특성을 극대화해 천연 재료로 만든 제품과는 완전히 다른 차별점을 획득했다. 단순하면서도 디테일이 반복되는 패턴은 앞면과 뒷면에서 주요 색이 역전되기 때문에 양면 모두 즐길 수 있다. 러그 끝부분을 폴리에스테르로 마감 처리한 부분은 팬시하고 비비드한 인공물의 매력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생활 방수가 되면서도 통풍력이 좋아 관리가 편하고, 재료의 인성(toughness)이 높기에 상전처럼 모시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정말 훌륭하다.
스노우맨15 포터블 테이블 램프
브랜드: ILKW
창작자: 제로식스포
원산지: 대한민국
재료: PC, ABS, 스틸, 실리콘
크기: 150 × 150 × 195 mm / 0.38 kg
가격: 11만원
1962년 창립 이래 60여 년 동안 백열전구를 생산한 일광전구가 만든 조명 가구 브랜드 ILKW의 시그너처 제품입니다. 마치 눈사람을 납작하게 누른 것 같은 쉐이드 디자인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친근함을 느끼는 핵심 요소입니다. 플라스틱 레진을 풍선 불듯 부풀려 한 피스로 만든 쉐이드에는 연결 부위가 없어서 그림자의 간섭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자연스러운 빛을 발산합니다. 단 한 번의 충전으로 최대 일주일 동안 주변을 밝힐 수 있습니다.
TIPs
미니멀하면서 고풍스러운 느낌이 한국인의 정서와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조명을 활용한 감성 인테리어를 찾는 분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입니다.
Hunter’s Note
스노우맨 램프는 전구회사를 조명회사로 뒤바꿔버리며 디자인과 리브랜딩의 힘을 보여준 한국형 감성 조명의 대명사이다. 유선 방식을 취한 ‘스노우볼22 램프’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더 작은 무선 램프로 발전시켰다. USB Type-C 충전 방식, 완충 후 170시간에 달하는 사용 시간, 밝기 조절, 단계 타이머, 배터리 부족 알림, 충전량 표시 등 크기는 작지만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와 편리한 사용성을 두루 갖췄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가볍지만, 시각적으로 묵직한 느낌이 안정감과 귀여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드라세나 수르쿨로사 밀키웨이
브랜드: 식물회관
원산지: 대한민국
크기: 25 cm
가격: 13만원
식물회관은 누구나 플랜테리어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전문 가드너가 직접 선별한 식물을 고급 배양토에 심은 후 화분 형태의 안전한 방식으로 문 앞까지 배송하는 식물 브랜드입니다. ‘드라세나 수르쿨로사 밀키웨이Dracaena Surculosa Milky Way’는 실내에서 키우기 좋은 관엽 식물로, 짙은 녹색 잎에 점점이 박힌 바닐라 색 무늬가 신비롭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행복과 번영을 상징하기 때문에 집안에 두면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TIPs
사이즈가 부담스럽지 않고 키우기가 쉽기에 식집사 노릇에 자신이 없는 사람도 충분히 도전할 만합니다. 식물이 지닌 의미가 좋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화물 배송 시 화분 파손 및 식물 손상의 위험 때문에 서울/경기 지역에서만 구매할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Hunter’s Note
무작위 패턴의 바닐라 색 반점과 진녹색의 잎이 조화롭게 얽히며 마치 은하수처럼 대자연의 신비를 압축한 느낌을 선사한다. 드라세나 속의 다양한 식물 중에서 집사 난도가 낮은 편이라 하지 말라는 것만 명심하면 웬만해서 슬플 일이 없다. 직사광선은 잎을 태울 수 있고, 주 1회 이상 과도하게 물을 자주 주면 생명이 위태롭다는 점을 기억하라.
멜로디 소파
브랜드: 나뚜찌이탈리아
창작자: 시모네 보난니
발표: 2024년
원산지: 이탈리아
크기: 4160 × 1090~1420 × 750 mm
가격: 1681만 9000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나뚜찌이탈리아Natuzzi Italia에서 이탈리아 디자이너 시모네 보난니Simone Bonanni와 협업해 올해 새롭게 내놓은 소파입니다. 편안함과 심리적 안정감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 몸을 감싸주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뻗은 오픈 베이스의 터미널형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악보의 쉼표가 연상되는 소파의 팔걸이는 멜로디라는 이름에 제법 어울립니다.
TIPs
모듈형으로 디자인한 ‘멜로디 소파’는 왼쪽, 중앙, 오른쪽 부분을 사용자 편의에 맞춰 교체할 수 있습니다. 소파 하부에 설치한 시크릿 체인으로 연결된 각 모듈은 양면 모두 제대로 마감했기 때문에 단독으로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0여 가지 가죽과 패브릭으로 취향에 맞는 소파를 오더메이드할 수 있으므로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를 연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Hunter’s Note
소파가 이렇게 비싸도 될까, 싶지만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의 소파는 언제나 상상을 뛰어넘기 때문에 오히려 양심적이지 않나, 싶은 부분이 있다. 별 특징 없는 디자인에 좋은 가죽을 쓰며 장인 정신 운운하는 아이템보다 여러 면에서 완성도가 훌륭하다. 음악, 편안함, 쉼, 부드러움을 연상시키는 멜로디라는 콘셉트가 형태, 톤앤매너, 사용성에 이르기까지 결과물에 고루 적용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시각적으로 시원한 터미널형, 모든 코너를 곡선으로 처리해 율동이 느껴지는 형태, 악보의 쉼표를 연상시키는 팔걸이의 위트가 먼저 눈에 띈다. 쉼표 형태를 취해 볼록 튀어나온 등받이는 상상 이상으로 허리를 제대로 잡아주고, 적절한 수준으로 푹신하면서 단단한 몸체의 텐션은 놀랍도록 편안하다. 한 사람이 누웠을 때 넉넉한 공간과 더불어 누운 자세와 맞물리는 자연스러운 곡선은 소파베드의 효용성을 뛰어넘는다. 모듈 방식을 통해 자율적인 조합이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 분리한 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결코 흔치 않다. 나뚜찌이탈리아 이름에 부끄럽지 않으면서 다른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소파에서 볼 수 없는 장점을 고루 갖췄기에 요즈음 발견한 소파 중 단연 기억에 남는다.
덧.
이번 트레저 헌터에 소개한 아이템은 스테이에이치 쇼룸과 공식 웹사이트에서 자세히 확인하고 구매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생활 속 보물의 다양한 세계를 스테이에이치에서 탐험해 보세요.
쇼룸: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131길 30 1층 / 02-541-4137
웹사이트: www.stayh.co.kr
Editor
전종현은 국민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RA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월간 «디자인» «SPACE 空間» «노블레스»에서 에디터로 일하며 디자인매거진 «CA»와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등에 다양한 칼럼을 썼다. 주거 건축을 다루는 «브리크» 부편집장, 편집위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지냈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와 함께 «기아 디자인 매거진» 창간 작업과 콘텐츠를 총괄했다. 현재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겸 아트 칼럼니스트로 «조선일보» «디에디트» «W Korea»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며, 동시대 한국의 기발한 창작자에 주목하는 «비애티튜드» 편집장을 맡고 있다.
Photographer
김영훈은 2006년부터 사진 관련 커리어를 쌓으며 2008년 미국 뉴욕의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 사진 전공 최우수 장학생으로 입학해 4년간 공부와 전시를 병행하다 2012년 Honor Student로 졸업했다. 이후 서울로 돌아와 2013년 솔트 스튜디오를 열고 비주얼 아트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NYLON» 포토 디렉터를 지냈으며, 현대자동차, IKEA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의 제품과 라이프스타일을 사진이라는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비애티튜드의 오리지널 콘텐츠, 크리에이터스 룸은 인터뷰이, 에디터,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등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만듭니다. 인터뷰이를 위해 흥미로운 물건을 기꺼이 내어주는 오래된 친구, ‘스테이에이치STAY H’도 빠질 수 없죠. 언젠가부터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어요. ‘여기에는 대체 얼마나 다양한 물건이 숨겨져 있는 걸까?’ 안목 하나로 먹고사는 비애티튜드가 보물 사냥꾼의 마음으로 스테이에이치 쇼룸을 탈탈 털어 보았습니다. 보고, 만지고, 쓰고, 앉고, 맛보며(?) 가감 없이 포착한 스테이에이치의 보물 노트, 그 첫 번째 편을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당근 토끼 가위 화이트
브랜드: 퀄리디자인
원산지: 태국
재료: 재활용 폴리프로필렌
크기: 7.3 × 13.9 × 8.8 cm / 0.19 kg
가격: 2만 5000원
태국의 유니크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브랜드, 퀄리디자인Qualy Design이 자연과 동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스테이셔너리 시리즈 중 하나인 ‘데스크 토끼 가위(Desk Bunny Scissors)’입니다. 토끼의 귀부분을 쏙 잡아 올리면 따로 분리되어 가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토끼가 쥐고 있는 당근은 클립 홀더 역할을 병행합니다.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 색상 중 고를 수 있습니다.
TIPs
태국에서 리사이클링 & 업사이클링 아이템을 고안하는 퀄리디자인은 지속가능한 삶을 생각하는 친환경 브랜드입니다. 재활용 종이로 만든 포장 박스에 콩기름 잉크로 정보를 인쇄합니다.
Hunter’s Note
매우 앙증맞고 실용적인 스테이셔너리. 토끼의 귀와 가위의 손잡이가 형태적으로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기능과 심미성을 영리하게 결합했다. 특히 토끼 하면 생각나는 당근 꼭지에 자석을 부착해 마치 이파리처럼 클립을 보관하는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클립 색깔까지 진녹색이라 더욱더 마음에 든다. 10개 정도의 클립을 동시에 붙일 수 있는 당근 또한 몸체와 자석으로 연결돼 있다. 가위가 크지 않아 손가락 하나만 들어가는 점은 참고할 것, 절삭력이 꽤 괜찮다.
하나 베이스 스몰 – 우메 스폿
브랜드: 스튜디오 아르호이
원산지: 덴마크
재료: 포셀린
크기: 9.5 × 8 cm
가격: 6만 5000원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스튜디오 아르호이Studio Arhoj는 독특한 디자인과 감각적인 취향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아네르스 아르호이Anders Arhoj가 설립한 세라믹 브랜드입니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단순함과 일본 문화를 연결해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나 화병(Hana Vase)은 ‘꽃’을 뜻하는 일본어 ‘하나はな’에서 이름을 따온 컬렉션입니다. 그중 ‘우메 스폿Ume Spot’은 ‘매화(うめ)’에서 영감받은 둥그런 모양에 입구가 작은 점이 특징입니다.
TIPs
하나 화병 시리즈는 직접 손으로 도자기를 빚고, 유약을 칠해 구운 100% 핸드메이드 아이템입니다. 기계로 찍어내지 않는 터라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점에서 소장 가치가 있습니다.
Hunter’s Note
사진보다 실물이 더욱더 아름다운 화병. 흰 도자기에 자유롭게 퍼진 코발트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마치 물결처럼 흐르는 유기적인 유약의 매력이 확고하다. 구멍의 사용처를 여러 번 실험해 봤는데, 줄기가 흐물거리는 종류는 제 무게를 버티기 쉽지 않다. 단단한 줄기나 나뭇가지가 잘 어울린다. 미니멀리스트의 느낌으로 아예 비워놓고 정체불명의 아름다운 오브제로 써도 멋지다. 필기구 하나쯤은 충분히 들어가니 데스크에 둔다면 참고할 것.
판텔라 테이블 램프 ⌀250
브랜드: 루이스 폴센
창작자: 베르너 팬톤
발표연도: 1971년
원산지: 덴마크
재료: 화이트 오팔 아크릴, 오팔 PMMA, ABS, 스틸
크기: 25 × 33.5 × 25 cm / 1.2 kg
가격: 86만 6000원
덴마크의 조명 브랜드 루이스 폴센Louis Poulsen에서 생산하는 베르너 팬톤Verner Panton의 램프입니다. 그가 1971년 발표한 ‘판텔라 테이블 램프Panthella Table Lamp’는 스탠드와 전등갓이 모두 반사갓 역할을 맡아 무척 부드러운 빛을 전달합니다. 유기적인 모양 또한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TIPs
아이 방부터 서재까지 공간에 제약 없이 활용도가 높습니다. 타임리스 디자인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Hunter’s Note
루이스 폴센 하면 PH 시리즈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베르너 팬톤의 판텔라 테이블 램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스테디셀러다. 우윳빛 화이트 오팔을 연상시키는 전등갓은 그 자체로도 풍미가 깊고, 무엇보다 은은한 불빛을 만든다. 중심 세로축을 기준으로 360도 대칭을 이루는 디자인은 단순해 보이지만 섬세한 곡선이 만들어 내는 입체감에 탄성이 나온다. 켜두어도, 꺼두어도 아름다운 흔치 않은 조명.
트라이포드 테이블 램프 블랙
브랜드: 앤트래디션
창작자: Hvidt & Mølgaard
발표: 1953년
원산지: 덴마크
재료: 알루미늄, 스틸, 브라스, 텍스타일 코드
크기: 45 × 31 × 10.2 cm / 0.9 kg
가격: 51만원
덴마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앤트래디션&Tradition의 ‘트라이포드Tripod HM9’는 동그란 구형 오브제와 모서리를 곡선으로 처리한 두 개의 다리가 삼각대처럼 기능하는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테이블 램프입니다. 끝에 고정한 알루미늄 부품으로 갓을 회전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무광 래커로 마감해 검은색이 은은합니다.
TIPs
조명이 아래를 향한 터라 눈부심이 없어 소파나 서재의 독서등으로 사용하기에 좋습니다. 안정감이 필요한 공간에 놓는 조명으로도 추천합니다.
Hunter’s Note
1953년에 발표한 트라이포드 테이블 램프는 말 그대로 삼각대 원리로 몸체를 지탱한다. 마치 조각품에서 볼 법한 동그란 구형, 옷걸이를 연상시키는 두 개의 다리로 무게 중심을 잡아 기하학적으로 정갈하게 램프를 감당하는 모습은 대니시 디자인의 독특한 매력을 배가시킨다. 어디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구조라 그 자체만으로 존재감이 있다. 갓이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는 점이 아쉽지만, 하향식 조명의 특징이니 어쩔 수 없다. 존재감에 비해 크기가 작은 편이라 배치하는 목적에 맞춰 실물 사이즈를 직접 확인해 볼 것.
스트레인 체어 그레이베이지
브랜드: 프로스토리아
창작자: SMPDO
발표: 2020년
원산지: 크로아티아
재료: 광택 처리한 참나무(Oak Natural Lacquered), 스틸, 패브릭
크기: 44 × 81 × 57 cm
가격: 77만 8000원
크로아티아에는 요즘 각광받는 가구 브랜드 프로스토리아Prostoria가 있습니다. 수도 자그레브에서 활동하는 SMPDO와 협업한 ‘스트레인 체어Strain Chair’는 프레임 구조를 독특하게 처리해 눈길을 끕니다. 다리와 등받이를 지지하는 스틸이 서로 꼬여 얽힌 형태를 띠는 프레임은 확실히 시각적인 차별성이 뛰어납니다. 오랜 기간 연구를 거듭하며 독자적인 모습을 갖춘 스트레인 체어는 사용자의 신체를 고려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뛰어난 착석감을 선사합니다.
TIPs
데일리 체어 하면 생각하는 정형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해 식탁부터 서재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어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차지하는 부피는 최소화하면서 편안한 착석감을 극대화하는 아이템입니다.
Hunter’s Note
아방가르드하고 컨템퍼러리한 취향을 저격한다. 원목 중심의 클래식한 취향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하지만 워낙 디자인이 말끔하게 나온 터라 독특한 분위기를 살리는 데 제격이다. 멋 부리는 데 치중한 것 같은 외형과는 정반대로 착석감이 아주 훌륭하다는 점이 놀랍다. 엉덩이와 허리, 등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며 바른 자세를 유도한다. 컬트적인 디자인에 21세기에 걸맞은 기능이라니, 타임리스 디자인 체어 계보에 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루카 니케토Luca Nichetto가 디자인한 ‘라토Lato LN8’ 사이드 테이블은 원형 목제 상판과 타원형 대리석 받침대가 서로 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단순하면서 깔끔한 형태는 세련되어 유행을 타지 않고, 소재의 대비감은 독창성과 예술성을 돋보이게 합니다. 산림이 손상되는 생산 방식을 막고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을 정착시키는 FSC® 인증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TIPs
타원형 상판을 지닌 다른 아이템과 따로 혹은 함께 겹쳐서 리듬감 있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바닥을 차지하는 절대 공간이 좁은 편이라 라운지체어를 위한 사이드 테이블, 침대 옆 협탁으로 활용하기에 편리합니다. 대리석 받침대가 지닌 존재감 때문에 인기가 많습니다.
Hunter’s Note
사이드 테이블에서 의외로 민감한 사항은 바닥 받침대가 차지하는 면적이다. 말 그대로 ‘사이드’로 쓰기 때문에 바닥 면적이 넓으면 사용자와의 긴밀한 거리가 형성되지 않는다. 무거운 대리석을 공룡알처럼 깎아 바닥에 닿는 면적은 줄이고 사이드 테이블에 필요한 안정성은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무척 영리한 아이템이다. 침대 바로 옆에 두고 뜨거운 커피를 올려놓아도 쓰러질 걱정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은은한 색감의 대리석과 참나무 상판은 장소를 막론하고 시각적으로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CH88T 비치 솝 블랙스틸
브랜드: 칼한센앤선
창작자: 한스 베그너
발표: 1955년
원산지: 덴마크
재료: 비누 마감한 너도밤나무(beech-Soap finished), 스틸
크기: 57 × 44.5 × 76.5 cm
가격: 88만원
덴마크의 유서 깊은 가구 브랜드 칼한센앤선Carl Hansen & Son에서 내놓은 한스 베그너Hans J. Wegner의 CH88T는 자연 소재인 원목과 산업화를 대표하는 소재인 스틸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체어입니다. 베그너의 시그너처 디자인으로 꼽히는 소뿔을 닮은 등받이는 지극히 간결하면서 우아한 미감을 자랑합니다. 딱딱한 나무를 증기에 쪄서 유연하게 만든 후 자유롭게 구부리는 ‘스팀 벤딩steam bending’의 산물인데요. 전면을 향해 구부러진 등받이 끝에 팔을 올려놓을 수 있어 자연스러운 휴식의 기회를 마련합니다. 스틸 프레임은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면서 최대 4개까지 체어를 쌓아 적재할 수 있는 기능성 또한 놓지 않았습니다.
TIPs
사용하면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지, 음식물이 묻었을 때 잘 닦이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누 마감한 너도밤나무 고유의 부드럽고 매트한 느낌이 지속되길 원하신다면 이에 맞추어 천연 비누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별도로 특별히 관리하지 않으면 모서리 등 일상적인 마찰이 일어나는 부분을 중심으로 자연스러운 광택이 형성되기 때문에 시간의 흔적을 조금씩 쌓아가며 함께할 수 있습니다. 비누 마감한 부분이 액체 등을 흡수하면 지우는 데 어려움이 있으니 유의해 주세요.
Hunter’s Note
덴마크의 전설적인 가구 디자이너 한스 베그너의 유산은 여러 회사가 각자 독립적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그중 한 곳이 바로 칼한센앤선이다. 위스본 체어Wishbone Chair, 셸 체어Shell Chair 등 쟁쟁한 모델이 많지만, 1950년대 베그너의 작업에서 시그너처 요소로 꼽히는 소뿔을 닮은 등받이를 갖춘 체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CH88T은 1955년 스웨덴 헬싱보리 국제 전시회에 프로토타입을 출품한 이후 종적을 감추었다가 지난 2014년 한스 베그너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60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온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원목 대신 스틸로 프레임을 만들어 지금 실정에 훨씬 알맞은 기능성을 갖췄고, 조각품에 가까울 정도로 정교하게 구부리고 마무리한 등받이의 곡면 또한 탐닉하기에 충분하다. 쓰는 욕구와 보는 욕구, 소장 욕구까지 동시에 충족시키는 아이템이랄까. 스칸디나비아에서 자주 쓰는 천연 비누 마감이 내뿜는 은은한 광택이 무척 매력적이지만, 액체에 따른 변색에 취약하므로 지속적인 관리와 애정이 필요하다. 특히 김치, 김치를 조심하라…
업 리프트 암체어 다크그레이
브랜드: 프로스토리아
창작자: 네이사코
발표: 2014년
원산지: 크로아티아
재료: 원목, 합판, PVC, HR 폼, 폴리에스테르 충전재, 패브릭
크기: 80 × 120 × 76 cm / 80 × 200 × 41 cm
가격: 417만 1000원
크로아티아 가구 브랜드 프로스토리아에서 출시한 ‘업 리프트 암체어Up-Lift Armchair’는 암체어 본연의 기능뿐 아니라 베드로 손쉽게 변형할 수 있는 업 리프트 아이템입니다. 자그레브에서 활동하는 네이사코Neisako는 현대적이면서 세련된 디자인이 혁신적인 구조를 통해 얼마나 놀라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몸소 증명합니다. 완전히 펼쳤을 때 총 200cm에 달하는 길이는 웬만한 성인이 혼자 누워도 충분한 평안함을 제공하며, 기능적으로도 큰 아쉬움이 없습니다.
TIPs
거실에서 암체어로 활용하다 지인이 집에서 자고 갈 일이 생길 때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 변신 아이템입니다. 과하게 푹신하지 않고 적당히 단단한 터라 몸과 사물을 고르고 탄탄하게 받쳐 줍니다. 누워서 랩톱으로 작업하거나 트레이 위에 간단한 간식을 놓고 일상을 여유롭게 즐기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Hunter’s Note
디자인과 기능성이 완벽하게 결합한 혁신적인 암체어. 우주 시대 디자인이 떠오르는 과감한 곡선이 눈길을 끌지만, 바로 그 부분이 비밀의 문이라는 사실은 설명을 아무리 들어도 이해할 수 없다. 오직 직접 체험해야만 알 수 있달까.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단번에 베드로 변신하고, 내부 손잡이를 통해 손쉽게 암체어로 되돌리는 경험은 매 순간 새롭다. 투인원two in one 아이템의 고질적인 병폐인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함 또한 없다. 암체어일 때도, 베드일 때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한다. 무엇보다 탄탄한 바닥이 마음에 든다. 위에 천을 깔아 200cm짜리 테이블로 써도 되겠다는 망상이 들 정도다. 한 마디로 마법처럼 사람을 홀리는 아이템.
덧.
이번 트레저 헌터에 소개한 아이템은 모두 스테이에이치 쇼룸과 공식 웹사이트에서 자세히 확인하고 구매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비애티튜드가 점찍은 녀석뿐 아니라 훨씬 더 다양한 리빙의 세계를 스테이에이치와 함께 탐험해 보세요.
전종현은 국민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RA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월간 «디자인» «SPACE 空間» «노블레스»에서 에디터로 일하며 디자인매거진 «CA»와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등에 다양한 칼럼을 썼다. 주거 건축을 다루는 «브리크» 부편집장, 편집위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지냈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와 함께 «기아 디자인 매거진» 창간 작업과 콘텐츠를 총괄했다. 현재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겸 아트 칼럼니스트로 «조선일보» «디에디트» «W Korea»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며, 동시대 한국의 기발한 창작자에 주목하는 «비애티튜드» 편집장을 맡고 있다.
Photographer
김영훈은 2006년부터 사진 관련 커리어를 쌓으며 2008년 미국 뉴욕의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 사진 전공 최우수 장학생으로 입학해 4년간 공부와 전시를 병행하다 2012년 Honor Student로 졸업했다. 이후 서울로 돌아와 2013년 솔트 스튜디오를 열고 비주얼 아트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NYLON» 포토 디렉터를 지냈으며, 현대자동차, IKEA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의 제품과 라이프스타일을 사진이라는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