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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Writer: 신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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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신덕호 님은 그래픽 디자이너입니다. 2010년부터 프리랜서로 일하기 시작해 활발하게 작업했고, 지금은 독일 베를린에 머물면서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활동 중이에요. 그래픽 디자이너는 디자이너 중 가장 자유로워 보이는 직군입니다. 농담으로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작업물을 낼 수 있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포스터, 리플릿, 책 등 물리적인 매체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료, 규격, 감촉부터 소통과 상상, 맥락 이해 등 수많은 요소를 염두에 두어야만 해요. 게다가 개인 작업과 독립출판 등으로 활동 영역이 확장되면 일종의 르네상스맨 같은 생각까지 든답니다. 신덕호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접하며 머릿속에 바로 떠오른 것은 일종의 감탄사였어요. 유려하고 솔직한 대답과 보기만 해도 충분히 흥미로운 작업까지,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창작자의 자질이 넘실거렸거든요. 오랜만에 기분이 무척 좋아졌어요. 아마 다른 분들도 비슷한 충만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티클에서 한번 확인해 보시지요!

LIEDBasel 2024, 포스터, 2024

LIEDBasel 2024, 포스터, 2024.jpg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신덕호입니다. 미술, 문화 영역과 관련된 그래픽 디자인을 주로 작업해요. 그중에서도 책을 많이 만들고 있어요. 2017년부터 베를린에 살면서,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지내는 중입니다.

Kunsthal-Aarhus-2023,-인쇄물,-2023

Kunsthal Aarhus 2023, 전시장 입구와 인쇄물, 2023.jpg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는 고등학교 때 회화과에 재학했고, 미술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사실 제 꿈은 아니고 어머니의 꿈이었다는 농담을 자주 하곤 하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환경적인 이유로) 자신이 받지 못한 미술 교육을 오랫동안 시키셨거든요. 그래서 전 고등학교 때까지 제 꿈이 회화 작가인 줄 알았습니다. 한국 입시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성적에 따라 의도치 않게 디자인과에 입학했고, 한 학기 다니고 그만두려고 했어요. 그때 주변 친구들의 만류—너는 그림을 너무 못 그려서 회화과에 가면 망한다는 충고—로 디자인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곧 타이포그래피와 서적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학부 때 동료들과 함께한 소모임 활동이 지금까지 디자이너로 활동하게 된 큰 계기였어요.

아카이브 프리즘, 잡지, 2022-2024

아카이브 프리즘, 잡지, 2022 2024.jpg

KST 통신 1-6호, 출력용 pdf, 오혜진과 협업, 2023-2024

KST 통신 1-6호, 출력용 pdf, 오혜진과 협업, 2023 2024.jpg

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제가 사용하는 작업실은 원래 와인을 팔던 바bar였어요. 베를린 미테 지역에 위치한 반지층 스튜디오인데, 손님이 오면 ‘동굴’이라고 농담하기도 해요. 아마도 100년 전에는 난방용 석탄을 쌓아놓던 공간이었을 텐데, 지금은 동료 세 명과 함께 작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용한 지 6년 정도 되었고, 반지층이라 여름에 굉장히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합니다. 건물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중정이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강아지들과 함께 출퇴근하기에도 굉장히 좋아요.

Living Room, 인쇄물, 김영삼과 협업, 2023

Living Room, 인쇄물, 김영삼과 협업, 2023.jpg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너무 진부한 질문인가요. (웃음)

원래 ‘영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소스라치게 정색하곤 했는데, 이제는 별 거부감이 없네요 🙂 예전에는 영감이 어디서 갑자기 떨어지는 게 아니라 주어진 과제 안에 있다고 항상 진지(!)하게 말하곤 했는데요. 요즘에는 여기저기서 많이 얻는 것 같아요. 살고 있는 도시 환경에서, 또 처음 간 여행지의 생소함에서 얻기도 하구요. 좋아하는 미술가, 음악가나 업계 동료의 작업에서, 혹은 파트너와의 대화에서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How) do we (want to) work (together) (as (socially engaged) designers (students and neighbors)) (in neoliberal times)_, 책, 김영삼, 막스 아르프와 협업, 2022

(How) do we (want to) work (together) (as (socially engaged) designers (students and neighbors)) (in neoliberal times)?, 책, 김영삼, 막스 아르프와 협업, 2022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개인 작업은 보통 머릿속에 생각을 오래 묵히는 편이에요. 다양한 방면으로 시뮬레이션을 그려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결합되기도 하구요. 머릿속에 그려진 형태가 실제 작업 과정을 통해 어떻게 변하는지, 혹은 어떤 부분이 삭제 및 추가되고 뭉개지기도 하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실제로 작업할 때는 여러 한계와 시간 때문에 결국 가장 원형의 아이디어만 남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나중에 이와 연결된 작업을 추가로 하기도 합니다. 클라이언트 작업은 상황에 따라 항상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항상 최대한 많은 대화를 통해 다각도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원래 주어진 과제의 키워드를 정리해 보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제스처를 많이 고민했는데, 작업이 일차원적이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독해하기에 어려운 경우가 많았어요. 이를 피하려면 협업자와의 대화는 필수적인 것 같아요.

인쇄물들, 2020-2024 (2)

인쇄물들, 2020 2024 (2).jpg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가장 최근에 마친 개인 작업은 『번호 매긴 풍경(Numbered Landscape)』이라는 책이에요. 책과 쪽 번호에 대한 고민의 결과인데요. 뒤셀도르프의 라인강을 빌려와 책의 본문과 쪽 번호의 관계를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작업입니다. 강을 따라 오베르카셀러 다리(Oberkasseler Brücke)부터 르하잉크니 다리(Rheinkniebrücke)까지 1.5km가량 산책길이 있는데요. 1990년대 중반, 건축가 니클라우스 프리치Niklaus Fritschi의 설계에 따라 개발한 곳이에요. 산책길을 따라 약 3m 간격으로 배치한 조명마다 각각 번호를 부여한 점이 흥미롭죠. 번호를 통해 조명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더불어 인명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사고 위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용도로도 활용하는 듯해요. 구형 표지판을 그대로 사용하는 1번부터 7번, 프레임에 시선 높이로 새겨진 숫자들, 그리고 프레임 상단에 정사각형 패널로 배치된 숫자들, 이렇게 총 세 가지 형식의 표식이 등장합니다. 이런 번호들을 기준점 삼아 라인강을 책의 구조로 옮긴 게 『번호 매긴 풍경』이에요. 아이디어는 단순합니다. 풍경 자체가 번호를 지니도록 촬영한 후, 오른쪽 페이지는 홀수, 왼쪽 페이지는 짝수라는 출판 디자인의 관습에 기대어 조명의 숫자가 책의 쪽 번호로 기능하도록 했어요. 이에 따라 쪽 번호와 본문이 갖는 위계는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풍경이 쪽 번호를 위한 일종의 들러리로 기능하는 셈이죠.

번호매긴 풍경(Numbered Landscape), 책, 2024

번호매긴 풍경(Numbered Landscape), 책, 2024.jpg

지난 6월 덴마크의 유명한 현대미술 기관인 쿤스탈 오르후스Kunsthal Aarhus에서 개막한 전시 «Rhizome – Network Without Center Point»를 위한 그래픽 작업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전시는 보통 큐레이터가 전시 주제를 정해놓고 그에 맞는 작가를 선정하는 방식을 취하잖아요. 그런데 이번 전시는 선정된 작가가 직접 자신의 키워드를 제시해 전시의 방향을 만들었어요. 11명의 작가가 제시한 키워드가 포스터에 알파벳 순서로 정렬되고, 해당 단어는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의 문제의식, 관심사, 그리고 전시의 대략적인 인상을 드러냅니다.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기본형 포스터는 작가들이 건네준 이미지와 결합하며 자신이 선정한 다섯 가지 단어와 함께 노출돼요. 일종의 공동의 목록이라고 볼 수 있죠. 전시 리플릿에 수록된 텍스트 ‹One Sentence Marathon›도 동일한 맥락입니다. 큐레이터와 작가들이 돌아가며 한 문장씩 추가해 공동의 텍스트를 만들었거든요. 전시가 작동하는 원리를 어느 정도 반영한 그래픽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Rhizome Network Without Center Point, 포스터, 2024

전주국제영화제의 특별 전시 «100 FILMS 100 POSTERS»의 지난 10년을 정리한 행사였던 ‘100 Films 100 Posters×10‘도 언급하고 싶은데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모든 포스터를 아카이브한 전시 공간을 보니 감회가 굉장히 새로웠습니다. 반복되는 콘셉트 등 행사의 한계와 문제점 등이 명확히 보이기도 했고요.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진행한 대담에서 나온 여러 의견에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내년부터 새롭게 시작할 «100 FILMS 100 POSTERS»가 기대됩니다.

100 FILMS 100 POSTERS, 전시 _발췌된 한글들_을 위한 입구, 2024
100 FILMS 100 POSTERS, 인덱스 라운지, 2024

(좌) 100 FILMS 100 POSTERS, 전시 ‘발췌된 한글들 을 위한 입구, 완판본문화관, 2024.jpg

(우) 100 FILMS 100 POSTERS, 인덱스 라운지,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5길 64, 2024.jpg

(상) 100 FILMS 100 POSTERS, 전시 ‘발췌된 한글들 을 위한 입구, 완판본문화관, 2024.jpg

(하) 100 FILMS 100 POSTERS, 인덱스 라운지,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5길 64, 2024.jpg

100 FILMS 100 POSTERS, 포스터, 2024

모든 섬은 산이다, 전시 디자인, 김영삼과 협업, Palazzo Malta – Ordine di Malta, 2024.jpg

작업을 통해 작가님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도시 환경과 타이포그래피, 그리고 책이라는 매체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여부가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다가오는 부분인 것 같아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다가도 특정한 맥락 아래 연결되어 새로운 의미를 가질 때 즐거움을 느낍니다.

모든 섬은 산이다, 전시 디자인, 김영삼과 협업, 2024

모든 섬은 산이다, 전시 디자인, 김영삼과 협업, Palazzo Malta – Ordine di Malta, 2024.jpg

작업을 진행하며 만족스러운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궁금합니다.

작업마다 즐겁게 집중했다는 점은 만족스럽지만, 이와 별개로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열거하기가 쉽지 않네요.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꽤 오랫동안 ‘루틴을 지키는 것’에 대한 강박이 심했어요. 예를 들어, 반드시 오전 10시 전에 사무실에 도착해야 하고, 그 전에 준비를 마치고 업무를 시작하지 못하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거나, 오후 6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무실에 있어야 한다든지 등이요. 요즘 이런 생활에 회의감이 생겨서 생활 습관을 바꾸려고 노력 중인데요. 사무실에 오래 앉아 있어도 생산적인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오전에 업무를 시작하되 조금 늦어도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생산적이지 않다고 느끼면 바로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서 다른 것을 보려고 해요.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비석(碑石) 사진을 찍고 있어요. 정확히 말하면 ‘책 펼침면 형태’의 비석들인데요. 보다 보면 묘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한 개인의 죽음이 ‘책’이라는 형태로 표상되는 것도 흥미롭고요. 또 10년 전부터 업계에 들려왔던 ‘책의 죽음’이라는 말과 느슨히 연결되기도 하구요. 독일에는 도시 곳곳에 무덤이 많아서 시간이 날 때마다 한 군데씩 들러 산책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돌에 글자를 새기는 카빙 carving 워크숍을 시도해 봤는데, 일직선 하나 긋는 것조차 굉장히 어려웠어요. 공업화 이전의 비석 타이포그래피가 대단하다고 다시금 느꼈습니다. 최근에는 베네치아 근처의 무덤 섬에 다녀왔는데, 죽음을 기리는 방식이 독일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신기했습니다. 독일의 비석은 시각적으로 꽤나 건조한 편인데, 여기는 대부분의 비석에 망자의 사진을 붙이고 꽃으로 장식해서 매우 개인적이고 또한 감정적으로 보였어요.

김군을 찾아서, 책, 2022

김군을 찾아서, 책, 2022.jpg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책상을 벗어나 평소 관심 있던 전시, 공연, 서점 등 다양한 공간에 방문합니다. 필요하다면 작업을 고민하는 데 시간을 더 들이구요.

아웃 오브 (콘)텍스트, 책, 2021

아웃 오브 (콘)텍스트, 책, 2021.jpg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저는 지난 2010년 프리랜서로서 처음 작업을 시작했어요. 이제 일한 지 15년가량 됐지만, 어쩌다 보니 항상 학업과 병행해 왔답니다. 학부 9년 반, 석사 4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는데, 올해 3월부터 (너무나도 오랜만에) 학생 신분과 상관없이 지내니 큰 해방감을 느낍니다. 특히 2022~23년에는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업무를 하면서, 베를린·함부르크에서의 강의, 석사 논문을 마무리하고 동시에 생계를 위한 일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어요. 정말 몇 년을 정신없이 보낸 기억입니다. 그런 책임과 역할이 올해 3월에 모두 끝나서 지금 프리랜서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다 보니 오랜만에 찾아온 고요함에 어색함마저 느껴져요. 한편으로는 ‘너무 조용하지 않나?’ 하는 불안감이 있기도 하구요. ‘극도의 정신없음’과 ‘무료할 정도의 고요함’ 사이를 조율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오브 파팅, 책, 2022

커뮤니티 오브 파팅, 책, 2022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그 무엇이든 단정 짓지 않는 것, 쉽게 평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비자 혹은 구매자의 눈으로만 대상을 바라보지 않고, 같은 창작자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 같은 거요. 기왕이면 작은 부분에서도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다면 더욱더 좋구요.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저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깨닫는 데 굉장히 오래 걸렸어요. 그러니 막막하고 답답하더라도, 관심 있는 것을 꾸준히 살펴보고 작업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리너스 반 데 벨데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포스터, 2024

리너스 반 데 벨데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포스터, 2024.jpg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를 갖는 창작자보다는, 유연하게 변하는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한국과 독일에서 하는 일이 좀 더 적당한 밸런스를 가지면 좋겠어요. 또 미래에 지역과 상관없이 어디든 일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소한 것에 계속 궁금해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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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에서의 항해, 책, 2017.jpg

Artist

신덕호(@shindokho)는 베를린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다.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와 함부르크 예술대학교(HFBK) 그래픽 디자인과를 졸업했다. 프로파간다 프레스, 현실문화, 아트선재센터, 백남준아트센터, 바라캇 컨템포러리, 쿤스탈 오르후스Kunsthal Aarhus, 리드바젤LIEDBasel 등 주로 문화예술 기관과 일해왔다. ‘물질적 매체로서의 책’이 지니는 형식적인 특성에 주목하는 작업을 즐긴다. 출판사 더플로어플랜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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