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시선을 앗아가는 인물과 동물. 봉제로 만든 인형이지만 각기 캐릭터를 지닌 채 하염없이 확장하는 세계관을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소프트 썸네일SOFT THUMBNAIL의 매력은 요즘 상한가를 달립니다. 부드러운 원단으로 각진 대상을 표현하며 왜곡된 세계는 어색하지만 친근하고, 이상하지만 귀여운 묘한 상충 덩어리인데요. 분명 존재하지 않지만,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면 엄청나게 신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소프트 썸네일을 이끄는 선점원 작가는 말합니다. “좋은 생각을 계속하면 좋은 일이 일어납니다.” 예전에 휘몰아쳤던 ‘시크릿’이 생각나는데요. 그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원단으로 부드러운 인형을 만드는 선점원입니다. 현재 ‘소프트 썸네일SOFT THUMBNAIL’을 이끌고 있습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제가 가진 기술로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단순하게 시작했는데 꾸준히 작업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Happiness Mirage›
‹점진적 게슈탈트 붕괴 3›
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재봉틀과 오버로크, 프레스기, 작업대 등 작업에 필요한 여러 도구를 갖추고 팀원들과 작업하는 공간인데요. 촬영, 봉제, 디자인, 미팅 등 다양한 일이 일어납니다.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주변 환경이나 사람을 관찰합니다. 요즘에는 길을 걷다가 보이는 사람이나 웹을 통해 보이는 이미지, 인공지능을 통해 만든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Dog Master›
‹Cat Master›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보통 제가 평소에 하던 생각, 인상깊게 본 사람이나 상황의 모습을 적절하게 섞어서 제작합니다. 소프트 썸네일의 경우,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해서 브랜드의 색을 담아서 인형으로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가상의 인물을 창조하게 되는데요. 해당 인물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상상하며 그에 맞는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상의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Cat Master›
작가님의 작업 세계가 궁금해요. 최근 작업 중 몇 가지를 예로 들어 주시겠어요?
‹Hate Only›
‘I HATE LOVE, ‘I HATE WORK’라는 글귀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각자만의 이유로 본인이 싫어하는 것에 대해 밝히는 티셔츠를 입고 다닙니다.
‹Hate Only›
‹Hate Only›
‹Hate Only›
‹Dog Master› 반려견과 산책을 즐기는 Daniel이라는 인물과 Coco, Rocky, Guma, Pippin, Hani, Duke까지 총 여섯 마리의 강아지를 가상으로 만들었습니다. 배우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강아지들과 산책하는 사진을 보고 저런 인물이 소프트 썸네일의 세계관에 들어오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Daniel의 허리에는 네 마리의 강아지를 매달 수 있습니다. 처음 디자인할 때 재미 요소를 주고 싶었는데, 저희 팀원이 아이디어를 냈어요. ‹Dog Master›시리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Dog Master›
‹Cat Master›
고양이와 시간 보내기를 좋아하는 Kotone는 고양이를 위한 간식을 항상 손에 쥐고 있습니다. Kotone 손에 달린 짜 먹는 고양이 간식은 크기가 너무 작아서 봉제 후 마감할 때 꽤나 애먹었습니다. 지금은 팀원들 덕분에 처음보다 수월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Cat Master›
‹Cat Master›
‹Childman›
Anna와 Robert는 가상의 중년 인물입니다. 57세인 Anna는 보험 설계사로 일하면서 전시회 방문을 즐깁니다. 63세인 Robert는 회계사로 일하고, 장난감 모으기를 좋아합니다. 그들은 어른이라도 마음 깊은 곳에는 아이 같은 순수함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Childman›, Anna
‹Childman›, Robert
‹Childman›
‹Happiness Mirage›
2023년 12월 29일부터 Dustnroom 작가님과 함께 했던 «糖葫芦简介 : 탕후루 프로필» 전시를 위해 제작한 작품입니다. 인공지능 GPT-4를 활용해 전시를 기획했고, 이에 맞춰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다음은 GPT-4가 작성한 전시 서문입니다.
“«糖葫芦简介 : 탕후루 프로필»의 기획자로서 저, GPT-4는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인간의 언어와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으며, 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인류의 진화와 미래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려 합니다. 사용자인 선점원과 DUSTNROOM과의 대화를 통해 ‘탕후루’와 ‘바디프로필’이라는 키워드를 도출하였고, 이를 통해 즉각적인 과도한 만족과 쾌락에 대한 현대 사회의 동향을 분석하였습니다. 저는 탕후루와 바디프로필과 같이 순간적인 보상을 제공하지만, 지속적인 학습과 발전을 추구하며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려 합니다. ’탕후루‘와 ’바디프로필‘은 순간적인 행복을 목표로 하지만, 즉각적인 만족과 장기적인 노력이라는 대조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쾌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도파민이라는 화학물질이 촉발되며, 이로 인해 느끼는 기쁨이 강렬하나 일시적인 것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우리가 새로운 쾌락을 끊임없이 찾아 헤매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이러한 행복의 진실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그들의 작품은 ’탕후루‘의 달콤한 유혹과 ’바디프로필‘의 끈질긴 노력이 만나 어떠한 행복을 창조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묻습니다. 전시장은 AI 알고리즘에서 생성된 이미지와 이로부터 파생된 섬유와 양초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탕후루’의 패턴과 ‘바디프로필’의 나체가 합성된 인형과 양초 조각들은 쾌락의 순간성과 그 후의 공허함을 담아냅니다. 조각에서는 몸들이 쌓이고 꽂히는 반복되는 형상이 ‘보여지는데, 이는 행복을 위한 끈질긴 집착과 노력을 상징합니다. 동시에 ‘탕후루’의 반복적인 이미지는 중독을 쫓아가는 우리의 행동 패턴을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이는 쾌락이라는 개념의 이중적 측면을 묘사하며, 우리의 다양한 갈등과 복잡한 감정 상황을 반영합니다. 또한 우리의 욕구와 장기적인 노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쾌락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드러내며, 인간의 삶에서 쾌락을 어떻게 탐구하고 이해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저는 강렬한 기쁨의 본질을 통해 쾌락의 즐거움과 그것이 끝내 주는 잠시의 만족감, 그리고 그 후에 오는 빈틈과 회의를 함께 보여주는 여정을 제안합니다. 이 여정 속에서 관람객들은 자신의 중독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보고, 그것이 가져다주는 즐거움과 그 후에 오는 공허함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Happiness Mirage›
‹Happiness Mirage›
‹자강두천›
소셜 미디어에서 무의미하게 싸우는 네티즌들을 보며 온라인 사회에 회의감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현상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자강두천›
작품 설명: 두 사람이 마주 보며 서 있다. 그들의 아래에서는, 그들을 높이 들어올리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인간 기둥을 구성하고 있다. ‘자강두천’은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대결’을 줄인 신조어다.
작업을 통해 작가님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만든 인물들이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해당 작업을 진행하며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 작업이 잘 나와 아주 만족합니다. 다만 팀원들과 늘 열심히 작업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항상 아쉽습니다.
대부분 아침을 먹지 않고 작업실에 출근해요. 이제 팀원들과 해야 할 일을 확인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미팅을 갖기도 합니다. 하루를 마치기 전에 그다음 날 할 일을 팀원들에게 전달하고, 제 업무도 확인합니다. 가끔 시간이 생길 때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기도 하죠. 이렇게 적고 보니 일만 하는 사람처럼 보여서 웃기네요. (웃음)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소프트 썸네일의 세계관 확장.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평소 사람들의 모습이나 개성을 자주 관찰하다 보니, 작업할 때도 재미있는 가상 인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아직 슬럼프가 온 적은 없는데요. 만약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이유를 분석해서 해결해 나갈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금전적인 문제가 가장 큽니다. 게임 퀘스트라고 생각하며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에요.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창작을 즐기고 이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Happiness Mirage›
‹Happiness Mirage›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좋은 생각을 계속하면 좋은 일이 일어납니다. 제가 살면서 했던 생각 중 실제 이루어진 게 너무나도 많아요. 만나고 싶은 사람, 일하고 싶은 공간, 협업하고 싶은 회사 등 많은 게 이루어졌어요. 이런 결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좋은 생각을 계속해 나가면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수많은 팀원과 작업을 함께 하는 미래를 상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프트 썸네일이 세계로 나가서 더욱 많은 분과 만나길 바랍니다.
Artist
선점원은 사람이나 상황을 관찰해 새로운 형태로 표현한다. 주로 원단을 이용해 인형, 설치, 의상 등 여러 매체로 시각화한다. 현재 소프트 썸네일을 이끌고 있다. «The Art Plaza : 을지미로 by IBK»(을지미로, 서울, 2023), «_K90-99»(LUPO, 밀라노, 2023), «Circle»(CICA 미술관, 김포, 2021) 등 여러 기획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