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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은 언제나 옳지!

Writer: 팡팡팡그래픽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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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팡팡팡그래픽실험실은 세 명이 함께 활동하는 디자인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함께 졸전을 준비하던 친구들과 졸업 후에도 꾸준히 스킬업 하는 동력을 찾고자 모였는데요. 서로 작업을 독촉하고 등 떠밀어줄 요량으로 뭉친 그룹의 작업이 주변의 이목을 끌게 되자 다양한 대내외 활동을 하게 되었답니다. 실험실이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이들은 실험적인 태도를 중시해요. 그렇다고 세상을 뒤엎는 매드사이언티스트나, 상식에 도전하는 혁명가는 아닙니다. 언제나 프레시한 마음으로 새로운 접근법에 활짝 열려있어요. 특히 공동 작업 방식은 정말 놀라워요. 모든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구성원 모두가 투입됩니다.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생기면 격정적으로 얘기하고, 의견이 갈리면 다수결에 부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한 사람이 막히면 다른 사람이 해당 파일 데이터를 이어서 작업하거나, 각자 하던 작업 데이터를 모아서 결합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경우의 수를 조합하며 여러 스타일을 다양하게 풀어내요. 이게 정말 가능한 건지 다들 물어본다고 하니, 정말 실험 그 자체네요.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일을 좋아해서 경험하지 않은 툴이나 매체를 이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데요. 요즘에는 AI에 흠뻑 빠졌다는 사실!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아무리 바빠도 틈과 힘을 쥐어 짜내게 되는 게 창작자의 성품이라, 종종 하기 싫어질 때는 좋아하는 것의 근본에 다가가서 좋아하던 방식을 바꿔가며 존버하라는 말은 정말 꿀팁이네요. ‘우연히 본 작업이 좋아서, 재미있어서, 인상 깊어서, 절묘하다고 생각해서 작업자를 찾았는데, 알고 보니 팡팡팡그래픽실험실이었네?’를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Ghost Coming 2020{X-ROOM}›, 2020, 일민미술관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팡팡팡그래픽실험실은 박채현, 조화라, 한나은, 총 세 명으로 구성된 디자인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2016년 결성한 이래 편집 및 그래픽을 기반으로 확장해 경계 없는 작업을 시도합니다. 실험적인 태도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으며, 재미있는 시각적 접근을 추구하고 있어요. 저희 소식이 궁금하시다면 공식 인스타그램(@__pangpangpang)으로 놀러 오세요!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함께 졸업 전시를 준비하던 친구들과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꾸준히 스킬업 할 수 있는 동력을 찾고 싶었어요. 혼자 하기에는 어려워 보이니 환경을 스스로 조성한 건데요. 이렇게 서로 작업을 독촉(?)하고, 등 떠밀어줄 요량으로 뭉치게 된 결과가 팡팡팡그래픽실험실입니다. 자체 워크숍을 하거나 작업을 공유하며 의견을 주고받고, 함께 기획하고 디자인해서 ‘언리미티드 에디션’ 같은 행사나 전시에 참여하기도 하고요. 이런 결과물을 기록할 겸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클라이언트 작업으로 이어지면서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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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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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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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020

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저희는 별도의 사무실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의 특성상 어디서나 일할 수 있기도 하니까요.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영감은 다양한 곳에서 찾아오죠. 작업의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디자인 작업에는 동시대적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방대한 리서치를 통해 전반적인 트렌드를 파악하고, 적합한 표현이 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 봅니다. 잡지나 이미지 등에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일상에서 주변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합니다. 쉽게 지나치는 간판, 풍경의 레이아웃, 색 등을 보다가 재미있는 요소가 눈에 띄면, 나중에 써먹으려고 종종 사진으로 남깁니다. 작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꺼내서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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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쓰다 writing using› (국립현대무용단, 2022/2023) 공연 그래픽 디자인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저희는 대부분 멤버 세 명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요. 그래서인지 세 명이 하나의 디자인 작업을 같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주변에서 많이들 물어보시곤 합니다. 우선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생기면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의견 차이가 있을 때도 사소한 부분까지 서로의 의견을 열어놓고 이야기하죠. 그렇게 한참 대화하며 서로에게 설득당할 때도 있고, 각자 고집이 있는 편이라 끝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경우에는 투표에 부쳐서 다수결에 따릅니다. 이럴 때는 저희 구성원 수가 홀수라서 다행이에요. 짝수였으면 다수결로 끝이 안 났을 테니까요! 이렇게 투표까지 진행해서 다수결로 결정한 의견에 대해서는 대부분 수긍하고 진행하려고 해요. 이렇게 프로젝트를 세 명이 진행하면서 한 부분이 막히면 파일 데이터를 공유해서 다른 사람이 이어서 작업을 해본다든가, 각각의 작업 데이터를 모아 하나의 새로운 데이터로 만든다든가 등의 작업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요. 이러면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다양한 아이디어와 경우의 수를 조합할 수 있는 장점 또한 존재합니다. 각자의 스타일을 다양하게 풀어내는 것도 가능하고요!

LEENALCHI ‹범 내려온다› 360도 VR MV Artwork (이날치,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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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NALCHI ‹범 내려온다› 360도 VR MV Artwork (이날치,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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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NALCHI ‹범 내려온다› 360도 VR MV Artwork (이날치, 2020)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1) KEY The 2nd Album Repackage ‹Killer› Key Visual / GAMEPACK Ver.

2023년 발매한 키KEY의 두 번째 리패키지 앨범 ‹Killer›의 키 비주얼과 앨범 게임팩 버전을 디자인했습니다. 고전 레이싱 게임스러운 그래픽 콘셉트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로고와 그래픽 애셋에서 메탈릭한 느낌과 게임팩의 특징을 강조해서 표현했어요. 형광색 핑크를 키 컬러로 설정해 다소 어두워 보이는 구성에 포인트를 주면서 보다 사이버틱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인물 이미지는 마치 게임 속 캐릭터처럼 표현하고, 기계적인 느낌의 그래픽을 활용해 콘셉트가 돋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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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The 2nd Album Repackage ‹Killer› Key Visual / GAMEPACK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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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The 2nd Album Repackage ‹Killer› Key Visual / GAMEPACK Ver.

2) 국립과천과학관 2024 기획전 «보이지 않는 우주» Key Visual

국립과천과학관에서 매년 열리는 기획전 «보이지 않는 우주»의 올해 키 비주얼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우주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요. 카테고리가 과학이기 때문에 은유나 비유보다는 직관적이고 정확한 전달이 중요했어요. 과학관 측에서 관련 과학 자료들을 전달해 주시는 등 서로 소통을 많이 했는데요. 그래서 저희 다른 작업물과 결이 조금 달랐던 것 같기도 해요. 전시의 기획과 구성에 어울리도록 필라멘트처럼 복잡하게 표현한 전시 타이틀 위에 마치 구멍이 뚫린 듯한 암흑물질(보이지 않는 물질)을 함께 등장시키며 우주에 가득 찬 암흑물질과 은하를 하나의 시각 이미지로 동시에 표현했습니다. 전시 타이틀의 타이포그래피는 마치 거대 구조의 물질이 시뮬레이션된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하려고 했고요. 전체적으로 우주를 떠올리는 검은색에 푸른 보랏빛을 키 컬러로 설정해 우주의 느낌을 직관적이면서도 색채감 있게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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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천과학관 2024 기획전 «보이지 않는 우주» Key Visual

3) ‘2022 서울 아트스테이션’ «미팅 포인트 – 현재» 출품작, ‹Neo Garden›

최근이라기엔 다소 시간이 지났지만, 저희 색이 잘 드러난 작업이에요. 서울 아트스테이션은 서울 시내 주요 대로변 버스 정류장을 활용해 예술 전시를 진행하는 프로젝트였는데요. 그중 주제전인 «미팅 포인트 – 현재»에 참여하면서, 정류장이 연속되는 디스플레이에 전통적인 병풍을 연상시키는 프레임을 결합하고, 서울을 상징하는 은행나무, 개나리, 까치, 해태, 호랑이 등의 요소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전통적인 요소와 대비되는 미래적인 색감과 형태, 그래픽 스타일을 접목해 정원을 조경하며 과거와 동시대의 서울을 연결하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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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 아트스테이션’ «미팅 포인트 – 현재» 출품작, ‹Neo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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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 아트스테이션’ «미팅 포인트 – 현재» 출품작, ‹Neo Garden›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퇴근하고 친구를 만나거나, 운동을 하거나, 요즘처럼 날씨 좋은 날에는 밖에 나가 광합성을 즐기고, 새로운 공부를 하는 등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것 같아요. 다만 하루를 허투루 보낸다는 느낌이 드는 행동은 지양합니다.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인공지능(AI) 같아요. AI의 등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저작권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창작자의 노고를 쉽게 취하는 등 우려되는 바가 많아서 법제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창작자에게 도움을 주는 부분 또한 엄연한 사실이고, 이미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AI를 잘 알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요즘 공부 중입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일을 좋아해서, 디자인할 때도 뭔가 새로운 게 있으면 한번 해보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저희 이름이 ‘실험실’이 들어가는 것도 다 이런 특성 때문입니다. 요즘은 AI, 웹, 3D 등 이것저것 더 공부해 보고 싶어서 따로 스터디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quick warp!›, 2020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작업이 잘되는 시기가 지나면 작업이 잘 안되는 시기가 오기 마련이에요. 처음에는 답답하고 스스로를 원망하기도 했지만, 이런 주기적인 그래프를 몇 번 겪고 나니, 실력이 느는 속도보다 눈이 높아지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생긴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를 깨닫고 난 후에는 슬럼프가 두렵지 않게 됐어요. 1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라고나 할까요. 꾸준히 하면 실력은 또 그만큼 성장해 나가는 것 같아요.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건강과 체력인 것 같아요. 20대에는 몇 날 며칠 밤새도 하루만 자고 일어나면 멀쩡했는데, 이제는 하루만 밤을 새워도 일주일이 힘들어요…30대가 되니 반려 질병도 얻게 되었고요. 그래서 요즘은 운동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해요. 드라마 ‹미생›에 이런 대사가 나오는데요.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앞으로 계속 되뇔 것 같아요. 체력이 따라주지 않을 때 쉽게 타협하는 걸 가장 경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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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잔치 사이사이 2018-2019: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전시 그래픽 디자인 (2018)

‘타이포잔치 사이사이 2018-2019: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전시 그래픽 디자인 (2018)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창작자의 영감이나 열정을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생각하며 괴로워하지 말고, 잘 관리해 주는 게 필요해 보여요. 창작의 원천은 체력이 될 수도 있고 휴식이 될 수도 있고, 영감받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창작은 여러모로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하는 행위이고, 동기 부여가 필요하기 때문에 창작에 대한 원천을 스스로 인식하고, 가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아무리 바빠도 틈과 힘을 쥐어 짜내게 된다고 생각해요. 사실 팁이랄 것도 없이 저절로 지속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종종 하기 싫어질 때는 ‘내가 이것을 왜 좋아했을까?’ 고민해 보고, 좋아하는 것의 근본에 다가가길 추천해 드려요. 그러면 좋아하는 마음을 충족할 다른 방식을 찾으면서 지속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동기와 만족감도 유지되고요. 이런 과정 없이 방식에만 고집하면 어느 순간 자기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던 일을 꾸역꾸역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간단히 말하면, 좋아하던 방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정도로 정리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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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 포스터 디자인 (월간 «디자인», 2020)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우연히 본 작업이 좋아서, 재미있어서, 인상 깊어서, 절묘하다고 생각해서 작업자가 누구인지 찾아봤는데, 알고 보니 팡팡팡그래픽실험실이었다!

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일과 일상, 건강의 균형을 잘 갖춘 삶이 이상적인 미래로 다가와요. 한때 이상적인 미래를 생각할 때 ‘우리가 작업을 ~식으로 하는 미래’처럼 작업 방식과 태도에 관해 먼저 떠올리곤 했는데요. 요즘은 작업과 삶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보다, 밸런스가 잘 맞아떨어져 서로 좋은 시너지를 내는 삶의 균형을 고민하고 있어요. 한 걸음 나와서 생각하니 모든 면에서 여유가 생긴 것 같네요.

Artist

팡팡팡그래픽실험실(@__pangpangpang)은 박채현, 조화라, 한나은 총 세 명으로 구성된 디자인 프로젝트 그룹이다. 2016년 결성 이후 편집 및 그래픽 디자인을 기반으로 확장해 여러 문화예술 기관 및 단체와 협업하거나, 공연, 브랜딩, 음악 산업 등 다양한 매체와 분야를 오가며 작업한다. 실험적인 태도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으면서 재미있는 시각적인 접근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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