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니 작가는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각과 사건을 모두 받아들이며 무작위로 쌓아두어요. 바람이 피부를 스치는 느낌, 미래에 대한 고민,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 등을 놓치지 않고 휴대폰과 드로잉 북에 기록해 두는데요. 그러다 하나의 언어가 방아쇠 역할을 하며 마법처럼 작업으로 통합된답니다. 하지만 이는 끝없는 노력의 산물이에요. 매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거든요. 단지 작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관찰과 경험을 통해 발견한 삶의 미세한 부분이,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믿는 고니 작가. 독특한 관점을 가진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 그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밤비행›, 2023, 캔버스에 수채, 연필, 색연필, 72.7 x 72.7 cm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녕하세요. 드로잉을 기반으로 회화 작업을 하는 고니입니다. 많은 분이 활동명의 유래를 궁금해하시는데요. 제 행동이 꼭 철새 같다고 해서, 대학 때 몸담았던 민족 무예 동아리 ‘백두대간’의 선배들이 붙여준 이름이에요. 본명 대신 고니라고 불릴 때 기분이 좋아서, 졸업 이후 쭉 활동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에 새로운 폴더를 생성하면 직박구리, 뻐꾸기처럼 새(鳥) 이름이 뜨잖아요. 이처럼 사람들의 기억에 새로운 폴더를 생성하고자 하는 마음도 담겨 있답니다. (웃음)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미대를 졸업하고 지방에 있는 예술고등학교에서 강사로 일했어요. 일주일 중 2~3일은 학교에 나가고, 나머지 시간에는 작업을 했죠. 창작 활동을 시작할 때 친오빠가 큰 도움을 주었어요. 오빠가 사는 집의 가장 큰 방을 작업실로 내어 줬거든요. 제가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늘 격려를 아끼지 않았죠. 당시 오빠는 회사원이었는데, “지금 돈 버는 일에 뛰어들면, 아마 창작 활동을 다시 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 그러니 일단 계속 해 봐”라며 응원해 줬어요. 물론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지만요. (웃음) 그림 그리는 기준을 스스로 찾아보고자 2년 동안 홀로 그림을 그렸는데, 마음 한구석이 늘 답답했어요. 어떠한 목적이나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흘러가는 시간이 무겁게 느껴질 정도였죠. 작업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지만, 결과물을 마주하면 왠지 모를 불편함과 괴리감을 느꼈어요. 그러던 중 은평구의 예술공간 ‘서: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마음의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1년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여러 동료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마음속에 자리 잡은 솔직한 동기를 마주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행한 작업의 형식을 점검하고 많은 부분을 도려내면서, 새로운 작업의 에스키스esquisse를 진행할 수 있었죠. 제가 고민하는 과정을 늘 좋게 바라봐 준 동료들 덕분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공간의 대표님도 제 작업을 좋게 봐주셔서, 2020년에는 ‘서:로’에서 첫 개인전을 열기도 했답니다.
‹바다를 딛는 사람›, 2020, 종이에 연필, 색연필, 28 x 17.6 cm
‹바다를 딛는 사람›, 2020, 종이에 연필, 색연필, 28 x 17.6 cm
작가님의 작업 공간이 궁금해요.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제 작업실은 은평구에 있는 주상복합건물 2층에 있어요. 예전에는 수학 교습소로 쓰였던 곳 같아요. 2017년부터 지금의 작업실을 사용했는데요. 작업실에 들어간 첫해는 동료 작가와 함께 썼고, 그 뒤로는 쭉 혼자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작업실 근처로 이사까지 해버려서, 이제는 도보로 출퇴근하고 있어요. 작업실은 적당히 낡고, 해가 잘 들며, 환기가 잘 되는 공간이에요. 화장실이 딸린 것도 큰 장점이라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특별히 공간을 꾸미지는 않지만, 가장 좋아하는 가구를 꼽자면 지류함과 무중력 의자예요. 지류함은 작년에 큰맘 먹고 두 개나 구입했고요, 무중력 의자는 느슨한 마음으로 작업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답니다. 아, 때때로 나무판을 활용해 가벽을 만들기도 하고, 작업에 용이하도록 책상을 옮기기도 해요.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생활의 경험과 감각에서 영감을 얻어요. 예를 들어, 태풍 때문에 주변이 모두 흔들리는 감각, 바람이 피부를 스치는 느낌, 미래에 대한 고민, 불교의 오래된 경구,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 등을 통해 무작위로 쌓이다가 어떤 언어가 이를 통합하는 링크로 변할 때가 있어요. 2020년 발표한 ‹바람으로 가는 사람›도 그렇게 나온 작업이에요. 중심 언어와 이미지에 여러 가지를 엮어 작품을 마무리 지었죠. 저는 여러 층위를 아우르는 정합성(整合性)을 염두에 두고, 이를 드로잉으로 담백하게 구체화하는 과정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바람사람›, «바다를 건너 바람으로 가기»(2020, 예술공간 서로)
‹바람으로 가는 사람›, «바다를 건너 바람으로 가기»(2020, 예술공간 서로)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가님은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휴대폰과 드로잉 북에 자주 메모해요. 그리고 작업실에는 다양한 사이즈의 캔버스와 종이를 늘 준비해 둡니다. 작업을 해야겠다는 느낌이 오면 바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어요. 다만, 저는 멀티태스킹에 약해요. 한 번에 하나, 많아 봐야 두 개 정도의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편이죠. 제 작업은 보통 언어가 방아쇠 역할을 하는데요. 이전에는 명확하게 과녁을 설정하고 소재·구도·재료·색 등을 맞춰나가며 작업을 진행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가 과정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경직된 그림을 완성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때부터 손끝의 감각에 집중하는 방법을 익히려고 노력했습니다. 결국 어떤 의미를 관철하는 것 보다, 과정에서 다른 것이 되거나 적절히 멈추는 순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림을 얼추 완성하다 보면 ‘더 이상 손이 들어갈 수 없다’라는 강력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그때 작업 과정의 마지막 단계인 제목 짓기에 돌입합니다. 보통 처음 방아쇠가 되었던 단어나 어구를 제목으로 삼는 편입니다. 중간에 경로를 자주 틀어가며 작업을 한 경우에는, 작업의 방향이 다른 곳을 향해 버렸으니 아예 새로운 단어로 제목을 짓곤 해요.
작가님의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최근에는 한밤중 실내의 풍경에 주목했어요. 2022년 발표한 초기 연작 드로잉 ‹방›을 기반으로 2023년에 ‹숙면의 조건1,2›로 발전시키기도 했죠. ‹숙면의 조건1,2›에서는 ‘밤’과 ‘방’이라는 시공간을 배경 삼아, 안락한 분위기에서 무슨 일인가 일어날 것만 같은 방의 양가적인 특성에 집중했어요. 처음에는 방의 구체적인 소재만을 활용해 정서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는데요. 비슷한 구도의 연작을 이어가다 보니, 이미지가 변화하는 흐름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이미지의 변화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기로 했답니다. 또한 2023년에 작업한 ‹무덤›과 ‹관›도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삶이 죽음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올 때 들었던 다양한 생각을 표현한 작업이에요.
‹방›, 2023, 캔버스에 수채, 연필, 색연필, 35.6 x 27.8 cm
‹관›, 2023, 캔버스에 수채, 연필, 색연필, 11.3 x 27.8 cm
‹무덤›, 2023, 캔버스에 수채, 연필, 색연필, 35.6 x 27.8 cm
최근 작가님이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제 작업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어요. 인물의 성격이나 감정이 드러날 수 있도록 고민합니다. 캔버스에 등장하는 사물의 형태를 변형하거나, 주변 요소를 추가하며 그림을 그려 나가는 데요. 그러다 올해 들어서는 제 시선이 인물이 아닌 주변 요소에 머무른다는 느낌이 왔어요. 어느 순간부터 나무 바닥이나 벽지의 패턴, 커피잔이 쌓여가는 모양, 자리를 지키는 가구들, 가죽 구두 등 인물을 둘러싼 주변 사물에 더 눈이 가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최근 작업에서는 사람의 직접적인 형상이 무너지고, 사람과 닿은 자국이 늘어난 것 같아요.
최근 진행한 작업에서 작가님이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최근 작업한 ‹폼페이›는 마무리 과정이 만족스러워서 말씀 드리고 싶어요. 겨우내 곰팡이 핀 신발장을 마주한 경험에서 출발한 그림인데요. 처음에는 보이는 데로 신발을 그리니까 신발의 구체성이 너무 강조되는 거예요. 더불어 갈색빛이 화면 전체를 메우니 전체적으로 답답해 보이더군요. 그래서 우선 그림에서 손을 떼고, 작업실 한구석에 놔둔 채 몇 달간 바라봤어요. 그러다가 다른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한 세이지 색연필을 한번 활용해 봤는데, 그때부터 돌파구가 보이더라고요. 마치 먼지가 덮인 풍경처럼 세이지 색으로 그림을 덮어가기 시작하니, 창백하고 부슬부슬한 안료가 화면의 구체성을 지우고 되려 시원하게 만들면서 어떠한 정서를 건드리는 것 같았죠. 작업을 마친 뒤에 한참 동안 제목을 고민하다가, ‘폼페이’를 떠올린 순간 ‘끝났다!’는 생각과 함께 정말 기분 좋게 작업을 마무리 지었던 기억이 나네요.
‹폼페이›, «Tic Tac Toe»(2023, 파이프 갤러리)
평소 작가님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새벽 5시에 일어나고 밤 10시에 잡니다. 원래 이렇게까지 바른 생활 인간은 아니었어요. 최근 강아지와 함께 살면서 기상과 취침 시간이 2~3시간 정도 앞당겨졌거든요. (웃음) 덕분에 아침에는 강아지와 뒷산을 산책하고, 매끼 식사를 꼭 챙겨 먹고, 맛있는 커피와 함께 틈틈이 책을 읽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일주일 중 3일은 수업과 일에 전념하고 있죠. 그래서 나머지 시간에는 꼭 작업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끔 시간이 나면 남편과 하이볼을 마시며 작업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건강한 삶이 로망이에요.
요즘 작가님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요즘 제 신경은 온통 반려견에서 쏠려 있어요. 밖에서도 늘 집에 혼자 있는 반려견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웃음) 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나와 함께 할 강아지는 어디 있을까?’ 생각했는데요. 하나의 생명체와 10년 이상 함께한다는 게 감히 용기가 나지 않아서 강아지 키우는 일을 미루고 미뤘어요. 그런데 유기견 센터에서 안락사 예정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고민 끝에 이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게 되었죠. 제 반려견은 믹스견이고, 흰 갈색 바둑이예요. 올해로 1살인데 겁이 아주 많아요. 병원에서 아주 건강한 아이라고 말해줘서 한시름 놓았어요. 사회화 시기를 저희와 함께 보내지 못한지라 지금은 저희 집에 적응하는 상황입니다. 강아지와 늘 함께 있고 싶어서 밖에 오래 있을 때는 작업실에 함께 데려가요. 집에서도 반려견과 있으려고 드로잉용 책상을 들여놓았고요. 작업하는 반려인으로서 폭풍 같은 변화를 느끼는 요즘입니다.
‹밤의 균형›, 2023, 캔버스에 수채, 연필, 색연필, 50 x 50 cm
‹큰불›, 2021, 캔버스에 유채, 연필, 색연필, 60 x 50 cm
작가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저는 철학과 종교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요. 믿음 때문이라기보다는, 철학과 종교를 통해 현실의 일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좋아요. 이상주의자인데, 현세적인 사람이라 그런 것 같네요. 저 멀리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면서, 파도의 일에 몰두하는 타입이죠. 최근 교수님과 대화하다가 “의지는 직선일 수 있지만, 현상은 곡선이지 않을까?”라는 말을 하셨는데요.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어요. 가끔 저는 본질적이고 가치 있는 것을 열심히 하고 싶다는 진지한 생각에 빠질 때가 있거든요. 생각이 깊어질 때면 감각은 둔해지고 또 다른 생각이 가지를 뻗쳐 나가죠. 곰곰이 따져보면, 제가 드로잉을 통해 작업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조금은 가벼워졌으면 좋겠고, 여러 생각을 수용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거든요. 그게 저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믿어요. 어떤 형상을 찾으려 반복해 그은 곡선들, 손바닥만 한 크기의 드로잉 북 속 그림이 이런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아요.
‹흔들리는 집›, 2023, 캔버스에 수채, 연필, 색연필, 30 x 71 cm
‹유예›, 2021, 캔버스에 유채, 연필, 색연필, 볼펜, 116.5 x 80.5 cm
혹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슬럼프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림을 업으로 삼은 이후로 잘되지 않아도 꾸준히 그리거나, 슬럼프라고 느껴지면 오히려 더 그리려고 노력해요. 3~4년 정도 크로키 모임을 지속한 경험이 창작의 근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크로키 모임을 하다 보면 머리–손–마음이 삼위일체를 이루며 스스로 놀랄 정도로 좋은 선이 나올 때가 있는데요. 의식하기 시작하면 금세 틀어져 버리기도 해요. 그렇게 잘 안되는 날을 종종 마주할 때마다 ‘오늘은 아무리 애를 써도 안되는 날이다’라고 생각하며 웃어버리자고 마음먹었어요. 참 신기한 점은요. 어찌저찌 2시간 정도를 그리다 보면 가끔 한 장 정도는 봐줄 만한 게 나온다는 거예요. 이런 경험을 몇 번 겪다 보니, 잘 되든 안 되든 간에 몸을 더 움직이자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제 성격이 일희일비하는 편이라서 슬럼프가 길어지는 경우가 잘 없는 것 같아요.
‹손을 모아 물주기›, 2020, 캔버스에 유채, 116.8 x 91 cm
‹손을 모아 물주기›, 2020, 캔버스에 유채, 116.8 x 91 cm
최근 들어 작가님에게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경제적인 부분이 늘 마음에 걸리죠. 모든 창작자의 고질적인 문제 아닐까요? 작년까지는 그래도 예술고등학교에서 강사로 일했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있었어요. 그런데 매주 지방을 오가는 생활이 5년간 이어지니까 몸이 점점 지치더라고요. 여기에 대학원 공부까지 겹치면서 한 학기 동안 일을 쉬기로 했어요. 그런데 경제 활동을 딱 반년 쉬니까 다시 아르바이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가능하면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생활 반경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어요. 다만 돈을 번다는 게, 어떤 일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품이 드는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흐르는 대로 가보려고요.
작가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그림을 통해 어떤 본질적인 것에 닿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관찰과 경험을 통해 발견한 디테일이, 땅에 발을 붙이게 해준다고 믿으니까요. 사실 그런 것과 아주 멀리 동떨어진 이미지를 잘 떠올리지 못하는 점도 큰 이유이긴 해요. 올 상반기에 이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다가, “수채 구멍을 빠져나가는 물의 소용돌이를 보고 지구의 자전 원리를 이해하는 것 말이죠?”라는 얘기를 들은 게 기억에 남네요.
‹위기의 아침식사›, 2021, 캔버스에 유채, 색연필, 볼펜, 112.1 x 145.5 cm
‹웨이팅 룸›, 2023, 캔버스에 수채, 연필, 색연필, 130.3 x 193.9 cm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시겠어요?
미국의 화가 벤 샨Ben Shahn의 저서 『예술가의 공부』를 추천하고 싶어요. 드로잉과 페인팅으로 이름을 알린 샨이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묶은 책인데요. 창작자로서 그가 겪었던 솔직한 경험을 재밌게 읽었어요. 특히 ‘그림의 생애’와 ‘내용의 형상’이 등장하는 부분이 흥미로워요.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어떠한 경험이든 마다하지 말고 자신의 관점을 가져라’입니다. 이 책은 작업 활동을 하다가 마음이 소진하는 기분이 들 때면 용기를 얻기 위해 꺼내 읽는 책인데요. 혹시 이 글을 읽는 분이 그런 마음이라면 『예술가의 공부』를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유명세›, 2022, 캔버스에 유채, 연필, 색연필, 볼펜, 97 x 162.2 cm
Artist
고니는 드로잉을 기반으로 평면 작업을 한다. 상상력의 크기를 불리는 외부의 재난과 그로 인한 정서를 구체적이고 친근한 대상으로 비유하는 데 주목한다.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개인전 «노란 카나리아»(2022, 페이지룸8), «바다를 건너 바람으로 가기»(2020, 예술공간 서:로)를 열었고, «Tic Tac Toe»(2023, 파이프 갤러리) 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바람을 뚫고 나아가는 사람을 136장에 이르는 연속 드로잉으로 풀어낸 『바람으로 가는 사람』(2022, 페이지룸8)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