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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Portfolio

성과 젠더를 뛰어넘는 상상력

Writer: 구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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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흥미로운 작업을 파고듭니다

구지언 작가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 평면 페인팅 작업을 하기 전에는 메이크업과 특수분장 업계를 경험하며 미국, 일본, 독일에서 체류했는데요.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하다가 팬데믹 때 귀국해 보니 ‘삶이 생각보다 유한하다’라는 걸 깨닫고 미래에 위탁하던 작가의 꿈을 지금 현재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한정된 시간과 체력으로 작업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신체적, 정신적인 체력이 고갈될까 봐, 사람들과 작업에 대해 소통하지 못할까 봐 염려되어 스스로 마감일을 정하며 계속 작업에 자신을 몰아붙이죠. 그렇게 탄생한 작업은 신체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성별 이분법을 넘은 서사와 인물을 종교나 신화를 통해 상상하죠. 한국 전통 샤머니즘의 틀을 활용한 ‹중성신› 연작, 전통 민화 ‘모란괴석도’에 나오는 모란을 여성애를 상징하는 백합으로 바꿔 그리는 ‹나리괴석도› 연작 등을 보면 기이한 도상과 색채, 배치에 묘한 느낌이 찾아오며 마치 SF소설을 마주하는 듯해요. 요즘은 아시아인으로서의 드래그 문화를 재해석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지는 이 열성적인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만나보세요.

_나선줄기백합_, 2024, acrylic on canvas, 30x30cm

‹나선줄기백합›, 2024, Acrylic on canvas, 30 × 30 cm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구지언이라고 합니다. 주로 평면 페인팅을 통해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었습니다. 중학교 때 미술을 시작했고, 예술고등학교를 거쳐 미대에 진학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우면서 막연히 언젠가 작가로 활동하겠지, 생각했어요. 더 구체적으로 실천하게 된 것은 20대에 메이크업과 특수분장 업계를 경험하면서 띄엄띄엄 미국, 일본, 독일에서 도합 4년 정도의 해외 체류 후 한국으로 돌아오고 난 직후입니다. 늘 혼자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라 그런지, 영화나 패션업계의 팀 작업이 쉽지 않았어요. 미국 뉴욕에서 패션 화보 촬영에 많이 참여했고, 일본에서 ‘지유로(自由廊)’라는 특수분장 회사에서 특수분장을 더 본격적으로 배웠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CELL이라는 특수분장 회사에서 일하면서 겨우 학부를 졸업했고요. 저의 20대는 하고 싶은 것은 다 해야만 했고, 배우고 싶은 것을 시도해 보고, 가고 싶었던 나라에서 직접 살아보느라 어느새 끝나 있더라고요. 독일에서 1년 체류하다 2020년 팬데믹 시기에 귀국했는데, 당시 몸이 많이 좋지 않았어요. 건강 악화를 계기로 저는 ‘삶이 생각보다 유한하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더 나중의 미래에 작가의 꿈을 위탁하는 대신, 삶의 방향을 지금 그리고 현재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계속 표류하던 머릿속 생각과 고민을 정리하고, 표현하고, 작업하는 최선의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_지룡의 중성신_ 디테일

‹지룡의 중성신› 디테일

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두 개의 공간이 있어요. 대부분의 페인팅 작업은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원 실기실 내의 12㎡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큰 페인팅을 하기에 조금 좁긴 하지만 층고가 높아 개방감이 있고, 개인적으로 주어진 공간 말고도 공용 공간이 많아서 다양한 공간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가까운 곳에 있는 교내 체육시설이나 도서관 등의 편의 공간을 많이 활용합니다. 많은 사람과 마주칠 수 있는 환경이라, 작업이나 고민거리를 공유하기도 해요. 다른 한 공간은 을지로에 위치해 있습니다. 두 명의 동료 작가와 함께 공유하는 작업실인데요. 이전의 작업과 관련된 짐을 보관하고, 때때로 전시 회의나 작업과 관련한 미팅 장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작업실을 공유하는 두 작가님 모두 감각적이고 이야기를 경청해 주는 동료들이라, 방문할 때마다 정서적으로 큰 힘을 얻습니다.

광기는 울창하지만,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 2022

«광기는 울창하지만»,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 2022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저는 과거의 기억과 책을 통해서 얻습니다. 과거의 기억은 주로 시각에 의존한 기억들로, 과거에 탐독했던 만화책, 특수분장, 패션잡지, 텀블러 이미지 등과 같은 매체들의 어렴풋한 감각들입니다. 이 기억과 함께 제가 지금 소화하는 소셜미디어, 드래그drag의 이미지들을 겹쳐냅니다. 책에서도 영감을 많이 얻는 편인데, 문득 깨달음처럼 머릿속에 들어오는 생각들이 뇌에 켜켜이 쌓여서 작업을 위한 자료가 되는 것 같아요. 어슐러 K. 르 귄Ursula K. Le Guin의 『어둠의 왼손』에 등장하는 외계행성의 양성인(兩性人)에 대한 이야기, 박경리 작가의 『김약국의 딸들』에 등장하는 김약국과 네 딸의 기구한 인생 서사와 배경 등 소설의 삶에서도 작업적인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_초자아-흰개미(Alter Ego-Termite)_, 2022, clear urethane casting, 20x15.3x8.5cm

‹초자아-흰개미›, 2022, Clear urethane casting, 20 × 15.3 × 8.5 cm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종교나 신화의 제의 도구를 경유해서 기존 이야기와는 다른 서사와 등장인물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요. 한국의 전통적인 사회체계에 적응해 온 종교, 신화의 문화적인 서사를 오늘날의 이야기에 맞게, 성별 이분법을 넘어서 어떻게 다시 이야기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그리고 SF 장르에서 실험했던 사고실험을 그림 속에 펼쳐 보이는 방법을 이용해요.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 현실에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상상에 대해서 SF소설과 같은 상상력으로 머릿속에서 그려볼 수 있도록, 화면에 어울리지 않는 도상들(예를 들면 캘리포니아 콘도르condor, 전통 복장에 가까운 퓨전 복장, 나비와 사마귀 날개가 달린 중성신)을 배치하고 조화롭게 구성합니다. 앞서 설명한 상상을 토대로 주로 평면 화면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붓질과 에어브러시를 번갈아 사용해 얇은 레이어를 쌓으며 작업을 진행합니다. 때때로 LED 조명을 활용하거나 평면 화면을 공간에서 설치의 방식으로 사용해 작업에서 필요한 내용을 보충 설명하기도 해요.

_새끼 캘리포니아 콘도르의 부화_, 2024, acrylic on canvas, 30x30cm

‹새끼 캘리포니아 콘도르의 부화›, 2024, Acrylic on canvas, 30 × 30 cm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현재 진행하는 작업 중 ‹중성신› 연작(2021~)을 저의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성신› 연작은 다양한 신들이 존재할 수 있었던 한국 전통 샤머니즘 무신도(강신무가 자신이 받은 신들을 형상화한 그림)의 서사적 배경에서 탄생했는데요. 하늘과 구름의 신(‹운조의 중성신›), 땅의 신(‹지룡의 중성신›), 바다의 신(‹해양의 중성신›), 식물 신(‹식수의 중성신›), 곤충과 잎의 신(‹충엽의 중성신›), 불과 양서류의 신(‹양화의 중성신›)을 선보였고, 입상(立像) 형태에서 파생해 와상(臥像)의 모습을 띤 중성신 여럿을 함께 화면에 구성한 ‹매야(每夜)-마음은 전해진다›, ‹제주의 거인들›을 그렸습니다. 신작으로는 올해 여름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인 ‹영감도깨비신›(2024), ‹해안수림신›(2024), ‹제주의 거인들›(2024)이 있어요.

_매야(每夜)-마음은 전해진다_, 2022,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132x320cm

‹매야(每夜)-마음은 전해진다›, 2022, 캔버스에 아크릴, 132 × 320 cm

_제주의 거인들 Giants of Jeju_, 2022, acrylic on canvas, 132x320cm

‹제주의 거인들›, 2022, Acrylic on canvas, 132 × 320 cm

‹영감도깨비신›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이기 위해 도깨비와 제주도 놀이굿인 ‘영감놀이’에 대한 리서치를 하면서 구상하게 된 작업입니다. 도깨비가 가진 친근하지만 동시에 귀신이라는 감각, 양성적인 젠더가 발견되는 지점, 외발 도깨비의 신체성이 다르게 드러나는 점 등을 교차하였고, 제주도에서 영등굿의 한 절차로 열리는 영감도깨비굿의 이미지를 빌려와서 화면을 구성했어요. ‹해안수림신›(2024)은 문주란, 두메대극, 야고와 같은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생 식생과 중성신의 도상을 함께 병치하였습니다. 제주도에 설치 차 방문했을 때 성산의 광치기 해변에 문주란이 잇달아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 속 생물과 직접 마주치는 경험의 생생함을 느꼈습니다.

_영감도깨비신 令監獨脚鬼神 Yeonggam Dokkaebi god_, 2024, 나무판넬에 아크릴 채색, 162x81cm
_해안수림신 海岸樹林神 Costal forests god_, 2024, 나무판넬에 아크릴 채색, 162x81cm

(좌) ‹영감도깨비신(令監獨脚鬼神)›, 2024, 나무 패널에 아크릴, 162 × 81 cm

(우) ‹해안수림신(海岸樹林神)›, 2024, 나무 패널에 아크릴, 162 × 81 cm

(상) ‹영감도깨비신(令監獨脚鬼神)›, 2024, 나무 패널에 아크릴, 162 × 81 cm

(하) ‹해안수림신(海岸樹林神)›, 2024, 나무 패널에 아크릴, 162 × 81 cm

‹하늘과 땅의 우화›(2023)는 불교회화양식 중 괘불이라는 대형걸개회화 방식에서 탄생한 약 5m에 이르는 작업입니다. 마찬가지로 중성신 연작을 확장한 작업인데요. 다양한 형상의 인물이 교차하는 화면에 캘리포니아 콘도르, 지렁이, 자웅모자이크(XX, XY 염색체가 한 몸에 공존해 암컷과 수컷의 특징이 모두 보이는 개체), 나비, 유글레나, 줄기세포와 같은 생물종을 함께 배치하였습니다. ‹나리괴석도› 연작(2023~)에서는 길상(吉祥)의 기원을 담은 전통민화 ‘모란괴석도’를 재해석해 모란 대신 여성애를 상징하는 백합을 그려 넣었고, 괴석은 다양한 유기적 형상으로 바꾸었습니다.

_하늘과 땅의 우화(Allegory of sky and earth)_, 2023, Acrylic on burlap fabric, 215x490cm

‹하늘과 땅의 우화(Allegory of sky and earth)›, 2023, Acrylic on burlap fabric, 215 × 490 cm

_나리괴석도(怪石圖)-하나_, 2023, 나무판넬에 아크릴, 90.9x72.7cm
_나리괴석도-둘(怪石圖-二)_Tiger lilys and rock-second_, 2023, 나무판넬에 아크릴, 53x45.5cm

(좌) ‹나리괴석도(怪石圖)-하나›, 2023, 나무 패널에 아크릴, 90.9 × 72.7 cm

(우) ‹나리괴석도-둘(怪石圖-二)›, 2023, 나무 패널에 아크릴, 53 × 45.5 cm

(상) ‹나리괴석도(怪石圖)-하나›, 2023, 나무 패널에 아크릴, 90.9 × 72.7 cm

(하) ‹나리괴석도-둘(怪石圖-二)›, 2023, 나무 패널에 아크릴, 53 × 45.5 cm

그리고 최근에는 ‹사이버 드래그 뷰티Cyber-drag-beauty› 연작(2024~)을 더 큰 카테고리로 사용하여 ‹중성신› 연작을 포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이버 드래그 뷰티›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데요. 양성적 젠더 코드를 바탕으로 한국인 혹은 아시아인으로서 드래그 문화를 재해석하는 작업입니다. 과거에 뷰티 블로거였던 경험, 몸에 대한 인식과 젠더에 대한 사고를 바탕으로 단순한 전시 대상이 아닌 사유하고 창조하는 존재로서의 몸의 인식을 통해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몸의 역할을 탐구합니다. 이를 통해 파편화된 신체와 그 경계를 넘어서고, 신체 이미지를 다시 화면에 고정하여 신화적이고 제의적인 방식으로 승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_사이버 드래그 뷰티-소오(Cyber-drag-beauty-Squoat)_, 2024, acrylic on wood panel, 90.9x72.7cm
_사이버 드래그 뷰티-은란(Cyber-drag-beauty-Yellc)_, 2024, acrylic on wood panel, 90.9x72.7cm

(좌) ‹사이버 드래그 뷰티-소오›, 2024, Acrylic on wood panel, 90.9 × 72.7 cm

(우) ‹사이버 드래그 뷰티-은란›, 2024, Acrylic on wood panel, 90.9 × 72.7 cm

(상) ‹사이버 드래그 뷰티-소오›, 2024, Acrylic on wood panel, 90.9 × 72.7 cm

(하) ‹사이버 드래그 뷰티-은란›, 2024, Acrylic on wood panel, 90.9 × 72.7 cm

최근 작업을 통해 작가님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성별 이분법을 흐리는 것과 더불어 무성생식, 단성생식을 하는 다양한 생물종을 화면에 구성해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있어요. 제가 여성의 신체를 경유해서 살다 보니 제 몸을 통한 생식이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렵겠다고 느끼게 되면서, 인간과는 다른 생물종의 생식과 성의 방법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_자웅모자이크 고양이-둘_, 2024, acrylic on canvas stretched on wood panel, 30x30cm

‹자웅모자이크 고양이-둘›, 2024, Acrylic on canvas stretched on wood panel, 30 × 30 cm

작업을 진행하며 만족스러운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궁금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방향성을 관람객이 작품에서 읽어주고 의견을 주거나 공감을 표현할 때 작업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작업을 경유해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고요. 어려운 부분은 작업을 진행하는 속도가 항상 생각보다 많이 더디다는 점입니다.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작업을 발표할 수 있는 상황, 즉 마감일을 설정하고 매일 작업실에 나갑니다. 마감이 없으면 조금 느슨해지는 경향이 있어서요. 창작을 직업으로 지속하기 위한 방법으로 마감일을 많이 만들어 긴장감을 조성하는 편이에요. 붓질이나 회화는 긴 기간 쉬면 작업의 감각을 잃게 되는 지점이 존재해요. 그래서 평면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는 지속성이 중요합니다. 이동 시간과 밤을 활용해서 틈틈이 서류작업을 하고요. 이후에는 고양이와 시간을 보내고 휴식을 취합니다.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한정된 시간과 체력을 가지고 어떻게 작업량을 더 늘릴 것인지, 한편으로는 일과 휴식의 균형을 취할 방법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요.

_마르타곤 나리괴석도-쌍둥이-하나_, 2024, acrylic on canvas stretched on wood panel, 53x45.5cm
_마르타곤 나리괴석도-쌍둥이-다른 하나_, 2024, acrylic on canvas stretched on wood panel, 53x45.5cm

(좌) ‹마르타곤 나리괴석도-쌍둥이-하나›, 2024, Acrylic on canvas stretched on wood panel, 53 × 45.5 cm

(우) ‹마르타곤 나리괴석도-쌍둥이-다른 하나›, 2024, Acrylic on canvas stretched on wood panel, 53 × 45.5 cm

(상) ‹마르타곤 나리괴석도-쌍둥이-하나›, 2024, Acrylic on canvas stretched on wood panel, 53 × 45.5 cm

(하) ‹마르타곤 나리괴석도-쌍둥이-다른 하나›, 2024, Acrylic on canvas stretched on wood panel, 53 × 45.5 cm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시간성이 많이 필요한 작업을 하는데, 제가 생각하는 것을 고민하고 다듬어야 하는 만큼 작업에 많은 시간이 투여되는 것 같아요. 제 작업에 드러나는 도상은 분명한데요. 하나하나의 개체에 개성을 부여하고, 해부학적 명료함을 신경 쓰며 가다듬고, 오브제를 분리해 채색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도상을 가다듬고 파악하는 시간이 제가 삶을 파악하는 방법과 맞닿아 있다고 느껴요.

_도시사유, 비둘기_, 2023, Acrylic on canvas, 65x99.6cm

‹도시사유, 비둘기›, 2023, Acrylic on canvas, 65 × 99.6 cm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건강하게 버티려고 노력해요. 잠을 자거나,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보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조금 더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하고 해결책을 고민합니다.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작업의 자본적 무용성, 나이 듦과 건강에 대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세대와 교류하면서 세대 차이를 느끼고요. 이런 간극을 메우고 많은 사람과 작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눌 방법을 고민하게 되네요. 저의 신체적, 정신적 체력의 고갈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요.

_기도하는 사람들_, 뉴라이징아티스트-부산물, 제주현대미술관, 2024_05

‹기도하는 사람들›, «2024 뉴라이징 아티스트 : 부산물», 제주현대미술관, 2024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나’ 그리고 ‘다른 세계 안의 나’를 확인하면서 자신의 방향성과 태도를 계속해서 점검해 가는 것입니다. 혼자만의 공상과 고립보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창작물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주변의 좋은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영감을 주는 레퍼런스와 계속 접촉하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제 경우는 책을 통해서 항상 좋은 지식과 방향성을 얻을 수 있었어요. 더불어 이러한 방향성이 생길 때, 다양한 이미지 레퍼런스를 선별하고 더 구체적인 이미지를 쫓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Humanism reimagined, exploring a new frontier, WWNN, 2023

«Humanism Reimagined: Exploring a New Frontier», WWNN, 2023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고 만들어가는 사람. 계속 공부하는 사람이고 싶고요.

현재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 누리는 행복이 미래에도 계속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_나리가면_, 2024, acrylic on canvas, 30x30cm

‹나리가면›, 2024, Acrylic on canvas, 30 × 30 cm

Artist

구지언(@jiunkoo)은 성과 젠더에 관심을 두고 제의적인 방식을 인용하여 평면 화면에 서사를 담고 있다. 개인전 «탈리신화»(스페이스 미라주&플루리포텐트 아트 스페이스, 2023)를 열었고 «좀비포럼»(00의 00, 2024), «2024 뉴라이징 아티스트 : 부산물»(제주현대미술관, 2024), «다시 그리는 동시에 잃어버리기»(교차공간818, 2024), «Humanism Reimagined: Exploring a New Frontier»(WWNN, 2023), «광기는 울창하지만»(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 2022), «살풀이»(RASA, 2022)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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