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플렉스GRAFFLEX는 카툰 혹은 애니메이션에서 사용하는 굵고 검은 라인을 활용해 페인팅, 그래픽, 공공 예술, 아트 토이 등 다양한 매체로 풀어내며 대중성을 획득한 작가예요. 스트리트 컬처에서 영향받은 그의 작업은 친숙하고 독특한 표현 방식을 통해 사람들에게 쉬이 가까이 다가가는 게 매력이랍니다. 여기에는 유연함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삶의 태도가 스며있어요. 그는 훌륭한 아티스트 혹은 대단한 사람을 꿈꾸지 않아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꾸준히 이어 나가는 친구가 되길 바라죠. 그가 깨달은 진리 중 하나는 좋은 아티스트가 결코 혼자서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작업의 시작은 작가 자신이더라도, 다양한 매체로 변형되고 대중에게 가까워지려면 수많은 이의 도움이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함께 일하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작품은 작가의 삶이 들어간 조각이기에, 더욱더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그라플렉스 작가의 이야기를 아티클에서 확인해 보세요.
‹BE@RBRICK›, 2021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아티스트 그라플렉스GRAFFLEX입니다. 저는 다양한 인물이나 사물, 혹은 상황을 아이콘으로 만든 후 이들이 서로 연결되고 부딪히고 변형되는 과정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린다기보다는, 영상이나 입체, 혹은 드로잉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제가 생각하는 예술에 대한 세계관을 넓혀가는 중이에요.
지금의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만화가를 꿈꿔왔지만, 게임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사회생활도 게임 개발자로 시작했고요. 하지만 힙합 음악이나 스트리트 컬처, 그라피티에 관심이 많아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퇴근하면 저만의 그림을 그리곤 했답니다. 스트리트 컬처를 기반으로 한 도메스틱 브랜드의 티셔츠 그래픽 작업으로 첫 활동을 시작하고,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Coolrain 형님과 함께 스튜디오를 설립해 아트 토이를 디자인하기도 했어요. 그러던 중 음악 레이블 아메바컬쳐Amoeba Culture의 아티스트들을 토이로 디자인하면서 인연이 시작되어 아메바컬쳐의 아트 디렉터로 활동했죠. 지금은 저만의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막상 처음 그림을 그릴 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활발히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될지 몰랐답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다양한 경험이 제가 작업을 지속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해요.
‹TIKITAKA›, 2024, Spray paint on canvas, 200 × 100 cm
‹CIRCLE›, 2023, Spray paint on canvas, 100 × 100 cm
‹UNBOUNDED›, 2023, Spray paint on canvas, 130 × 130 cm
작업 공간에 대해서 편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현재 작업실은 압구정에 위치한 40평 정도의 공간이에요. 그래픽 작업을 위한 공간, 캔버스 작업을 위한 공간, 스프레이를 뿌리는 스프레이실로 구성되어 있어요. 랙에는 최근 작업한 작품과 함께 아직 작업하지 않은 캔버스를 보관하죠. 친구들과 가끔 술 한잔하기 좋도록 냉장고와 와인 셀러, 주방까지 만들었답니다. 이제 작업실을 옮기려고 준비 중인데, 아마 공간 구성은 지금과 비슷할 것 같아요.
작가님은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사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변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영감을 받는다… 사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오히려 어떤 상황이나 환경을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보는 과정이 작업에서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영화를 볼 때 주인공의 시선이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어떻게 느껴질까, 고민해 보는 거죠. 사실 세상이 그렇잖아요. 내 삶의 주인공이 나라고 해서 이야기의 주인공이 내가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수 있거든요. 그래서 여러 사람의 시선이 궁금하고 흥미로워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MHISTLE›, 2021, Spray paint on canvas, 80 × 80 cm
«ADDVENTURE» 포스터, BLUEY BLUEY, 영국 런던, 2022
말로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작업하실 때 어떤 창작 과정을 거치시나요?
일반적인 평면 작업의 경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래픽 작업을 먼저 해요. 제 작업은 딱 떨어지는 선으로 만드는 경우가 잦아서, 캔버스에 바탕을 칠하고 마스킹 테이프를 붙인 후 스프레이로 색을 채우는 과정을 반복하죠. 입체 작업의 경우, 제가 게임 개발자로 일했기 때문에 3D 툴을 다룰 수 있어서 컴퓨터로 작업 대부분을 진행하고, 이에 맞춰 업체와 소통하며 실물로 구현해 냅니다. 사실 작업 방식은 대부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디어와 드로잉, 그래픽, 이를 통해 작품을 완성하는 순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APAP›, 2021, Spray paint on canvas, 60 × 60 cm
‹FMURS›, 2021, Spray paint on canvas, 60 × 60 cm
‹UNTITLED02›, 2023, Mixed media on paper, 28 × 28 cm
‹UNTITLED03›, 2023, Mixed media on paper, 28 × 28 cm
최근 작업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작품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시겠어요?
최근 들어 그래픽 작업이 주를 이루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해외와 작업할 일이 많아지면서 더욱더 그렇게 된 듯해요. 원화도 좋지만,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과정에서는 아무래도 그래픽이 가장 편하고 쉬우니까요. 나중에는 좀 더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을 즐기고, 또 이게 새로운 작업에 영감이 되는 것 같아요. 뭔가 하나로 정의되는 건 원치 않아요. 다양한 방식으로 제 작업을 선보이고 싶답니다.
«10×10 MASTERS OF ASIAN ART EXHIBITION», Dafen Art Museum, 중국 선전, 2024
«SMILE EVERY DAY», OPEN STUDIO, 일본 도쿄, 2024
«SMILE EVERY DAY», OPEN STUDIO, 일본 도쿄, 2024
최근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삶이랄까요? 결국 작품은 단순히 하나의 그림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삶의 조각이라고 믿어요. 제가 보는 것, 느끼는 것을 어떻게 작품에 담아내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할지 고민하는 거죠. 그림을 그리든, 그래픽 작업을 하든, 영상이나 입체, 혹은 인형이나 장난감으로 풀어내더라도, 그건 또 다른 저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작업을 직접 할 때도 있지만 누군가의 손을 빌려야 하는 경우도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그 작품을 제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제가 영위하는 지금의 삶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욱더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또 고민해요.
작업을 진행하며 만족스러운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궁금합니다.
모든 작업에는 만족과 아쉬움이 동시에 존재해요. 근데 그냥 그뿐이에요. 그렇게 지나가는 거죠. 항상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완성할 수는 없어요. 오히려 작업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더 중요해요. 어떤 날은 기분이 좋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왠지 모르게 우울하기도 하죠. 그냥 그런 거예요. 그럼에도 작업은 계속 이어질 거고, 제가 느끼는 만족과 아쉬움 또한 그 안에 존재하겠죠.
«UNREALITY», 노블레스 컬렉션, 2023
«UNREALITY», 노블레스 컬렉션, 2023
«UNREALITY», 노블레스 컬렉션, 2023
평소 일상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보통 아침 6시 정도에 출근해서 운동을 시작해요. 요새는 너무 추워서 짐gym을 가지만, 날씨가 좋을 땐 한강에 자주 가요. 걷고 뛰면서 하루를 시작하죠. 이제 한 1년 정도 된 루틴인데요. 변하는 계절을 느낄 수도 있고, 새로운 에너지도 얻게 돼요. 오전 10시가 되면 작업실에서 업무를 시작합니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출근하면 함께 미팅하고, 점심을 먹죠. 작업은 아무래도 그날그날 해야 할 일이 다른데요. 요새는 너무 무리하게 작업을 뽑아내려 하지 않고,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사람들도 만나고, 때로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합니다. 새로운 작업에는 새로운 인풋이 필요하니까요. 저녁 식사 약속도 많아요. 그래서 보통 오후 5시에서 6시에는 저녁 약속이 시작됩니다. 음식에도 관심이 많아서, 좋은 음식, 좋은 술과 함께 좋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건강한 삶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몇 년 전부터 주변 친구들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그때만 해도 운동도 안 하고 식사도 마음대로 하던 시절이라서 지금보다 몸무게도 훨씬 많이 나갔어요. 사실 아티스트라는 직업은 무척 자유로워요. 내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있고, 작업을 진행하는 스케줄도 유동적이죠. 곧, 자기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운 거죠. 그래서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는 중입니다. 오랫동안 인생에서 다양한 것을 느끼고, 작품을 만들며 살아가고 싶어요.
‹EARTH›, 2022, Spray paint on canvas, 80 × 80 cm
‹LUCKKKY›, 2022, Spray paint on canvas, 80 × 80 cm
‹ESCAPE›, 2022, Spray paint on canvas, 80 × 82.6 cm
‹JUMP›, 2022, Spray paint on panel of bus, 80 × 80 cm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업에는 어떻게 묻어나나요?
요즘 새로운 작업 시리즈를 준비 중인데요. 지금 제가 견지하는 삶의 태도를 작품에 녹여내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 삶에 변화가 찾아오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어요. 제가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이미 바뀌어 버린 부분이죠.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사실 작품 활동을 시작하면서 슬럼프라고 생각할 만한 순간은 없었어요. 항상 작품을 마감해야만 하는 기한이 존재했고, 스튜디오를 운영한 이후로는 임대료와 스태프 월급을 줘야 하는 상황에 있으니까요. 물론 새로운 그림에 대한 아이디어가 고갈되는 시절도 있죠. 저에겐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에요. 하지만 이게 슬럼프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지금도 해야 할 일이 많이 있고, 그건 그것대로 진행하면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합니다. 가끔 나 자신이 나태해진다고 느낄 때는 사고 싶은 걸 사요. 다음 달의 제가 카드값을 내기 위해 더욱더 노력할 테니까요. (웃음)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지금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는 작업실 이전이에요. 사실 한 공간에 오래 머무는 게 가장 좋은데요. 최근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컨디션을 갖춘 작업실이 필요해졌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중시하는 조건들에 부합하는 공간을 찾는 게 쉽지 않네요. 보통 일반적인 사무 공간을 임대해서 작업실로 활용하게 되는데, 그런 공간이 작가에게 알맞지 않은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제 조건에 걸맞은 공간을 수배 중입니다.
‘SEOUL FESTA × LOTTE DEPT. × GRAFFLEX’, 2023
‘SEOUL FESTA × LOTTE DEPT. × GRAFFLEX’, 2023
‘UPLANET × GRAFFLEX by TAEYOUNG’, 2021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음… 제가 생각하는 게 정답은 아닐 거라고 확신하지만, 좋은 창작자는 유연한 사고가 가능해야 한다고 믿어요. 그 바탕에는 나 자신이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고요. 누군가를 만날 때도 외모적인 부분을 평가하지 않아야 하고, 어떤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만 하죠. 한 가지 더 중요한 게 있다면, 내가 옳지 않다고 해서, 상대방이 옳은 것도 아니라는 거랍니다. 우리는 옳은 것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가고 있을 뿐이에요.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다른 창작자에게 건네고 싶은 노하우나 팁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강연을 여러 번 하면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작품 활동을 하면서 트렌드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시더군요. 패션이나 음악처럼 미술에도 트렌드가 존재하는 건 분명해요. 하지만 저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씀드리곤 해요. 먼저, 트렌드에서 가장 앞선 작가가 되는 법은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게 타이밍 좋게 트렌드에 부합하는 거예요. 이후 누군가 트렌드를 염두에 두고 그린다면, 그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작가가 될 뿐이죠. 더불어, 타이밍 좋게 트렌드가 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운이 좋다면 몇 년이겠지만, 아니라면 몇십 년일 거예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면서 기다리기에도 힘든 시간인데, 과연 좋아하지 않는 걸 하면서 기다릴 수 있을까요?
‹ORANGE›, 2020, Spray paint on canvas, 130 × 130 cm
‹SEOUL DAY LIFE›, 2021, Spray paint on canvas, 60 × 60 cm
‹FRAME057›, 2021, Spray paint on canvas, 24 × 24 cm
사람들에게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훌륭한 아티스트 혹은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그냥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이어 나가는 친구가 되고 싶어요. 오랫동안 작가로 활동하면서 느끼는 점이 있는데요. 좋은 아티스트는 결코 혼자서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활동의 기본은 제 작업이고, 제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지만, 제 그림이 영상이 되고, 조형물이 되고, 공공미술이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협력과 도움이 필요해요. 저는 함께 일하는 사람을 비롯해,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같이 일하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모습일 것 같아요.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글쎄요. 이상적이라는 게 항상 긍정적일 수만은 없을 거예요. 다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더욱더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함께 만들어가는 게 제가 생각하는 미래의 제 모습이에요. 지금도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요. 아마 수많은 협업을 진행하는 게 지금으로써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 아닐까 합니다. 지금까지는 브랜드 협업을 많이 했는데, 앞으로는 아티스트 간의 협업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늘리고 싶어요.
Artist
그라플렉스GRAFFLEX(@grafflex)는 페인팅, 공공 예술, 아트 토이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사람들이 편안하면서 다가가기 쉽도록 자신의 예술 세계를 표현하는 작가다. 대중매체를 접하던 우리의 어린 시절 이미지부터 현재의 특별한 모습까지 그만의 친숙하고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풀어내 선보인다. 특히 카툰 또는 애니메이션에서 사용하는 굵고 검은 라인을 활용해 다양한 사물을 재구성, 재창조하며 시각 예술로 표현한다. 카툰, 힙합, 스트리트 컬처에서 큰 영향을 받았지만 활동 범위를 확장해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 공간 및 제품과 활발히 협업 중이다. 대중에 더 가깝게 다가서고, 더 넓은 관객층에 작품을 선보이는 게 목표다. 나이키, 뉴에라, 몽블랑, 뱅앤올룹슨, 메르세데스-벤츠, 미니, 혼다, QQ, 케이스티파이, 라이엇 게임즈, 파리 생제르맹 FC, 세서미 스트리트 등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했다. 대한민국 서울,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필리핀 마닐라 등에서 개인전을 치렀고, 10여 개국에서 열린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